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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재 리포터
2023-06-14

제임스 웹이 관측할 백색왜성과 외계 행성에 한글 이름이 선정되다 국제천문연맹, 2023년 6월 7일 이집트에서 'NameExoWorlds2022'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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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외계행성 이름짓기 캠페인이 열리다

지난 2023년 6월 7일, 국제천문연맹은 이집트에서 'NameExoWorlds2022' 개최하며 '2022년 외계행성 이름짓기 캠페인 (NameExoWorld)' 행사를 열었다. 이는 국제천문연맹의 천문학아웃리치 사무국이 10주년을 맞이함을 기념하기 위하여 기획된 행사로 총 20쌍의 외계 행성계 내 외계행성과 외계행성이 돌고 있는 항성의 이름을 선정하는 이벤트이다.

과학 관련 각종 체험 및 오락시설 등도 준비되었다. ⓒ IAU

특히, 위 행사는 천문학을 대중에게 친숙하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대중화하기 위해 평생을 바쳐온 사람들의 노력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인 만큼 과학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이 다수 참여하였다. 따라서 과학과 대중의 간극을 좁히는 각종 행사부터 대규모 온라인 강의 그리고 과학 관련 각종 오락시설 등도 준비되었다. 타이페이의 자호 학교(JaHo School) 학생들은 대중이 JWST에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게임을 만들었고, 방글라데시의 치타공 국제학교(Chittagong International School) 학생들은 전시회, Q&A 세션, 영화 상영을 포함한 일주일간의 축제를 맡게 되었다.

 

2019년 행사에서 천체에 한글 이름이 부여되다

무엇보다 가장 인기를 끌었던 행사는 외계 행성계의 이름을 짓는 행사였다. 국제천문연맹은 외계행성 이름짓기 캠페인 행사를 통해서 우주와 대중과의 연결을 추구함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19년 유엔 국제 원주민 언어의 해를 기념하여 열린 행사에서는 원주민 언어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행성계의 이름에 원주민 언어의 이름을 제안하도록 장려한 바 있다. 최종 선정된 이름 중 7개는 원주민 어원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흥미로운 점은 2019년 외계행성 이름짓기 캠페인에서 이병철 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2015년 경북 영천에 있는 보현산천문대 망원경을 통해서 발견한 외계행성 8 UMi b와 그 모항성 8 UMi에 각각 '한라(Halla)'와 '백두(Baekdu)'라는 한글 이름이 붙었다는 점이다.

외계행성 8 UMi b와 그 모항성 8 UMi에 각각 백두와 한라라는 한글 이름이 붙었다. ⓒ 한국천문연구원

 

올해 행사에서는 무려 총 91개국에서 603개의 이름이 접수

올해 행사도 엄청난 열기를 보여주었다. 무려 총 91개국에서 603개의 이름이 접수되었으며, 이 캠페인에는 총 8,800명 이상의 천문학자, 아마추어 천문학자, 교사, 학생, 및 천문학 덕후들이 팀을 이루어 참가할 정도로 천문학에 대한 대중의 엄청난 인기와 열기를 보여준 행사이다. 누구나 팀을 구성하여 천문학 홍보 행사를 진행할 수 있고, 무엇보다 20개의 외계 행성계를 구성하는 모항성과 외계 행성의 이름을 하나씩 제안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었다. 별과 행성의 이름은 공통된 주제로 연결되어야 하며 향후 다른 행성이 발견될 경우 같은 주제로 이름을 붙일 수 있도록 허락된다.

이 20개의 외계 행성계는 JWST가 관측할 외계 행성계들이기 때문에 공모한 이름이 선정되면 향후 활발하게 연구에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들의 대부분은 적색왜성 혹은 백색왜성으로 크기가 매우 작은 천체들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10월부터 한 달여간 예선 심사를 통해 총 32건의 이름을 접수했으며 최종 대표 한 팀 그리고 예비 후보 두 팀을 선정했다. 그 결과 한국에서는 최종 동덕여고 이지우·김수민·김도연(17) 학생이 함께 천문학을 통해서 환경 문제를 함께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항성에는 하늘이 연상되는 단어인 '마루'를 외계 행성에는 바다가 연상되는 단어인 '아라'로 이름을 정하며 외계 행성계 이름을 제안했다.

 

백색왜성과 그의 외계 행성, 한글 이름 마루와 아라로 명명되다. 

그리고 6월 8일 본행사에서 위 이름이 선정되었음이 발표되었다.

백색왜성 WD 0806-661과 모항성을 도는 외계행성 WD 0806-661B에 각각 마루와 아라라는 이름이 선정되다. ⓒ IAU

제안한 이름이 붙은 백색왜성을 돌고 있는 외계 행성계는 지구로부터 약 63광년 (1광년은 빛이 1년 동안 가는 거리: 약 9조4600억㎞) 떨어져 있으며 남쪽 하늘의 날치자리에 위치해 있다. 본 외계 행성계는 태양 질량의 약 0.6배인 백색왜성 WD 0806-661(마루)과 목성 질량의 약 8배나 되는 거대 외계 행성 WD 0806-661 b(아라)로 구성되어 있다. 놀라운 점은 거대 외계 행성은 모항성으로부터 자그마치 2,500AU(1AU는 태양과 지구 간의 평균 거리: 약 1억 5000만 km)나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백색왜성 마루(WD 0806-661)와 항성을 도는 외계행성 아라(WD 0806-661B) ⓒ Meli thev/ESO proposal 286.C-5042(A) and 089.C-0428(A), HST proposal 12815

 

그외에 흥미로운 이름들

새로 채택된 이름들은 주로 문화적 의미가 있는 토착 동식물을 기념하는 이름들로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어서 코스타리카의 바츠우(LHS 3844)와 쿠아쿠아(LHS 3844 b)는 벌새와 나비를 뜻하는 브리브리어에서 따온 단어이며, 와틀(WASP-19)과 뱅크시아(WASP-19 b), 아냐누카(GJ 367)와 타하이(GJ 367 b)는 각각 호주와 칠레의 토종 식물 이름으로, 천체의 특성에 따라서 정해진 이름이다. 또 다른 선택된 이름들로 중요한 지리적 이정표를 강조하는 이름들이 있다. 젬브라(HATS-72) 및 젬브레타(HATS-72 b)는 튀니지의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이며, 우리(WASP-69)는 카메룬의 강과 그 지류인 마콤베(WASP-69 b)를 의미한다.

체로키어로 독수리를 뜻하는 '아오할리(Awohali)'로 명명된 외계 행성 GJ 436B ⓒ IAU

크로아티아 작가 이바나 브를리치-마주라니치의 작품을 가리키는 코스젠카(WASP-63) 및 레고치(WASP-63 b), 작가 안토니 마리아 알커버 이 수레다가 기록한 마요르카 민화를 가리키는 파일레도르(WASP-166) 및 카탈리나(WASP-166 b) 등 문학 작품을 기념하는 이름도 있다.

그리고 여러 민화, 신화, 설화등을 기념하는 이름들로 마사이어(Maasai 혹은 마어 Maa: 케냐 남부와 탄자니아 북부의 마사이족이 사용하는 나일어족 언어), 체로키어 (Cherokee: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중 최대 크기를 자랑하는 체로키족의 고유 언어), 타이노어 (Taino: 카리브 제도에 살던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언어), 조크어 (Zoque: 멕시코 원주민들이 사용하는 언어), 중국어 등으로 이루어진 이름들도 선정되었다.

젬브라(HATS-72) 및 젬브레타(HATS-72 b)는 튀니지의 유네스코 생물권 보호구역이다. ⓒ IAU

특히 마사이어로 구성된 이름은 해왕성 이하의 행성 중 하나로 마사이어로 호수나 바다와 같은 큰 물체를 의미하는 에나이포샤(Enaiposha)라는 이름을 부여받았다. 또한, 별에 매우 가깝지만, 별의 적도에 거의 수직에 가까운 경사 궤도로 모항성을 돌며 대기가 증발하고 있는 뜨거운 해왕성급 외계 행성 GJ 436 b와 GJ 3470 b도 각각 체로키어로 독수리를 뜻하는 '아오할리(Awohali: 전사가 기도를 전하기 위해 독수리를 태양으로 보냈다는 전설에서 유래)' 그리고 푸른 샴 사파이어를 뜻하는 태국어이자 대기에서 레일리 산란이 감지된 것으로 추정되는 행성의 푸른 색을 나타내주는 '페일린시암(Phailinsiam)'으로 명명되었다.

최근에 발견된 지구보다 작은 크기의 뜨거운 외계행성 GJ 367 b는 8시간마다 항성 주위를 공전하며 수성처럼 철이 매우 풍부한 행성으로 추정되는 밀도를 지니고 있다. 위 행성은 이 외계 행성계는 행성의 '1년'의 길이와 비슷하게 매년 약 8시간 동안만 피는 꽃의 이름을 따서 '타하이(Tahay)'라는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외계 행성계는, 파일린시암, 타하이는 모두 지구에서 33광년 이내의 적색왜성 근처 궤도를 돌고 있다.

 

선정된 모든 이름들은 관련 웹사이트(바로가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06-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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