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의 최종 우승은 ‘점쟁이 문어, 파울’이 아니라 AI가 예언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는 대다수의 예상을 뒤엎고 약팀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는 이변이 속출하는 장르다. 그렇다 보니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해도 승부를 예측하는 일은 무척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최근 소개되는 AI 기반 경기 분석시스템이 제공하는 예측 정보가 80% 이상 높은 적중률을 나타내는 추세다. 독일 국가대표팀의 13개 경기 중 11개 경기 결과를 적중시키고 장렬히 자연사한 점쟁이 문어 ‘파울(Paul)’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말이다.
스포츠에 AI가 활용되는 것은 승부 예측뿐만은 아니다. 선수 코칭과 전략 분석, 심판과 판정, 경기 중계, 마케팅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AI가 적용돼 정교함을 더해가고 있다. 다수의 ICT 업계도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겨냥한 AI 서비스 내놓고 이용자들의 관전을 돕는다. 그렇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AI의 적용점을 발견하고, AI에 의한 서비스를 누리면서 경기를 즐기는 건 어떨까.
※ ‘점쟁이’로 불린 문어 파울(Paul)은 2008년 UEFA 유로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독일 국가대표팀 13개 경기 중 11개 경기 결과를 적중시켜 유명세를 탔다. 2010 월드컵이 끝난 10월 26일에 독일 오버하우젠에 위치한 수족관 ‘시 라이프(sea life)’에서 자연사했다.

유능한 코칭 스태프, AI
월드컵의 영웅은 선수, 혼자만이 아니다. 선수가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경기력을 펼치려면 감독과 코치, 전략 분석가, 트레이너, 팀 닥터 등이 한 팀을 이뤄 협력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팀 멤버에 ‘AI 코치’가 포함될 분위기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한 독일 축구팀은 AI 코칭을 활용해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독일은 월드컵을 앞두고 ICT기업과 ‘매치 인사이트(Match Insight)’라는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선수들의 몸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움직임을 측정하고, 이전에 치렀던 경기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선수마다 전략을 코치하는 시스템이다. 덕분에 독일은 당해 월드컵에서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며 우승컵을 차지했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유명 축구팀들 역시 AI 코칭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첼시는 2019년부터 러프버러대학과 협약을 맺고 코칭 AI를 사용 중이며, 리퍼풀은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와 AI 기반 축구 코칭 시스템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우리나라 프로축구에도 AI를 기반으로 한 부상 관리 솔루션앱을 활용하고 있다. 고도의 전략을 제시하는 AI는 아니지만,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을 분석해 피드백과 솔루션을 제시해 준다.
축구, 정확하게는 스포츠 분야에 AI가 활용되는 것은 당연한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스포츠는 선수 및 경기 전반에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를 기반으로 전략을 세우는 일종의 데이터 사이언스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후반 90분의 경기에 속한 모든 것이 데이터다. 선수들의 동작, 속도, 거리, 플레이 패턴, 기본 피지컬과 피로도 시간, 경기 상황과 외부 환경적 요인 등 모두 다 포함된다. 때문에 AI 코칭을 위해서는 먼저 경기장에 설치된 카메라가 사람의 눈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장면까지 촬영해 모든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렇게 수집한 데이터는 강화학습 혹은 모방학습하여 최선의 전략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AI 코칭 시스템의 기본 구조다.
이번 월드컵 역시 매 경기마다 무수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전략을 코치하는 ‘축구를 만드는 사람과 AI’의 활약이 기대된다.

Again 2002, AI로 온라인 광장에서 응원하자
경기에 적용된 AI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를 응원하고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AI, 그리고 디지털 기술이 준비되어 있다.
먼저 경기 결과가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결과 예측 서비스가 제공된다. 결과를 알 수 없어서 더 흥미롭지만, 결과를 예측하는 재미도 축구의 매력 중 하나. 그래서인지 이번 월드컵에서는 AI를 통한 결과를 예측과 예측 적중률 상향 소식이 많다.
이동통신사인 LG유플러스는 AI를 활용하여 카타르 월드컵 경기 승부 예측 결과를 서비스 중이다. 월드컵에 출전했던 국가들의 과거 국제 경기 데이터를 기반으로 결과를 예측하고, 가장 확률이 높은 스코어를 1위부터 3위까지 보여주는 방식이다. 현재 한국 경기의 결과 예측을 보면 다소 고전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것은 AI가 할 수 없는 우리의 몫이다.
한편 네이버, 카카오는 채팅 서비스를 확대하여 2002년 월드컵에 광장에 모여서 경기를 즐겼던 즐거움을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채팅이 불편하다면 메타버스에서 만나 응원할 수도 있다. MBC는 샌드박스네트워크와 협력해 로블록스에 ‘카타르 월드컵 메타버스’를 구축해 놓았다. 경기장과 선수들의 라커룸, 스포츠 중계석 등 가상의 공간에서 중계방송을 보고, 여러 사람과 어울려 응원도 할 수 있어 월드컵의 재미가 배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각으로 11월 24일(목) 오후 10시에 우리나라의 조별리그 1차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경기에서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대한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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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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