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월 9일,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엘비트>사는 ARCAS를 발표했다. 돌격 소총 전투 적용 체계를 의미하는 영어 명칭 Assault Rifle Combat Application System의 약자다. 광학 조준기, 운영체제, 증강 현실 디스플레이를 합친 기기다. 이 기기의 전투 적합성이 입증된다면, 소총은 전투용 도구뿐 아니라 정보 수집과 전달의 도구도 될 것이다.
ARCAS는 기존의 소총에 장착하는 부가 장비로, 이로써 소총을 센서 대량 사용 기술 어레이의 중심 노드로 만들 수 있다. 제작사인 엘비트는 이 장비를 특수한 장비에 익숙한 특수부대와 매우 간단한 장비를 요구하는 일반 보병에 모두 홍보하고 있다.
ARCAS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수동식 사거리 측정 및 자동 탄도 보정 등을 통한 소총 사격의 정확성 증대다. 또한, 적절한 센서를 사용하여 적의 사격 방향도 감지할 수 있다. 비디오카메라에 움직임이 포착되면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에 연결된 카메라를 통해 조준할 수 있기 때문에, 요착 사격이나 엄폐물 너머로 총만 내밀고 쏘는 사격 시에도 높은 명중률이 나온다. 기존의 기계식 조준기로는 명중을 기대하기 어렵던 사격 자세들이다.
ARCAS는 기존 군용 무전기와 타블렛의 대체 효과도 있다. 이 기기에는 전술 지휘 통제 인터페이스가 있어,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휘관과 정보를 공유할 수 있고, 지도를 통한 길 찾기도 가능하다.
심지어 비디오 게임에 나올법한 기능들도 있다. 그중에는 피아 식별 기능도 있다. 아군은 사전에 입력된 군복의 정보를 통해, 적군은 적 통신의 특징을 통해 식별해 낸다. ARCAS는 잔여 탄약량을 확인해주고, 총기에 고장이 났을 경우 알려 주며 실사 없이도 영점을 조절할 수 있다.
이런 엄청난 기능을 담고 있는 이 체계는 총기 전방에 레일로 부착되는 이 시스템의 본체, 그리고 본체와 연결된 조준기로 이루어져 있다. 나온다. 손잡이 모양을 한 본체에는 컴퓨터와 카메라가 들어 있다. 본체는 배터리로 작동하며 기존의 총기에 레일을 통해 잘 부착시킬 수 있다.
카메라는 열화상 및 일반 화상 기능이 모두 가능하다. ARCAS는 버전에 따라, 여러 소총에 탑재된 ARCAS를 연결하여 정보를 WiFi와 블루투스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다른 병기 및 센서와도 연결되어, 별도의 통신기기 없이 병사들 간의 통신도 가능케 한다. 또한 이 시스템을 위해 설계된 여러 앱들도 실행할 수 있다.
ARCAS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사격 보조 기능의 경우, 570m 떨어진 인간형 표적을 탐지, 250m 떨어진 인간형 표적을 인식, 120m 떨어진 인간형 표적을 식별할 정도의 수준이다. 탐지는 표적을 주변 환경으로부터 구별, 인식은 표적의 종류(예를 들면 사람인지, 혹은 사람처럼 보였던 고양이인지)를 확인, 식별은 세부 정보(무장 여부 등)의 획득이다.
엘비트 사는 ARCAS를 M4 소총에 장착하여 홍보하고 있다. 이 총의 유효 사거리는 500m로, 특히 시가전에서는 ARCAS의 성능을 의미 있게 발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로써 이 체계를 장비한 병사는 적보다 먼저 사격을 가할 수 있고,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표적을 식별할 수 있다.
총기 자체보다는 부착물을 개량하는 것이 최근 군용 소총 개발의 트렌드이다. 그리고 제4차 산업혁명의 신기술이 대거 적용된 ARCAS야말로 그러한 트렌드를 매우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ARCAS는 전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기존의 전차나 전투기가 부여해 주었던 압도적인 전투력 격차를 소총에까지 부여할 잠재력이 있다. 그러나 외부의 방해와 내부의 고장 가능성을 극복해야 그러한 잠재력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 이동훈 과학 칼럼니스트
- enitel@hanmail.net
- 저작권자 2021-09-29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