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온난화로 인해 담수호의 산소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이 이번 주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지구 온대 지역에 위치한 호수의 산소 수준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1980년 이후 호수 표층수(surface water)에서 5.5%, 호수 심층수(deep water)서 18.6% 감소했는데 이전 해양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2.75~9.3배 더 빠른 속도로 산소량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다와 비교해 산소량 감소 최고 9.3배
담수호란 염분의 함유량이 1ℓ 중 500mg 이하인 호수를 말한다.
지구상에 있는 대부분의 호수가 여기에 속한다. 지구 표면의 약 3% 차지하지만, 생물 다양성이 집중된 곳이다.
논문 주저자인 미국 렌셀러 폴리테크닉대학교의 케빈 로즈(Kevin Rose) 교수는 “호수가 주변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미래 환경변화에 따른 잠재적 위협을 미리 알 수 있는 지표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호수의 용존산소 농도 변화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었다. 수온에 따라 변화하는 용존산소량을 장기간에 걸쳐 관측하고 향후 궤적을 예측하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1941년 이후 2017년까지 전 세계 400개 호수에서 수집된 용존산소량(dissolved oxygen), 온도 프로파일 등 총 4만 5,148개 데이터를 분석했다. 대상은 지구 남북 위도 23~66도의 온대 지역에 산재한 393개 호수다.
데이터 분석 결과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표층수와 심층수 모두에 걸쳐 용존 산소량이 계속 감소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웁쌀라 대학의 스티븐 제인(Stephen F. Jane) 교수는 “다양한 생물들이 다수 군집해 있는 표층수의 경우 최근 10년 동안 수온이 0.38℃ 올라가면서 물속에 녹아 있는 용존산소량은 0.11㎖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표층수의 경우 수온 상승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증가해 이들이 배출하는 용존 산소가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따뜻해진 수온으로 산소의 용해도가 낮아지면서 전체적인 용존 산소량이 1980년 이후 5.5% 줄어들었다.”라고 말했다.
표층수와는 달리 심층수의 경우 표층수처럼 온도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용존 산소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80년 이후 18.6%나 감소했는데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호수의 온도성층(thermal stratification)과 투명도 감소(loss of water clarity)가 용존 산소량의 급격한 감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심층수의 산소량 감소, 표층수의 3배
온도성층이란 수온차이에 따른 물의 밀도 차이에 의해 밀도가 낮고 수온이 높은 물이 상부에 수온이 낮고 밀도가 높은 물이 하부에 위치하는 형태의 층상구조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생물의 분해잔사가 심수층에 침전해 거기서 다시 분해를 계속하기 때문에 심수층 중의 용존 산소량이 현저히 감소해 용존 산소량을 줄이고, 또한 생물활동이나 각종 화학반응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다.
표층수의 온도 상승으로 조류 등이 번성하고 햇빛이 덜 투사되면서 투명도가 감소할 경우 용존 산소량 감소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제인 교수는 “표층수의 수온 상승은 ‘온도성층’으로 알려진 이러한 호수 내 상하 간의 밀도 차이를 증가시키고 있으며, 이 계층화가 강할수록 층간의 교류가 줄어들어 용존 산소량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티븐 제인 교수는 이 같은 호수의 용존 산소량 감소 폭이 지난 2017년에 실시한 ‘지난 50년간 세계 해양산소 함량 감소(네이처지)’, 2018년에 실시한 ‘전 세계 해양 및 연안 해역의 산소 감소(사이언스지)’ 결과와 비교해 2.75~9.3배 더 크다고 밝혔다.
뜻밖의 사실도 발견됐다. 농업 등으로 인한 개발로 인해 발생한 물이 호수에 유입돼 산소량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
일부 호수에서는 용존 산소 농도와 온난화 온도가 동시에 증가했는데 인근 농업지역에서 흘러나온 영양분이 풍부한 물이었다. 그러나 기존의 유입되고 있던 물과는 달리 더 오염되고 엽록소 농도도 매우 높아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뜻한 온도와 엽록소가 많은 세균 사이아노박테리아(cyanobacteria)를 번성케 해 용존 산소 과포화를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그중 일부가 독소를 생성하게 하는 등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케빈 로즈 교수는 “수중 생명체 대다수는 산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산업화로 인한 이질적인 현상을 제외하면 호수 대다수가 산소를 잃어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생물 종(種)을 잃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고 우려했다.
논문 제목은 ‘Widespread deoxygenation of temperate lakes(온대 호수의 광범위한 탈산소화)’이다. 연구에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과 런셀러 폴리테크닉 대학, 스웨덴 웁쌀라 대학 등이 참여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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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6-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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