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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입을 옷? 이제 AI가 골라준다 (24) 패션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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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슨 옷을 입을까. 많은 사람들이 아침마다 흔히 하는 고민일 것이다.

의복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하는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래서 의복 선택의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고, 복잡하다. 계절, 날씨, 습도 등 환경 요인, 라이프 스타일, 트렌드, 개인의 체형과 취향, 활동 목적 등 개인적 요인 등이 바로 그것이다.

따라서 오늘의 옷 차림새는 이러한 복합적 요인을 고려한 일종의 매커니즘을 통한 선택이기 때문에 가장 자신을 잘 드러내는 정체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오늘의 옷 차림새는 가장 자신을 잘 드러내는 정체성의 표현이기도 하다. Ⓒ게티이미지뱅크

패션의 ‘0’, 생존 요소에서부터 산업까지

인류 역사는 ‘의식주’의 역사다. 입고, 먹고, 거처를 마련하는 것, 즉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시작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의복’의 역사는 무척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삶과 공존해 왔다.

실제로 학자들은 서양에서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의복 양식, 동양에서는 고대 중국과 이집트, 인도의 의복에서 패션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 역시 문화가 발달한 주요 지점을 지명한 것일 뿐, 사실상 인류가 존재하는 곳은 어디든지 환경적 요소에 맞춘 고유의 패션이, 그들만의 스타일이 있었다.

‘패션(Fashion)’이라는 용어가 대중적으로 통용되는 데는 옷감을 짜는 방직기술의 혁신 이후라고 할 수 있다. 18세기 영국에서 원면을 가공하여 실을 뽑는 방적기와 뽑아낸 실로 천이나 원단을 만드는 방직기가 개발되면서 생산성이 극대화된 덕이다.

또한, 증기기관차의 발명으로 물류의 혁신, 시장의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패션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게 됐다.

패션 역시 생존을 위한 인간의 행위가 삶의 양식이 되고, 여기에 ‘기술’이 더해지면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문화 형성의 과정들과 온전히 닮았다. 문화라고 불리는 것, 미시적으로 라이프 스타일이란 이러한 과정에서 집단 구성원들이 수용한 특정한 양식이며, 변화를 위해 예민한 촉을 세운 인간의 행동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4차산업 기술과 만났다.

‘의복’의 역사는 무척 오랜 세월 동안 인류의 삶과 공존해 왔다. Ⓒ1boon.kakao

#OOTD, 오늘의 스타일을 공유하다

몇 년 전부터 SNS 사용자들 사이에는 해시태그로 공유하는 ‘#OOTD’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OOTD란 ‘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의 패션’, ‘오늘의 스타일’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즉 자신의 당일 옷차림뿐 아니라 전체적인 스타일을 기록하여 SNS에 업로드하고, 사용자들과 공유하는 것이다.

이는 자기 표현이 자연스러운 세대들의 표현 방법 중 하나이면서, 선호하는 트렌드와 코디네이션에 관한 정보가 되어 새로운 패션의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한다. 패션이란 다수가 선호하는 일반적 양식에서 약간의 독특함과 새로움이 제시되고, 그것이 일반화되면서 확산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패션 흐름 속에서 ‘#OOTD’는 일종의 빅데이터로 소비자의 니즈와 트렌드, 욕구 등을 파악하여 좀 더 전략적이며, 정교한 타게팅과 마케팅이 가능하게 한다. 물론 지금도 메가 트렌드를 주도하는 것은 일부 역량 있는 디자이너의 고유 영역이며, 그들의 공이 크다. 하지만 개개인의 다양한 패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센스’는 기술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비롯하여 지속가능한 패션 전략과 가치 창출에 힘을 더해주고 있다.

OOTD란 ‘Outfit Of The Day’의 약자로 ‘오늘의 패션’, ‘오늘의 스타일’이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appuals.com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기술

최근 패션에도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이미 제작 현장에는 인공지능 재봉기가 자동으로 원단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여 옷을 만드는 생산 단계를 스스로 수행하고 있다. 판매 현장에도 역시 RFID칩을 부착하여 재고 관리 및 물류 현황을 파악할 수 있게 돼 생산과 판매·유통에 효율성을 높였다.

하지만 패션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는 ‘개인의 정보’, 즉 소비자의 니즈와 취향, 트렌드, 라이프 스타일 등이다. 따라서 최근의 패션계는 소비자 중심의 서비스를 지향하며, 인공지능 기술이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는 모양새다.

스웨덴의 아이비레벨(Ivyrevel)은 디지털 패션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이곳은 구글과 협업하여 의류 회사의 알고리즘을 분석하여 사람의 정보와 행동 데이터로 옷을 디자인하고, 주문할 수 있는 ‘디지털 드레스 서비스 앱을 개발했다.

이와 비슷하게 타미 힐피거는 인공지능을 적용한 ‘리이메진리테일Reimagine Retail)’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인공지능과 딥러닝, 컴퓨터 비전 등의 기술을 디자인 창작과정에 활용한 것이다. 딥러닝을 통해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 색상 등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주어 다음 시즌의 디자인을 기획하는 과정이다.

이렇게 옷을 디자인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매칭, 큐레이션 서비스에도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패션 회사들이 소비자가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스타일링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스레드(Thread)는 온라인을 통해 고객의 선호도를 수집한 후 스타일리스트와 인공지능이 고객에게 최적화된 스타일링을 해주는 이커머스 패션회사이다. 스레드는 단순히 스타일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 스타일링을 추천하고, 고객의 만족도(정확도)가 높은 시스템을 개발하여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쇼핑몰을 직접 찾기를 꺼려하는 소비자를 위한 비대면 피팅 서비스, 온라인 가상 피팅도 인공지능과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사례다.

대표적으로 소비자가 입력한 정보를 토대로 만든 3D 모델을 제공하여 가상으로 옷을 착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가 있다. 신장, 체중, 브래지어 크기 등의 세 가지 입력값이 정확하면 92% 이상의 정확한 3D 모델이 즉시 생성되어 온라인 쇼핑으로도 실제 착장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또 피팅룸에 장착되어 있는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 미러를 통한 큐레이션 제안 서비스도 많이 활용되는 사례다. 인공지능 카메라가 고객을 스캔하여 의상과 소품 등을 제안하여 쇼핑의 편의를 높인다. 이렇게 제안한 제품이 마음에 들면 바로 결제를 하여 피팅룸을 나가면서 바로 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 기술은 소비자 중심의 쇼핑환경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패션이 개인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하는 요소들이 많은 복잡하고 감정적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 패션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련의 과정으로 볼 수 있겠다.

김현정 객원기자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1-05-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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