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는 공해 없는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숨어있다. 과거에는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가 대세였다면 최근 들어서는 땅속의 열을 이용한 지열 에너지(geothermal energy)나 밀물과 썰물을 이용한 조력 에너지(tidal energy) 및 조류 에너지(tidal stream energy)가 새로운 친환경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조력 에너지나 조류 에너지는 태양과 달의 인력 작용, 그리고 지구의 원심력에 의해 해면이 1일 2회 주기적으로 오르내리는 조석(潮汐) 현상에 의해 생기는 에너지를 말한다. 조석이 발생하는 만이나 하구를 방조제로 막아 발전기를 설치하면, 밀물에 의해 바닷물이 들어오고 썰물에 의해 바닷물이 빠져나갈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하여 전력을 만드는 것이다.

에너지를 일으키는 매개체가 물이라는 것만 제외하면 조력발전이나 조류발전은 풍력발전과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과정이 매우 유사하다. 구조는 비슷하지만, 물의 밀도가 공기보다 높아서 규모가 작은 시설로도 발전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바람과 달리 바닷물의 흐름은 1년 365일 내내 일정하므로 지속적인 에너지 확보가 가능하다.
조석 현상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조력발전이나 조류발전 모두 조석 현상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 방식이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설치 장소와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에 있어 차이가 있다.
조력발전은 해수면의 상하운동을 이용해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기본적 원리는 밀물 때 물을 가두었다가 썰물 시간에 수문을 열면 물이 이동하면서 터빈을 돌려 전기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밀물 때 물을 가두어야 하므로 ‘조지’라고 부르는 바닷물 저수지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활용한다. 바다에 방조제를 쌓고, 자연적으로 변화하는 바닷물의 높낮이 차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따라서 조력발전은 큰 강 하구나 만처럼 일정한 장소를 정하여 그곳에 방조제를 건설하고, 조지를 조성해 방조제 안과 밖의 수위차를 이용해야 하므로 고정식일 수밖에 없다.

조력발전과 관련한 대표적 사례로는 우리나라 서해안의 시화호에 조성된 조력발전소를 꼽을 수 있다. 홍수 완화 및 농경의 목적으로 지어진 12.7㎞의 방조제에 2004년부터 2011년까지 7년 동안 발전소가 건설되었으며, 완공된 그해 8월부터 전력 생산을 시작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인 시화호 조력발전소에는 10개의 터빈과 8개의 수문 게이트가 있고, 연간 발전량 552만 kWh로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조력발전의 경우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방조제와 댐 구축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필요하고,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바다에 구축해야 하므로 입지 조건 또한 한정되어 있다.
조류를 활용한 부유식 발전기의 상용화 테스트
조석 현상을 공통적으로 이용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까다로운 입지 조건을 갖춰야 하는 조력발전의 문제점을 해결한 것이 바로 조류발전이다. 해수의 흐름이 나타나는 해역에 댐이나 방파제의 설치 없이 해류를 이용하여 바닷속에 설치한 터빈을 돌리는 발전 방식이다.
특히 조력발전과는 달리 조류발전은 방파제를 건설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조력 발전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고정식이 아니라 부유식으로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박이 다니기 자유로우며, 어류의 이동을 방해하지 않아서 환경친화적인 발전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부유식 조류발전의 대표적 사례로는 스코틀랜드 앞바다에서 조류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만들고 있는 에너지 전문 스타트업인 오비탈마린파워(OMP, Orbital Marine Power)다. 이 회사는 북해(北海)의 거친 환경에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설계된 조류 발전기를 개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OMP가 개발한 부유식 조류발전기(floating tidal power platform)는 2MW급 발전 용량을 지니고 있으며 74m 길이의 부표에 18m 길이의 지지대가 달려 있다. 각 지지대 끝에는 지름 20m의 터빈이 달려 있는데, 이 터빈은 대략 600㎡의 해양 면적을 중심으로 에너지를 추출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OMP가 공개한 조류발전기의 발전 원리를 살펴보면, 2개의 역회전 날개가 조류의 운동에너지를 받아 발전기로 전달하고 발전기는 이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렇게 변환된 전기에너지는 해저에 묻혀있는 케이블을 통해 해안에 위치한 운영업체의 전력 저장소까지 전달되도록 제작되었다.
고정식이 아닌 부유식 방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OMP의 관계자는 “고정식 발전기는 바닷물이 흐를 때 발생하는 거센 압력을 견뎌야 한다”라고 밝히며 “효율은 고정식보다 못하지만, 선박과의 충돌이나 어려운 수리 문제 등을 고려하면 부유식 방식이 유리하다”라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고자 깊은 바다에 설치해야 하는 만큼, 사람이 직접 수리를 하기도 힘들다. 부유식은 이런 문제들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게 해준다”라고 덧붙였다.
조류발전기의 테스트 후보지는 해류가 강한 북대서양의 오크니 제도 인근 해양이다. 당초 계획대로 조류발전기가 작동한다면 약 2,000가구가 사용하는 연간 전력량만큼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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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5-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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