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정유진 인턴기자
2005-07-17

분자 움직임 보여주는 캠코더 개발 이효철 KAIST 교수, 사이언스誌에 논문 발표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분자들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는 분자 캠코더를 국내 과학자가 개발했다.

KAIST 화학과 이효철(李效澈, 33) 교수팀은 ‘용액상의 전이 분자 구조의 극초단 엑스선 회절(Ultrafast X-ray Diffraction of Transient Molecular Structures in Solution)’이라는 논문을 세계적 과학저널 '사이언스' 7월 15일자에 발표했다. 이 논문의 핵심은 용액 속 화학반응을 엑스선 펄스를 이용하여 정확히 측정했다는 점이다.


용액 속 분자의 움직임은 매우 작고 빨라서 보통의 카메라나 현미경으로는 관측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교수팀은 엑스선 펄스로 분자를 찍는 캠코더를 이용했다. 용액에 엑스선 펄스를 보낸 후 거기서 나오는 회절 신호(빛이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나 분자에 반사되어 나오는 신호)를 시간에 따라 측정함으로써 분자들의 움직임을 잡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의 획기성은 엑스선 회절 신호로부터 용액의 분자구조의 변화를 직접적으로 추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기존의 상식을 깨고 실험에 성공한 것. 이는 1년이 넘는 반복실험들과 창의적 신호결과 분석 덕분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엑스선 펄스는 0.1nm(나노미터, 1nm는 10-9m) 파장을 가지고 100억분의 1초의 시간길이를 가진 아주 짧은 광원을 사용해 분자의 빠른 움직임을 포착하면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 성공한 작은 유기분자뿐 아니라 더 큰 분자들, 즉 단백질에 응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약 후보 물질이 타깃 단백질과 결합하고 반응하는 전 과정에서 일어나는 구조 변화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면 신약개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 방법은 결정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더욱 용이하게 신약후보 물질을 스크린 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앞으로 ‘모델 단백질의 실시간에 따른 3차원적인 구조 변화’를 발표할 것이라는 이 교수는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단백질에의 응용도 미래에는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번 개발된 기술이 앞으로 나노기술(NT)과 바이오기술(BT)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광원으로 건설이 논의되고 있는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XFEL)가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가동되면 현재 발표된 데이터보다 1천배 정도 더 좋은 획기적인 자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교수처럼 교수임용 2년 만에 사이언스지에 단독 책임저자로 게재되는 것은 한국에서는 처음이고 외국에서도 흔치 않다. 이번 연구에는 김태규(金太圭, 29) 박사와 이재혁(李宰赫, 22) 석사과정 학생이 함께 참여했다.

정유진 인턴기자
youjin@ewhain.net
저작권자 2005-07-17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