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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20-12-01

밀·보리 유전자 분석…식량 확보에 돌파구 ‘10 플러스 게놈 프로젝트’ 논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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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과 맥주의 원료인 밀과 보리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의 유전자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최근 국제연구팀이 보리와 밀의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핵심 유전자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도약을 이뤘다.

네이처 저널에 실린 ‘10 플러스 게놈 프로젝트(10+ Genome Project)’ 라는 명칭의 이번 연구는 하나의 게놈을 유전자 기준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대규모 유전자 백과사전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밀 게놈 공동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15개 밀 품종의 게놈을 분석해서 수확량 향상, 해충 저항성 및 기타 중요한 작물 특성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유전자를 훨씬 더 빨리 식별할 수 있게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밀 게놈 서열 분석 정보를 10배 이상 늘린 것으로서, 지금까지 발표된 것 중 가장 포괄적인 밀 게놈 배열 지도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밀 생산량 2050년까지 50% 늘어나야

밀 게놈 분석 프로젝트 리더인 캐나다 서스캐처원(Saskatchewan) 대학의 커티스 포즈니악(Curtis Pozniak)은 "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을 수십 년 만에 찾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밀 품종 개량과 재배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밀 게놈 분석 연구 리더인 포즈니악 박사. ©Christina Weese USask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곡물 중 하나인 밀은 사람의 칼로리 섭취량의 약 20%를 공급하면서 세계 식량 안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구의 증가에 따른 밀 수요를 충족시키려면 2050년까지 밀 생산량이 50% 이상 늘어나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구에 참여한 호주 애들레이드 대학의 피터 랭리지(Peter Langridge) 교수는 "현대의 밀과 보리는 수율 증가, 가뭄 내성, 질병 저항성 등 중요한 특징과 연관돼 다양한 유전자 변형과 다양한 유전체 구조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밀과 보리의 이러한 변이는 단일 게놈 서열로는 포착할 수 없다. 여러 가지 다양한 게놈의 염기서열을 알아야 전체 유전적 변이인 판 게놈(pan-genome)을 이해할 수 있다.

보리 연구는 독일 라이프니즈 식물 유전학 및 작물 연구소의 닐스 스타인(Nils Stein)이 주도했다. 이 두 프로젝트에 호주, 캐나다, 중국, 독일, 일본, 멕시코, 이스라엘, 스위스, 사우디아라비아, 영국, 미국의 100명 이상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밀·보리 유전자, 사람 보다 훨씬 복잡

같은 종의 식물들 사이에도 여전히 유전적 변이가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지역별로 다른 변종이나 다양한 특징을 가진 농작물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이렇게 모든 품종에서 발견되는 유전자를 모두 모아 놓은 것을 판게놈이라고 한다. 판게놈은 가뭄, 열, 기후 변화, 식량 불안과 같은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을 제공한다.

과학자들은 밀 생산량이 2050년까지 50% 늘어야 한다고 전망한다. 사진은 콤바인으로 밀을 생산하는 독일 농가. © 위키피디아

그러나 보리와 밀의 게놈은 인간의 게놈보다 각각 2배와 6배 더 크고, 유전적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쉽다. 밀의 게놈은 과학적으로 가장 복잡한 게놈 중 하나이기 때문에 현대 게놈학이 나오기 전까지는 뚫고 들어갈 수 없는 요새와 같았다. 이것이 밀 게놈 연구가 보다 단순한 작물보다 뒤떨어지게 만들었다.

랭리지 교수는 "유전체학의 발달로 쌀과 옥수수 등 작물의 수확량과 품질이 향상됐지만 밀과 보리의 유사한 노력이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중국 옛 밀 품종의 게놈을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밀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동일하게 자라지 않는다. 예를 들어, 많은 종류의 유럽 밀은 유전자가 다르기 때문에 호주의 여름에서 잘 자라지 못한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의 비트 켈러(Beat Keller) 교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게놈 데이터는 인류에게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들은 보리 균주가 수천 년 동안 복잡한 환경을 거치면서 여러 가지 중요한 돌연변이를 경험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전에는 이러한 돌연변이가 눈에 띄지 않았으므로, 이번 연구는 보리가 다른 품종과 함께 번식할 때 나타나는 변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20-12-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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