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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09-08

유럽, ‘차단 의학’ 활용한 의료 혁명 시동 건다 “조기 발견과 개인 맞춤 의학으로 수십억 유로 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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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전역에서 수백 명의 혁신가와 선구적 연구자, 임상의, 산업계 지도자와 정책입안자들이 보건의료 혁명을 실현하자는 비전 아래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와 ‘라이프타임 전략적 연구 어젠다(the LifeTime Strategic Research Agenda)’ 두 개 저널에 발표한 전향적 논문에서, 최근의 과학적 혁신과 기술을 활용해 향후 10년 동안 개인의 전 생애에 걸쳐 인체 세포를 추적, 이해, 치료하는 방법에 대한 세부 로드맵을 제시했다.

베를린 헬름홀츠협회 막스 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MDC)와 파리 퀴리 연구소(the Institut Curie)가 함께 조직한 ‘라이프타임 계획(LifeTime initiative)’은 암과 신경학적 질환, 감염병 및 만성 염증과 심혈관질환 등 다섯 가지 주요 질병 그룹의 개인 맞춤 치료를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을 개발했다.

이들 전문가 그룹의 목표는 유럽에서 개인 맞춤형 세포-기반 차단 의학(cell-based interceptive medicine)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개선된 건강 상태와 비용 대비 더욱 효율적인 치료로 개인의 건강관리 상황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럽의 전문가들이 세포-기반 의학을 바탕으로 의료를 개인화, 정밀화함으로써 의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는 혁신을 꾀하고 있다. 단일 세포가 작은 물방울 안에 캡슐화된 뒤 추가 처리를 위해 시약과 함께 공급되는 모습. © Felix Petermann, MDC

조기 발견과 더욱 효율적인 질병 치료

인체 세포들은 기능을 잘 발휘하고 건강한 신체를 형성하기 위해 발달 경로를 따라 조직과 기관에 부여된 특정 역할들을 획득하게 된다.

그러나 세포가 정상적인 건강한 과정을 벗어나면 질병으로 이어지는 변화가 축적돼 결국 병증이 나타난다. 이 시점에서 의학적 치료는 종종 수술같이 침습적이고, 비싸며,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개별 세포의 분자 구성을 포착해 질병이나 치료 저항을 훨씬 일찍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됨으로써 이런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인공 지능 및 개인화된 질병 모델과 함께 획기적인 단일-세포 및 이미징 기술을 사용하면 질환 발병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개별 환자에 맞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질병 유발 세포를 표적화해서 질병을 차단하면, 많은 환자의 전도를 크게 개선하고 수십억 유로(Euro)의 질병 관련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

최근의 과학적 혁신과 기술로 인해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병소를 정확히 겨냥해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사진은 다능성 줄기세포에서 유래된 대뇌 뇌 오가노이드의 섹션들을 보여주는 이미지. © Agnieszka Rybak-Wolf, MDC

라이프타임 계획 수행을 위한 세부 로드맵

저자들은 ‘네이처’ 지 7일 자에 발표한 논문(The LifeTime initiative and the future of cell-based interceptive medicine in Europe) 등 두 논문에서 이런 기술들이 어떻게 빠르게 공동 개발돼 임상 환경으로 전환되고, 다섯 가지 주요 질병 분야에 적용돼야 하는지를 설명했다.

저자들은 유럽 내 국경을 넘어 라이프타임의 대규모 의료 데이터를 생성, 공유, 분석하려면 유럽 내의 인프라와 연구기관 및 병원들과 산업체들 사이에 밀접한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계획의 비전은 유럽 전역의 시민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윤리적으로 책임 있는 연구를 옹호하고 있다.

막스 델브뤼크 분자의학센터 의료 시스템 생물학 연구소 과학책임자이자 라이프타임 계획 공동 코디네이터인 니콜라우스 라제프스키(Nikolaus Rajewsky) 교수는 라이프타임 접근 방식이 미래를 향한 길이라고 밝혔다.

‘네이처’ 지에 발표된 논문. © Springer Nature

라제프스키 교수는 “라이프타임은 생물학자와 임상의, 데이터 과학자, 엔지니어, 수학자 및 물리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을 한데 모아 건강과 질병을 유도하는 분자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며, “세포-기반 의학을 통해 의사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질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장애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프타임은 유럽인 환자들의 건강 증진을 약속하는 고유한 가치를 제안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CNRS) 연구소장이자 퀴리 연구소 연구센터 명예원장 겸 라이프타임 계획 공동 코디네이터인 주느비에브 알무즈니(Geneviève Almouzni) 박사는 라이프타임 계획이 향후 실행에 옮겨지면 사회경제적으로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포-기반의 차단 의학이 구현되면 수많은 질병에 대한 치료를 현저히 개선해 전 세계 환자들이 더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 것”이라며, “암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를 회복하고 코로나19에 걸려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비율을 크게 줄임으로써 수십억 유로를 절약하는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고 밝혔다.

알무즈니 박사는 “EU 지도자들이 지금 필요한 연구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9-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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