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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정영 객원 기자
2005-06-06

기술혁신경영 위한 핵심키워드로 '블루 오션' 급부상 과기부 '미래 국가유망기술위원회' 보고서에서 제안....LG그룹, 도요타 등 기업으로 급속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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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민간에서의 혁신바람에 발맞춰 산업기술계에 '블루 오션(Blue Ocean)' 열풍이 불고 있다.


블루 오션 전략은 한마디로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 ‘푸른 바다’를 창출하자는 신개념이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낮추고, 원가절감으로 조직을 쥐어짜기 보다는 고객에 대한 새로운 접근과 상품에 대한 비약적인 가치를 창출해 경쟁에서 자유로와지자는 전략을 말한다. 즉 경쟁에 의해 혼탁해지지도 않고, 높은 수익과 무한한 성장이 가능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곳에 역량을 쏟자는 의미다.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지난 달 25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스킬 올림픽 세미나에서 강유식 부회장, 김쌍수 부회장등 LG그룹의 막강 CEO 30여명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블루 오션 전략'을 역설하면서 화제가 됐다. 특히 민간기업들은 물론이고 심지어 과기부의 미래국가유망기술위원회 개최관련 보고서에도 그 내용이 들어있어 기술혁신 경영을 위한 핵심키워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향후 우리나라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미래 국가유망기술 분야'를 도출하기 위해 '미래 국가유망기술위원회'를 구성하고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첫 회의를 개최했다. 황우석 서울대 교수,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등 국내 유명 과학기술자 23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향후 15~20년 뒤 새로운 시장(블루 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미래원천 기술분야 도출을 위한 활동에 나서게 된다. 과기부는 '미래 국가유망기술위원회' 보고서에서 블루 오션에 관해 '경쟁이 무의미하고, 새로운 수요창출이 가능하고, 가치-비용의 동시 선택과 차별화나 저비용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시장상황'이라는 상세한 설명까지 덧붙이며 이번 사업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향후 한국이 과학기술에 기반한 핵심기술(key technology)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블루 오션과 같은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블루 오션이라는 단어는 프랑스 유럽경영대학원(INSEAD)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가 지난 2월 영문판으로 출간한 ‘블루 오션 전략’에 등장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미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됐으며 한국에서도 빠르게 판매순위가 상승중이다. 특히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추천한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화제가 됐다. 또 블루 오션의 상대적 개념인 레드 오션(Red Ocean)은 ‘피빛깔의 붉은 바다' 즉 기업들의 죽기 아니면 살기식 경쟁을 표현한 말이다.


특히 지난 2일 LG경제연구원은 `블루 오션 전략의 본질을 읽어라'라는 보고서를 통해 "블루 오션 전략은 일등 기업이 되기위한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은 아니다"면서 "기업들이 블루 오션을 찾는 방법은 전환된 사고의 틀을 지니고 스스로 노력을 통해 만들어가야 할 몫"이라고 제시했다. 또 보고서는 블루 오션을 위한 주안점으로 고객 가치 창출에 대한 고민, 당장의 결과보다는 인재확보, 연구개발에 대한 노력, 시장 트렌드와의 적합성 등을 제시했다. 그 예로 최근 국내 드링크 시장에서 급부상중인 광동제약 `비타500'을 들었다. 이 제품은 웰빙트렌드에 맞춰 무카페인 드링크에 초점을 맞춰 소비자들에게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비타민 음료로 시장에 진입해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LG그룹은 이미 올해 초부터 'LG라는 이름만 빼고 다 바꿔라'의 기업차원의 대대적인 혁신전략을 구사해왔다. 또 창업 동지인 허씨 가문이 GS그룹으로 분가하면서 올해 LG그룹의 재계 순위(공기업 제외한 자산 순위)는 3위로 밀렸다. 정유와 건설, 홈쇼핑 등 알짜배기를 GS로 넘겨준 절박감에서 이런 전략이 나왔다는 평가다.

올해 초 구본무 회장은 이윤호 LG경제연구원장의 권유로 경영 서적 '블루 오션(Blue Ocean) 전략'을 영문판으로 탐독했다. 평소 '사업모델 차별화'를 외쳐온 구 회장의 평소 생각과 일치하는 것으로 미래 먹고 살 거리를 찾아야 하는 LG의 상황에 딱 맞아떨어지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LG그룹 외에도 지난 달 26일 조선공업협회장인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도 조선·철강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한국 조선산업은 중국이나 일본이 따라올 수 없는 블루 오션으로 진입하고 있다 ”고 말했다.


게다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메이커인 일본 도요타도 최근 '블루 오션 전략'을 도입키로 결정했다. 업계 혁신전략의 교과서로 통하던 '도요타 방식'이 '블루 오션 전략'에 밀린 것이다.

도요타는 블루 오션 전략의 핵심인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전사적으로 적용, 원가경쟁력이 있으면서도 고급 기능이 강화된 모델을 2007년부터 내놓기로 했다.

도요타가 블루 오션 전략을 도입키로 한 것은 원재료 가격이 급상승한 데다 기존 원가절감 방식이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요타 키노시타 미츠오 CPO(구매담당최고경영자)는 "가치혁신을 통해 원가절감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꾸기로 했다"며 "나사가 필요 없는 부품을 개발하면 볼트와 너트가 필요 없어진다"며 제작 방식부터 근본적으로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원가 절감에 있어서 세계 최고로 꼽히는 도요타, 국내 정보통신 대표기업인 LG그룹의 블루 오션 전략 도입은 당분간 전 산업계는 물론 정부의 관련 부처에도 급속히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래하는 지식정보화 시대, 탈산업화에 대비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남들보다 먼저 신산업과 신시장을 개척하려는 이러는 전략구현을 위해 첨단 지식산업, 지적 재산권과 같은 무형자산의 육성과 과학기술을 활용한 미래 유망기술의 발굴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는 지적이다.

김정영 객원 기자
저작권자 2005-06-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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