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의 뉴사우스웨일스대학(UNSW) 연구팀이 1961년 저명한 과학자가 처음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지만, 그 이후로 모든 사람들이 달성하지 못했던 실험애 성공했다. 전기장만을 사용하여 단일 원자의 핵을 통제한 것.
"이번 발견은 우리가 이제 어떤 진동하는 자기장 없이도 단일 아톰 스핀을 이용하여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는 길을 갖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UNSW의 안드레아 모렐로(Andrea Morello) 박사는 말했다.
자기장 대신 전기장으로 핵 스핀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은 응용범위가 매우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장을 생성하려면 큰 코일과 높은 전류가 필요한 반면, 자기장을 아주 작은 공간에 가두는 것이 어렵다. 반면에 전기장은 작은 전극의 끝부분에서 생산될 수 있고, 전극의 끝부분에서 매우 정밀하게 떨어져 나간다. 개별 원자의 통제가 훨씬 쉬워지는 셈이다.

모렐로 교수는 이번 발견으로 의학, 화학, 광산처럼 이질적인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는 기술인 핵자기공명의 패러다임이 흔들렸다고 말한다. 핵자기공명은 현대 물리, 화학, 심지어 약이나 광산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술 중 하나이다.
의사들은 환자의 몸속을 아주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핵자기공명을 사용하고, 광산 회사들은 암석 샘플을 분석하기 위해 핵자기공명을 사용한다. 이런 분야에서는 핵자기공명이 잘 작동하지만, 다른 용도로 쓸 때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핵을 제어하는 것이 단점이 될 수 있다.
당구대를 움직일까, 당구봉를 움직일까
모렐로 교수는 당구대 비유로 자기장으로 핵 스핀을 제어하는 것과 전기장으로 핵 스핀을 제어하는 것의 차이를 설명했다.
자기공명으로 원자를 제어하는 것은 당구대 위에서 어떤 당구공을 움직이기 위해 당구대 전체를 흔들어서 움직이려는 것과 같다. 이렇게 하며 원하는 공은 옮길 수 있지만, 다른 공도 모두 옮겨진다. 이에 비해 전기공명은 실제 당구봉을 건네받아 원하는 곳에 정확히 공만 치는 것과 같다.
처음 모렐로 교수는 자기 연구팀이 전기장으로 핵 스핀을 조절하는 방법을 찾는 오랜 문제를 해결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전기장으로 핵 스핀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은 자기공명의 선구자이면서 노벨상 수상자인 니콜라스 블룸베르겐(Nicolaas Bloembergen)이 1961년에 처음 제안했다. 그러나 블룸베르겐이 실시한 여러 실험은 이를 증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당초 거대한 핵 스핀을 보유한 금속원소인 안티몬(antimony) 원소의 단 한 원자에 대해 핵 자기공명을 실시하기 시작했다. 이 논문의 주저자인 서완 아사드(Serwan Asaad) 박사는 "우리의 원래 목표는 핵 스핀의 혼란스러운 행동에 의해 설정된 양자 세계와 고전 세계 사이의 경계를 탐험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이것은 순전히 호기심 유발 프로젝트로서, 아무런 응용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러나 일단 실험을 시작하자 과학자들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핵은 어떤 주파수에서는 반응을 거부하면서도 다른 주파수에서는 강한 반응을 보이는 등 매우 이상하게 움직였다.
주저자 중 한 사람인 빈센트 무릭(Vincent Mourik)박사는 “이것이 잠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지만, 순간적으로 ‘우리가 대단한 발견을 했구나’ 깨달았다. 우리는 자기공명 대신 전기공명을 하고 있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실패한 실험에서 우연히 발견
연구팀은 원자 핵을 제어하기 위해 고주파 자기장을 만들도록 최적화된 안티몬 원자와 특수 안테나가 들어 있는 장치를 조작한 것이다. 이 장치는 원자 핵을 제어하기 위한 고주파 자기장을 만드는데 최적화된 것이었다. 실험을 위해서는 강한 자기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테나에 많은 전력을 공급하자 안테나가 폭발했다.
안테나가 폭발하면 실험은 망치고 장치를 버려야 한다. 그러나 안티몬 핵 실험은 계속되었다. 알고 보니 폭발 후 안테나는 자기장 대신 강한 전기장을 만들고 있었다. 연구팀은 핵 전기 공명을 '재발견'한 것이다.
전기장으로 핵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관찰한 연구팀은 정교한 컴퓨터 모델을 사용하여 전기장이 핵의 스핀에 정확히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냈다.
모렐로 교수는 "이 획기적인 결과는 발견 즉시 값비싼 응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20-03-1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