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를 불멸의 나무라고 하는 것은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은행나무는 1000년 이상 살 수 있으며, 어떤 은행나무는 3000년까지 살 수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의 가장 상세한 연구는 은행나무 수명은 이론적으로 무한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은행나무는 지구상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나무로, 약 2억 년 동안 비교적 변하지 않았다. 공룡의 멸종에서 히로시마 원폭 투하까지 우리 세계에서 가장 큰 재난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린다.
노화와 죽음은 살아 있는 것의 자연스러운 운명이지만, 은행나무와 같은 몇몇 식물들은 늙어갈 기미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중국과 미국의 공동연구팀은 은행나무가 노화를 겪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은행나무 부름켜에 대한 RNA 분석과 그 분석으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은행나무의 장수 비결을 알기 위해 중국 과학자들은 대략 600세, 200세, 20세의 은행나무 9그루에서 조직 샘플을 수집했다. 은행나무 노화를 연구하기 위한 이전의 연구는 나뭇잎에 집중되었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외부 나무껍질과 내부 나무를 생산하는 얇은 조직층인 부름켜에 더 관심을 가졌다.
나이 들어도 질병 저항력 차이 없어
연구자들은 나이가 들면서 부름켜가 어떻게 변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각 은행나무의 부름켜 활동, 호르몬 수치, 저항과 관련된 유전자와 세포 죽음과 관련된 전사 요인을 조사했다.
모든 나무 연령에서, 과학자들은 은행나무의 유전자 활동이나 질병 저항력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실제로 정말로 변한 것은 나이테의 두께뿐이었는데, 처음 100년, 200년 동안 나이테 두께는 급격하게 감소하다가 다음 몇백 년 동안 서서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나이테 두께의 변화가 모든 성장이 방해받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흥미롭게도, 나무의 2차 성장(밑부증분 또는 BAI로 측정됨)은 10년에서 600년 된 은행나무에서 전혀 감소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BAI가 나무의 성장을 보여주는 믿을 만한 지표인 만큼 은행나무 부름켜가 수백 년 또는 수천 년 동안 지속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RNA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노쇠한 기색이 없었다. 나이 든 은행나무가 일반적인 식물 호르몬인 옥신을 덜 생산하고 스트레스에 반응하여 생성된 호르몬인 아비스산을 더 많이 생산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오래된 나무들은 나이테가 얇았다.
그러나 나이가 달라도 광합성과 종자 발아율의 효율성 차이가 거의 없었고, 모든 나무 나이에서 유전자의 활동도 비슷했다. 질병 저항력에도 차이가 없었다. 연구자들은 프로그램된 죽음의 징후를 찾을 수 없었고 또한 노화의 결핍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없었다.
늙어 죽지 않고 사고로 죽는다
"인간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면역 체계가 그리 좋지 않게 되기 시작한다"고 노스 텍사스 대학의 생물학자인 리처드 딕슨(Richard Dixon)은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은행나무의 면역 체계는, 비록 1000년이 되었지만, 20세의 그것과 유사하다."고 딕슨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나무가 절대 죽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단지 은행나무는 노환으로 죽지는 않는다. 대신, 은행나무는 대개 바람, 불, 번개, 질병, 또는 벌목과 같은 다른 외부 요인에 의해 죽는다.
그러나 600년 된 은행나무에 어떤 일이 일어나느냐 하는 것은 아직 논의의 여지가 있다. 이 고대 나무 종들이 수명의 상층부에서 분자 노화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지만, 이 연구의 범위는 너무 작아서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 심재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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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0-01-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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