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과학연구 분야 개혁안 추진은 이제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지난 5월 18일 각료회의를 미치고 나오던 프랑소아 피용 교육․과학부 장관은 말했다. 피용 장관은 과학연구 관련 법안 개혁 프로젝트는 앞으로 3주 뒤면 완전히 매듭이 지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이 개혁 진행 과정은 길고도 많은 우여 곡절을 거쳤다. 피용 장관은 비록 주요 논점에 있어서는 의견일치가 이뤄졌다며 만족스러움을 표현했으나 사실 정부와 과학연구원들 사이의 심각한 마찰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연구원들은 다시 장관과의 모든 대화를 단절하기로 한다. 5월 20일부터 연구원들 모임인 ‘과학을 살리자’ 단체와 여러 노동 조합들, 과학연구 관련직 종사자들은 다시 거리로 나와 정부에 압박을 가하기 위한 시위를 벌이기로 결정했다.
지난 2004년 1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과학연구 분야 개혁안을 발표했고, 2004년 말 까지는 개혁 법안이 채택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이렇다 할 진전 없이 날짜만 계속 흘러 갈뿐이었다. 피용 장관은 교육제도 개혁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과학연구 개혁안 검토는 2005년 상반기로 연기했었다.
결국 의회는 오는 7월 말에나 이 문제에 관한 논의에 들어갈 수 있게 됐고, 실제 2006년 1월에나 법안이 효력을 갖게 될 것으로 보여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약속했던 시기보다 1년이나 늦어진 것이다. 과학연구 단체는 지난 2004년 10월 이미 개혁안 마련을 위해 삼부회까지 열면서 철저히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과학연구 분야 개혁안 추진을 우선 순위에서 계속 밀어냈던 것이다.
유럽헌법 국민투표를 목전에 두고 있는 총리, 그리고 교육제도 개혁 문제로 고교생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피용 교육부 장관을 볼 때 이처럼 날짜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행정부의 어려움도 어느 정도 짐작은 된다. 현재 여전히 양측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는 예산과 일자리 부분이다.
정부는 오는 2006년 까지 과학연구 분야 일자리 3천개를 만들겠다고 약속 한 바 있다. 피용 장관은 이 같은 노력은 오는 2007년 다시 점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삼부회는 앞으로 5년 동안 한 해 5천 개 일자리 창출을 해야 하고, 그리고 대학 내 연구 교수들이 수업에 떠밀리지 않고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반에 해당하는 수의 고용은 대학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정부와 연구원들은 또한 예산 문제에 대해서도 더 이상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교육과학부는 2005, 2006, 2007년에 걸쳐 한 해 10억 유로를 추가해 총 60억 유로를 지원을 하겠다고 한 지난 2005년 1월 시라크 대통령의 발표만을 내세우고 있다.
물론 노력을 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교육과학부는 이 금액의 3분의 1은 기업들의 연구 활동에, 또 3분의 1은 연구 프로젝트 재정 지원기관인 국립과학연구국(ANR)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연구소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가는 몫은 나머지 3분의 1일 뿐이다. 이 같은 예산 분배 문제와 함께 정부가 개혁안이 통과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연구 프로젝트 재정지원을 위한 기관인 국립과학연구국(ANR)을 개설함으로써 앞으로 과학연구의 조종대를 누가 잡게 될 것이냐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피용 장관은 "ANR가 각각의 연구소들에 그 토대가 놓여져 있는 과학연구 시스템을 더욱 격려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연구원들은 교육과학부가 재정 지원에 있어 국립과학연구소(CNRS)같은 연구 기관들 보다 국립과학연구국(ANR)에게 특권을 주지 않을까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 이는 연구기관들의 생존을 위협하게 될 것이며 가뜩이나 열악한 연구소 환경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연구원들은 우려하고 있다.
각료 회의를 마치고 나오던 피용장관은 과학연구 발전을 위한 전례 없는 공동의 노력이 눈에 띈다며 과학연구 분야를 위한 모든 프랑스인들의 노력을 연구원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5월 20일부터 거리에서 이에 대한 답변을 내놓을 것이다.
르몽드 2005년 5월 19일
피에르 르 이르 기자
- 임한나 객원기자
- imhannah@dreamwiz.com
- 저작권자 2005-05-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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