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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01-16

지구 초기 동물 역사 밝힐 단서 찾았다 5억 5000만년 전 동물 소화관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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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동물의 초기 역사 이해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는 수억 년 전의 고생물 소화관 화석이 미국 네바다 사막에서 발견됐다.

미국 미주리대 짐 쉬프바우어(Jim Schiffbauer) 교수팀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 관 모양의 화석을 분석해, 이 화석이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화석화된 해부학적 내부 구조물 중 하나로서, 5억 5000만년 전의 클라우디니드(cloudinids) 소화관 화석이란 증거를 제시했다.

10억~5억년 전 지구 생명체는 오늘날의 바다에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단순한 해양 유기체들로 구성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 뒤 약 5억 4000만년 전 ‘캄브리아 대폭발’ 시점에 이르러 동물 구조가 극적으로 바뀌었다.

과학자들은 이 시기에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동물그룹의 조상인 원시 갑각류나 벌레 등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두 동물 공동체가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다.

미국 네바다주 파럼프 부근 몽고메리 산맥에서 발견한 화석화된 클라우디나 모양체.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대표 화석.  CREDIT: University of Missouri
미국 네바다주 파럼프 부근 몽고메리 산맥에서 발견한 화석화된 클라우디나 모양체. 이번 연구에서 분석한 대표 화석. ⓒ University of Missouri

쉬프바우어 교수팀은 이번에 발견한 화석이 이 동물 그룹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0일 자에 발표됐다.

“진화적 위치 논란에 해답”

미주리대 지질학과 부교수이자 X선 미세분석연구소(X-ray Microanalysis Core facility) 소장인 쉬프바우어 교수는 “이번에 발견한 것은 가장 오래된 내장 구조일 뿐만 아니라, 오랜 논쟁의 대상이 돼 온 이 중요 화석 그룹의 진화적 위치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쉬프바우어 교수는 이 화석들이 매우 잘 알려진 고생물 유기체 그룹인 클라우디니드(cloudinids)에 속한다고 보고 있다.

클라우디나 화석을 보고 실물을 추상화한 그림. CREDIT: Wikimedia
클라우디나 화석을 보고 실물을 추상화한 그림. ⓒ Wikimedia

클라우디니드는 초기 후생동물(metazoan) 중 하나인 밀리미터 크기의 서로 중첩된 석회질 원뿔이 이어진 화석으로 발견되며, 실제 모습은 알려져 있지 않다. 후생동물이란 한 개체의 동물이 한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 원생동물을 제외한 모든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클라우니드는 5억 5000만년 전 후기 에디아카라기(Ediacaran period, 6억 3500만~5억 4100만년 전)에 살았고, 캄브리아기(5억 4100만년~4억 8540만년 전) 초기에 멸종됐다.

클라우디나(Cloudina)란 이름은 미국의 지구과학자이자 고생물학자인 프레스턴 어셀 클라우드(Preston Ercelle Cloud, Jr.)를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처음으로 X선 CT로 화석 분석해 내부 확인

쉬프바우어 교수는 “과학자들이 통상 에디아카라기 마지막 1000만 년에서 1500만 년 혹은 캄브리아기 대폭발 직전 시기를 식별하기 위해 클라우디니드 화석을 이용한다”며, “우리는 이제 이들의 해부학적 구조가 산호보다는 훨씬 벌레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5억5000만년 된 관 모양 화석(왼쪽의 빨간색)의 내부 소화관(금색)을 3차원 이미지로 분석한 모습.  CREDIT: University of Missouri
5억 5000만 년 된 관 모양 화석(왼쪽의 빨간색)의 내부 소화관(금색)을 3차원 이미지로 분석한 모습. ⓒ University of Missouri

캄브리아 대폭발( Cambrian Explosion)은 지구 생명체 역사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동물 그룹의 조상들이 출현한 시점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미주리대의 X선 미세분석시설을 이용해 지질 과학의 고유한 분석법인 마이크로CT 이미징 기술로 화석의 3차원 디지털 이미지를 창출했다. 연구팀은 이 3차원 이미지를 통해 화석 구조 내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논문 공저자로 미주리대 지질학과 연구 조교수 겸 X선 미세분석연구소 부소장인 타라 셀리(Tara Selly) 박사는 “CT이미징으로 화석의 내부 특성을 신속하게 평가한 다음 화석을 가능한 한 손상시키지 않고 전체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인 쉬프바우어 교수(가운데)와 타라 셀리 조교수가 미주리대 미세분석코어연구소에서 작업하고 있다.  CREDIT: University of Missouri
연구팀인 쉬프바우어 교수(가운데)와 타라 셀리 조교수가 미주리대 미세분석코어연구소에서 작업하고 있다. ⓒ University of Missouri

좌우대칭 동물의 연원 규명에 기여

클라우디니드의 계통발생학적 해석은 지금까지 유일하게 육안으로 알 수 있는 관 모양에 의존해 왔으나, 이번에 화석에 대한 X선 단층 촬영을 통해 외부 관 껍질 안에 부드러운 조직이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 부드러운 조직을 바로 소화관이라고 해석할 수 있고, 이 발견은 화석 기록에서 그 같은 특성을 밝혀낸 최초의 연구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자신들의 해석이 옳다면, 한 방향으로 통하는 장의 특성이 이 화석 동물을 결정적인 좌우대칭동물(bilaterians)임을 확고히 하는 증거를 제시할 뿐 아니라, 오랫동안 논란이 돼온 여러 클라우디나 모양을 한 동물(cloudinomorphs)들의 계통발생학적 위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기술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01-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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