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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12-20

가장 오래된 숲, 미국에서 발견 3억 8600만 년 전 조성, 생명 역사 새로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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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주에 있는 한 사암 채석장에서 3억 8600만 년 전 화석 산림을 발견했다.

뉴욕 주 카이로 타운에서 발견한 이 화석 산림은 이전에 뉴욕주 길보아 마을에서 발견한 화석 산림보다 200만~300만년 더 앞선 것이다.

20일 ‘BBC’, ‘가디언’, ‘사이언스’ 등 주요 언론들은 뉴욕 주에서 펜실베이니어 주 등으로 펼쳐져 있는 이 산림이 지금까지 발견한 화석 산림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과거 나무가 지구를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주 카이로 타운에서 발견한 화석 산림의 모습. 3억8600만 년 전에 있었던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화석산림으로 지구 생명체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illiam Stein / Christopher Berry
뉴욕 주 카이로 타운에서 발견한 화석 산림의 모습. 3억 8600만 년 전에 있었던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화석 산림으로 지구 생명체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William Stein / Christopher Berry

외계 생명체 같은 나무들로 생태계 조성  

세계적으로 화석 산림은 매우 드물게 발견되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카디프 대학의 크리스 베리(Chris Berry) 교수는 “화석 산림을 통해 과거에 나무들이 대기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어떻게 흡수했는지 파악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영국 카디프 대학과 미국 빙햄톤 대학, 뉴욕주 박물관이 공동 진행했다. 10년간의 탐사를 통해 3000여 평방미터의 화석 산림 흔적을 발견했고, 3억 8600만 년 전 이 산림이 뉴욕 주를 넘어 광대하게 펼쳐져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현재 연구팀은 화석을 통해 3억 8600만 년 전 산림의 숲 생태계가 어떻게 조성됐으며, 나무 서식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구체적인 사항들을 분석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연구 결과에 따르면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이 숲과 나무들은 현대인의 눈으로 보았을 때 매우 생소한 모습을 지니고 있었다.

가장 이질적인 것은 ‘클라독시롭시드(cladoxylopsid)’라는 나무다.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이 나무는 10m 정도의 높이로 몸통 밑 부분이 부풀어 오른 것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고, 꼬챙이를 닮은 것 같은 짧은 가지들이 하늘을 향해 부채처럼 뻗어 있는 등 외계 생물 같은 모습을 지니고 있다.

화석 산림 속에서는 또 다른 속의 나무인 ‘아르케오프테리스(Archaeopteris)’도 발견됐다. 소나무처럼 생겼지만 솔잎 대신에 양치식물처럼 갈라진 잎들을 늘어뜨리고 있는 특이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나무다.

연구팀이 화석 산림 속에서 처음으로 아르케오프테리스가 번식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번에 발견한 숲속에서는 목질 뿌리(woody roots)을 뻗으며 수풀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 19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Mid-Devonian Archaeopteris Roots Signal Revolutionary Change in Earliest Fossil Forests’이다.

최초의 숲 발견으로 생명체 역사 앞당겨져 

지금처럼 지구 표면이 다양한 생물에 의해 변형된 상태에서 화석 산림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지구에 살았던 생명체의 역사를 추적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자료가 발견되면서 지구 생명체의 역사가 다시 기록되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은 지구 역사에 있어 숲의 출현은 지구 생태계를 바꾸어놓은 가장 획기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광합성 작용을 하는 나무들이 대량 번식함으로써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비율이 대폭 감소했다는 것.

이에 따라 이전까지 온실가스로 인해 뜨거웠던 기온이 내려가고, 지구 전체에 많은 생물들이 출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3억 5000만 년 전 데본기(Devonian period) 말이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처음으로 빙하가 생겨나고, 남‧북극 지방은 거대한 빙하로 뒤덮이기 시작했다고 판단해 왔다.

그러나 이번에 데본기 말인 3억 5000만 년보다 약 3000만 년이 더 앞당겨진 때의 산림 화석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지구 생명체 역사의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공룡이다.

그동안 고생물학자들은 공룡이 출현한 시기가 최초의 숲이 등장한지 1억 5000만 년이 지난 때로 보고 있었다. 이에 따라 약 2억 5000만 년 전에 공룡이 출현한 것으로 추정해왔는데 최초의 숲이 형성된 시기가 앞당겨질 경우 시기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룡이 출현할 당시 척추동물과 새(조류) 들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대신 다지류(myriapods)인 노래기 같은 작은 동물들과 막 날기 시작한 원시곤충들이 숲속을 지배하고 있었다.

베리 교수는 “광대한 숲속을 이처럼 작은 생물들이 지배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

산림을 ‘클라독시롭시드’, ‘아르케오프테리스’와 같은 소수의 나무가 주도하고 있는 점 역시 이후의 숲과 다른 모습 중의 하나다. 소수의 나무가 주도하던 숲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종의 나무로 변해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1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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