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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9-12-09

유휴 장비 이전으로 '연구 성과' 풍성 연구 공간 활용과 예산 낭비 문제 동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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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 규모의 대학인 삼육대학교는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참여하고 있는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을 통해 짭짤한 혜택을 보고 있다. 이 대학은 과거 연구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매년 3억 원 정도를 투자해 왔는데, 지난 1년간 이전 지원 사업에 참여한 결과 장비 구입 금액만 6억 원이 넘는 혜택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유휴·저활용장비 이전 지원 사업’이란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연구 장비 중 활용도가 낮은 장비를, 이를 필요로 하는 다른 연구기관 또는 중소기업 연구자에게 이전하면서 소요되는 ‘사전 점검비’나 ‘이전비’, 또는 ‘수리비’ 같은 경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유휴 장비 이전지원 사업이 거둔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행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유휴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이 거둔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행사가 마련되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이처럼 유휴·저활용장비 활용에 대한 관심이 학계를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6일 로얄호텔에서는 올 한해 사업이 거둔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추진방향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2019 유휴·저활용장비 이전 지원 발전 방안 워크숍’이 개최되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NFEC)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연구 장비 이전을 통해 학계와 연구 업계가 보다 풍성한 연구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국가가 투자한 연구 장비의 효용성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연구기관 복도에 방치된 유휴 장비들이 사업 추진의 배경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 소개 및 2020년 운영 계획’에 대해 발표한 김보흠 NFEC 선임연구원은 “사업을 추진하게 된 원인은 이공계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복도에 나와 있는 수많은 연구 장비들 때문이었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공계 대학을 다녔거나 정부출연연구기관에 근무했던 사람들은 김 선임연구원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대부분 알고 있다. R&D를 위해 구입한 장비들이 매년 증가하면서 연구실 공간이 포화상태가 되다 보니, 일부 장비를 복도에 가져다 놓은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장비들이 모두 연구개발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들 장비 중에는 연구과제가 중단되면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고장이 나서 그냥 방치된 채로 공간만 차지하는 경우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대학이나 정부출연연구기관에서 구입한 장비들은 대부분 국민들의 혈세가 투입되었다. 따라서 이들 장비를 방치한다는 것은 국가 예산을 낭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행사장 로비에는 이전지원 사업이 거둔 성과 사례를 공유하는 포스터가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행사장 로비에는 이전 지원 사업이 거둔 성과 사례를 공유하는 포스터가 전시되어 눈길을 끌었다 ⓒ 김준래/ScienceTimes

이에 대해 김 선임연구원은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은 바로 이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라고 밝히며 “사용하지 않은 장비의 이전을 통해 연구 공간의 효율적 활용은 물론, 예산 낭비까지 막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사업이 시작된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하는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의 성과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총 1339점의 연구 장비가 이전되거나 재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구 장비 활용도가 증대되면서 분석 시료수나 이용자수, 그리고 교육 인원수가 증가했고, 논문 개수나 특허 개수도 각각 3000여 건이나 900여 건 등으로 확대된 것도 사업 참여에 따른 성과라 할 수 있다.

ZEUS 시스템에 가입되어 있어야 이전 가능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에 참여하려면 우선 연구장비종합정보시스템(ZEUS)에 대해 가입해야 한다. ‘Zone for Equipment Utilization Service’의 약자인 ZEUS는 연구 장비의 활용 극대화를 위하여 필요 정보를 체계화 한 장비 활용 종합포털이다.

김 선임연구원은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의 대상이 되는 장비는 ZEUS 사이트에 등록된 유휴·저활용 장비들”이라고 설명하며 “장비를 지원하는 대상으로는 정부출연연구기관 과 같은 연구기관과 대학 같은 교육기관은 물론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이 해당된다”라고 말했다.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에서 지원되는 비용을 살펴보면, 장비 결함을 점검해주는 ‘수리 비용’과 이를 숙련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 비용’, 그리고 장비를 옮길 때 발생하는 교통비 같은 ‘이전 비용’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이 올해 거둔 성과와 내년에 추진할 계획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김 연구원은 2019년의 성과로 △중소기업 참여 범위 확대 △지정 나눔형 제도 도입 △나눔 마일리지 환급 서비스 시행 등을 거론했다.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지원 사업 신청 절차 ⓒ NFEC
유휴·저활용 장비 이전 지원 사업 신청 절차 ⓒ NFEC

‘중소기업 참여 범위 확대’와 관련해서는 R&D 관련 중소기업이면 비영리 기관과 동등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만든 점이 눈에 띈다. 또한 ‘지정 나눔형 제도’는 타당한 사유에 의해 양도 기관과 양수 기관이 협의하여 이전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 외에도 ‘나눔 마일리지 제도’는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ZEUS 사이트에 등록하여 수요자나 수요기관에게 무상으로 이전하기 위해 노력한 연구자나 연구기관 등에게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2020년의 운영계획으로는 △중소기업 지원 대상 확대 △나눔 마일리지 제도 개선 △장비 이전 지원 규모 축소 등을 제시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중소기업 지원 대상 확대의 경우 현재는 부설연구소를 운영 중인 기업이나 국가 R&D 과제를 수행하는 기업 등이 대상이지만, 여기에 장비 개발을 하는 중소기업으로 확대하는 것이 내년 계획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비 이전 지원 규모를 축소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한정된 예산에서 연구 장비 이전에 소요되는 경비를 확대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지원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이해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9-1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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