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은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 탄소로 이루어진 탄소 유기물로 구성돼 있다.
이 유기물을 구성하기 위해 외부로부터 또 다른 화합물을 흡수해야 한다. 이때 빛이나 화학 에너지 등을 통해 살아가고 있는 생물이 있다.
1차 생산자로 불리는 독립영양생물(autotrophs)을 말하는데 식물 플랑크톤이나 조류(algae), 세균들이 있다. 그중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극소수의 세균이 있는데 과학자들이 이를 모방해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하는 GM 대장균을 개발해내는데 성공했다.
세균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 가능
30일 이스라엘의 ‘하레츠’ 지, ‘인디펜던트’ 지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이산화탄소를 먹고사는 GM 대장균을 개발한 곳은 이스라엘 와이즈만 연구소다.
이곳에서는 지난 수개월간 유전자 편집을 통해 유기물을 먹고사는 대장균의 대사 작용에 변화를 주어 이산화탄소를 먹고 사는 세균처럼 이산화탄소를 먹이로 살아갈 수 있는 GM 대장균을 개발해왔다.
그리고 당과 같은 유기물을 먹고 살던 대장균이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먹고사는 대장균으로 변신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하레츠’ 지는 “이 GM 대장균을 통해 지구 생물 생태계에 변화를 주어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연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 결과는 ‘셀(Cell)’ 지 27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Conversion of Escherichia coli to Generate All Biomass Carbon from CO2’이다.
세균 중에는 햇볕이나 이산화탄소 등 무기물을 흡입해 살고 있는 독립영양생물과 다른 생물이 생성한 유기물을 먹고 사는 종속영양생물(heterotrophs)이 있다.
그런데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세균은 생장 능력이 매우 취약해 실험실 등에서 분리 배양해왔다. 반면 대장균(Escherichia coli)처럼 번식이 뛰어난 세균은 생장 능력이 뛰어나 세균 번식을 위한 모델로 사용해왔다.
이산화탄소 저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온 와이즈만 연구소는 대장균처럼 번식이 뛰어난 세균에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세균의 대사작용을 합성시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려는 방안을 모색해왔다.
그리고 유전자 편집을 통해 이 합성작업에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와이즈만 연구소의 합성생물학자 론 밀로(Ron Milo) 박사는 “대장균 내의 대사 변이(metabolic rewriting)를 통해 이산화탄소로 당 화합물(sugar compound)을 생성하는 GM 대장균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의 최종 목표는 산업화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에너지 등 각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대한 생물학 분야에서는 뚜렷한 연구 성과를 내지 못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기물을 먹고 사는 대장균 내에서 식물처럼 이산화탄소를 통해 바이오매스 탄소(biomass carbon)를 생성할 수 있는 대사작용을 합성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과다 배출되고 있는 이산화탄소를 줄여나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논문 제1 저자인 밀로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특히 생태계에 있어 이산화탄소 배출을 ‘0’으로 하는 탄소중립 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에 참여한 슈무엘 글라이처(Shmuel Gleizer)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합성생물학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우럴 글라이처 박사는 “그동안 과학자들은 생물의 진화 과정에 깊이 관여할 수 있다는 데 대해 의심을 품어왔다.”고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떤 특별한 전례가 없어 소극적이고 부분적인 실험과 연구가 진행돼 왔다는 것.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로 세균의 대사 작용과 같은 중요한 생장과정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에 글라이처 박사는 “향후 진화와 관련된 연구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진이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이 대장균이 흡수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양을 더 확대하는 일이다. 이 GM 대장균들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최종적으로 산업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기후 문제뿐만 아니라 식품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 분자 기계(molecular machines) 성능을 더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농업 발전 전반에 있어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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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12-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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