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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창섭 객원기자
2019-08-30

경제성 갖춘 수소 생산 가능해진다 수소 추출 신공법 개발…오일샌드·폐유전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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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대륙에 널려있는 오일샌드나 버려진 폐유전에서 수소(H2)를 추출하는 새로운 공법이 개발됐다. 이를 통해서 경제적으로 대규모 수소 생산이 가능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8~23일(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골드슈미트 지구화학 콘퍼런스(Goldschmidt Geochemistry Conference 2019)’에 참가한 캐나다 기술진은 오일샌드에서 추출한 수소를 특수필터로 정제하는 신기술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어떠한 부산물도 지표면으로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오염이 전혀 없고, 비용도 매우 저렴하다는 것이다.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 CC0 Public Domain
우주에서 가장 흔한 원소인 수소가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 CC0 Public Domain

수소 가격이 연료전지 상용화의 걸림돌

수소를 산소와 반응시키면 어떠한 부산물의 발생 없이 순수한 물과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휘발유나 경유보다 에너지 전환 효율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수년 동안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차량이 개발되어왔고,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시판 중이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는 내연기관 차량보다 효율적이라고 인정받았지만, 부피가 큰 수소 가스를 저장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이외에도 수소 판매 가격이 그리 저렴하진 못해서 강력한 경쟁 상대인 배터리 전기차에 비해 경제성이 낮은 편이다.

현재 사용 중인 수소로는 천연가스를 개질해서 생산한 ‘개질 수소’, 정유 공정의 나프타 분해과정에서 부가적으로 생산되는 ‘부생 수소’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개질 수소가 가장 많이 생산되고 있지만, 국내에는 석유화학 인프라가 풍부해서 부생 수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오일샌드에 산소를 주입해서 수소를 추출

골드슈미트 콘퍼런스 배포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 연구자들은 유전에 산소를 주입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수소가 방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때 특수필터로 수소와 다른 기체를 분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는 원래 오일샌드에 존재하지 않지만, 산소가 공급되면 수소 형성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표에 나선 이언 게이츠(Ian Gates) 캘거리 대학 화학공학과 교수는 “캐나다에는 광대한 오일샌드가 있지만, 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북미 여러 지역에도 널리 분포하고 있다”라며 경제적 잠재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흥미롭게도 이 공법을 기존 유전에 적용하면 석유 대신 수소를 생산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석유 단가가 더 높아서 폐유전에 적용될 전망이다. 버려진 폐유전조차도 여전히 상당한 양의 석유를 함유하고 있어서 추가로 많은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캘거리 대학과 캐나다 석유 회사들이 협력해서 설립한 ‘프로톤 테크놀로지스(Proton Technologies)’라는 에너지 기업이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수소를 오일샌드와 폐유전에서 값싸게 대규모로 추출하면 에너지 산업에 파장이 예상된다. © Pixabay
수소를 오일샌드와 폐유전에서 값싸게 대규모로 추출하면 에너지 산업에 파장이 예상된다. © Pixabay

수소 생산 비용을 5~25% 선까지 낮출 것으로 예상

신기술 상용화에 나선 프로톤 테크놀로지스의 그랜트 스템(Grant Strem) CEO는 “이 기술은 탄소 성분을 지하에 남겨두고 엄청난 양의 수소를 끌어모을 수 있다. 생산된 수소의 약 5%는 산소 생산 공장에 전력 공급용으로 사용하고, 기존 인프라와 유통망을 활용하면 1kg당 10~50센트에 수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현재의 수소 생산 단가는 평균적으로 2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템 CEO는 “땅에서 나오는 것은 수소 가스뿐이다. 덕분에 정유와 관련된 엄청난 지상 정화 비용이 필요 없다. 캐나다의 앨버타주(Alberta)에 있는 오일샌드만 해도 약 330년 동안 캐나다의 전체 전력 요구량을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라면서 “최근 환경 문제로 유전 채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이 친환경적이면서 경제성까지 갖춘 신기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발표에 대하여 ‘독일지질학연구센터(German Research Centre for Geosciences, GFZ)’ 브라이언 호스필드(Brian Horsfield) 교수는 “이 연구는 매우 혁신적이고 흥미진진하다. 1970년대 ‘파이어 플로딩(Fire-flooding)’ 생산 기술의 개념을 일부 변형한 것이지만, 현대적 관점에 맞추었다. 유전을 개발하는 기반 구조의 쇠퇴는 이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앞으로 산업 규모와 시간에 따른 시스템 작동 방식을 평가하려면 광범위한 현장 테스트가 필요하다”라고 평했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19-08-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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