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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7-26

동물이 하던 행동을 '포기'하는 이유는? 통증 감지해 신호 보내는 신경전달물질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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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 포기할 때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과학자들은 포기(giving up) 과정에서 동물 신경계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밝혀내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그 수수께끼를 밝혀내고 있다.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팀이 복잡한 통증감각 시스템 연구를 통해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이 하던 행동을 왜 포기하는지 그 원인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동물 실험을 통해 하던 행동을 포기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향후 우울증, 조현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IT
동물 실험을 통해 하던 행동을 포기하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그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향후 우울증, 조현병 등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MIT

신호 단백질 ‘노시셉틴 메커니즘 규명 

논문은 ‘셀(Cell)’ 지 25일 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 Paranigral VTA Nociceptin Circuit that Constrains Motivation for Reward’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과학계가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의 행동을 유발하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을 연구해오면서 통증 감각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역할을 완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노시셉틴(Nociceptin)이란 신호 단백질과 그 수용체를 통해 행동을 유발하게 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있었지만 언제(when) 어떤(how) 과정을 통해 그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

워싱톤의대 연구팀은 그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쥐 뇌 속의 복측피개영역(ventral tegmental area)에 주목했다.

이 영역은 뇌에서 가장 원시적인 부위로 뇌간 맨 꼭대기에 위치하면서 행동을 유발하는 동기를 부여하고, 보상‧쾌락 등에 관여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흥분을 관장하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을 합성해 온몸으로 전달하고 있는 보상체계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영역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복측피개영역을 세분화한 후 부위별로 신호 단백질 노시셉틴(Nociceptin)을 구성하고 있는 펩타이드 회로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분석을 시도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통각신경세포로 번역되는 ‘노시셉틴 뉴런(nociceptin neuron)’을 통해 노시셉틴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흥분을 고조시키는 도파민 생성이 억제되고, 이로 인해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이 하던 일을 포기하게(giving up) 된다는 것. 이런 사실이 알려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보상 체계에 있어 어떤 요인이 행위를 유발하거나 억제하는지 그 원인을 찾아내는데 통찰력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조현병 등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우울증‧조현병 등 치료제 개발 가능해져

연구에 참여한 생명공학자 크리스티앙 페더스(Christian Pederse) 박사는 26일 일 의학전문매체 ‘메디컬엑스프레스(MedicalXpres)’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복측피개영역에 대한 기존 연구 방식과 다른 새로운 차원에서 연구를 시도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뉴로펩티드(neuropeptides)로 알려진 복합 신경전달물질이 통각 신호 단백질인 노시셉틴 시스템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쥐 뇌 안에 있는 복측피개영역을 세분화해 통각 세포 회로에 대한 정밀 분석을 시도했다.

세포 안에 있는 노시셉틴 단백질을 통해 뉴로펩타이드를 생성케 한 쥐들에게 쥐들에게 당분을 제시하고 어떤 움직임을 보이는지 관찰하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뉴로펩타이드가 생성된 쥐들은 모두 설탕을 먹는 것을 포기했다. 이는 통각 신경세포의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쥐들이 의욕 상실(demotivation), 좌절(frustration) 등의 곤란을 겪게 된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뉴로펩티드는 사람을 비롯한 동물들로 하여금 특정한 행동을 유발하게 하는 동기(motivation)가 되고, 또한 포기(giving up)를 종용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페더스 박사는 “쥐 실험에서처럼 사람에게도 이 조절 작용이 유사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각 세포 조절 작용의 과다, 부족에 따라 폭식이나 거식 등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

수석 논문 저자인 워싱톤의대 통증의학자 마이클 브루카스(Michael Bruchas) 교수는 “통각 세포의 활동이 특히 저조할 경우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울증, 조현병, 기타 불안과 약물남용으로 인한 중독 현상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에 착수할 경우 다양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7-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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