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분쟁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서방 기업들의 대거 중국을 떠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일본 ‘니케이’ 최근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 HP, Dell, MS, 애플 등 그동안 중국에서 사업을 해오던 기업들은 무거운 관세 부과, 임금 상승 압박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외 또 다른 생산지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마켓리얼리스트(Market Realist)’에 따르면 HP는 세계 최대, Dell은 세계 3위의 PC 생산업체다. 이 두 업체는 세계 PC 소비의 야 40%를 맡고 있는데 HP 생산량의 40%, Dell 생산량의 47%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해왔다.
애플, 퀄컴 등 베트남 등으로 이전 중
다른 글로벌 기업들 역시 중국으로부터의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긴들(Kindle) 전자책과 에코(Echo) 인공지능 스피커를 중국에서 대량 생산해온 아마존의 경우 최근 사업이 호조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생산기지를 찾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애플은 현지 기업인 폭스콘(Foxconn), 메가트론(Megatron) 등을 통해 주력 제품인 아이폰(iPhone)을 대량 생산해왔다. 그러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아이폰 생산의 30%를 다른 나라로 이전할 계획이다.
글로벌 IT 기업들의 중국 탈출 러시는 이미 예고된 일이다.
지난 5월13일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 고율 관세 부과에 직면해 많은 기업들이 베트남이나 기타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관계자들은 최근 들어 인도가 새로운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지만 동남아 ASEAN 국가들로 공장 이전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니케이’에 따르면 아마존은 중국에서 생산해오던 킨들과 에코를 베트남에서 생산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전체 수익 중 3분의 2를 중국에서 수확해왔다. 그러나 베트남의 빈그룹(VinGroup)과 5G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관계자들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인한 위험 부담을 분산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Dell의 경우도 이미 베트남에 노트북 생산을 위한 시험 생산기지를 가동 중에 있다. 이밖에 일본의 컴퓨터업체인 후지쓰(Fujitsu)도 베트남 빈 그룹과 5G 스마트폰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해놓고 있다.
중국의 기술독립 더 빨라져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기술 경쟁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전 세계 구독자 1070만 명을 보유한 비영리 온라인 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은 지난 8일 보도를 통해 지난 ‘G20’에서 이루어진 미‧중 정상회담에 비추어 양국간 분쟁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관세가 더 높아질 수도 있지만 양국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도를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성장률이 약간 줄어들고 있지만 중국 경제와 기술개발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어 경제 구조가 오히려 더 탄탄해지고, 기술 부문에서도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야기된 미‧중 무역 분쟁이 단기적으로 효과를 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기술혁신을 더 가속화하고 결과적으로 중국을 더 강력한 국가로 발전시키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 컨버세이션’ 지는 지금 세계는 ‘4차 산업 혁명’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노동력은 물론 기업 생산력, 에너지, 무기, 농업 등의 경쟁력이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 파워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에 도달했다는 것.
이런 상황에서 미 정책 담장자들은 미국을 세계 슈퍼파워(super power) 국가로 완성하고, 실리콘밸리를 글로벌 혁신을 주도하는 온상(hotbed)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중국에 AI 개발자금 대거 몰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들을 유치해 미국이 개발한 기술을 베끼고, 서투른 기술을 시도해보는 수준 낮은 국가 정도로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미 정부의 예측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았다. 5G의 경우 차세대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등 미국과 대등한 경쟁을 하고 있으며, 화웨이가 개발한 무선장비의 경우 오히려 미국을 앞지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뒤늦게 미국이 고율의 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을 제어하려 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미국 통제를 벗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구글에서 화웨이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공급하지 않아도 중국에서는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운영할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 ‘블루투스(Bluetooth)’ 등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역시 인국지능을 통해 로봇 생산계획 역시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생산 장비의 80%를 자동화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 지금 추세에 비추어 오는 2025년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이 세계 최고수준의 제품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 컨버세이션’ 지의 이 같은 예측은 48%의 AI 펀딩이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새로운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점, 중국 내수 규모가 무역 분쟁에도 불구하고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한 것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9-07-15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