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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정현섭 객원기자
2019-06-04

바나듐 국내 생산 가능할까? 국내 부존량 파악 등 관련 연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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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희귀광물 바나듐(V)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바나듐은 원자번호 23번, 주기율표상으로는 5족에 속하는 은회색 전이금속이다.

철 합금 광물로 다양한 산업군에서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바나듐 기반의 배터리인 레독스흐름전지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바나듐 확보를 위한 연구가 부족해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련 기술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요구되고 있다.

순도 99%의 바나듐 ⓒWikimedia Commons
순도 99%의 바나듐 ⓒ위키미디어

무기, 차량 등 철 강화에 탁월

바나듐은 철을 강화하는 광물로 유명하다.

십자군 전쟁에서 이슬람 군이 사용했던 ‘다마스쿠스 검’은 가벼우면서도 매우 단단해 유럽인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다마스쿠스 검’은 인도 동부 우츠지역에서 생산된 철광석으로 제작됐는데, 훗날 우츠지역 철광석에 바나듐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 규명되었다.

‘다마스쿠스 검’에 바나듐이 사용된 것은 순전히 우연에 기인한 것으로 당시 사람들은 바나듐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다마스커스 검ⓒWikimedia Commons
다마스커스 검 ⓒ위키미디어

바나듐은 1801년 멕시코 광물학자 델리오에 의해 최초로 발견되었고, 1830년 스웨덴 화학자 세프스트룀이 스웨덴산 철광석에 함유된 것을 재발견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매장량이 많지 않고 정련이 어려워 본격적인 사용은 1900년이 지나서야 가능했다.

1900년 초 프랑스에서 경주용 차량에 사용되었고, 이를 눈여겨보던 미국기업 Ford가 차량 부품에 바나듐 합금을 사용하면서 대량 상업 생산이 시작되었다.

바나듐은 강철에 1%만 첨가해도 표면이 부드러워지고, 탄성도가 증가해 외부 충격을 흡수해준다. 또한 바나듐을 첨가혀면 강철이 쉽게 마모되지 않을뿐만 아니라, 열에도 강해진다.

이에 따라 자동차, 항공, 제트엔진, 미사일, 로켓 등 방위산업에서 중요한 전략 물자로 취급되고 있다.

최근에는 리튬이온배터리를 대체하는 레독스흐름전지용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차세대 광물로 급부상하고 있다.

레독스흐름전지 관련 기술 개발 '활기'

바나듐 기반의 레독스흐름전지는 국내에서도 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리튬이온배터리는 높은 출력용량을 지니지만 안전성, 수명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바나듐 기반의 레독스흐름전지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들도 레독스흐름전지 관련 연구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6월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연구팀은 용량 유지율과 수명을 크게 향상한 레독스흐름전지 이온분리막을 개발했다.

산화그래핀 골격체의 이온분리막을 개발해 용량 유지율을 과불소계에 비해 15배, 충‧방전 수명을 탄화수소계에 비해 5배 이상 향상했다.

올해 2월에는 한국화학연구원이 레독스흐름전지에 사용되는 비불화탄소계 이온분리막을 개발해 국내 기업 스탠다드에너지에게 기술이전을 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레독스흐름전지의 효율성 개선에 관한 연구 성과는 향후 바나듐의 수요를 크게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원료 광물인 바나듐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연구와 투자는 상당히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

바나듐산염 광물인 갈연석(Vanadinite) ⓒWikimedia Commons
바나듐산염 광물인 갈연석(Vanadinite) ⓒ위키미디어

국내 부존량 파악해야

바나듐은 국내 광상에서도 발견되나 아직 정확한 부존량과 매장량이 확인되지 않았다.

바나듐이 함유된 ‘함바나듐 티탄철석 광상’은 경기도 포천과 연천, 소연평도, 볼음도에도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충북 옥천 금산 지역에도 많은 양의 바나듐이 부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존량은 순수하게 자연 상태에 존재하는 광물의 양을 뜻하는 것이며, 실제 채굴 가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매장량 평가가 필요하다.

매장량은 부존량 중에서도 채광, 선광, 환경 등의 요소를 반영해 경제적 가치가 확인된 광물의 양만을 뜻한다.

매장량을 확인한 후에는 광물 가격, 개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실제 채굴가능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국산 바나듐 생산을 위해 3차원 정밀탐사, 광체 예측, 매장량 평가 신뢰도 향상 등 다양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관련 기술 개발에 성공할 경우, 바나듐의 국내 생산은 물론 수입 물량 대체 등 다양한 경제적, 산업적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현섭 객원기자
jhs3576@naver.com
저작권자 2019-06-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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