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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9-04-03

수학 부진 극복위해 수감각 키워라 수학교육 세미나…부진 원인과 극복 방안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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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중학교 11.1%, 고교 10.4%로 중·고교 모두 수학 미달자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중학교 3학년의 경우는 수학 기초학력 미달자가 1년 새 7.1%에서 11.1%로 늘었다.

이는 결국 중고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수학 과목의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들어서 수학을 포기하는 수포자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또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국어가 3.4%, 영어 6.2%인 것에 비하면 수학이 유난히 성취도가 낮다. 이는 대입 수능에서도 여실히 나타난다. 수학 점수를 100점으로 환산하면 평균이 44점이다. 결국 수능 응시생 10명 중 4명이 30점 미만인 셈인데, 이것을 타 교과와 비교하면 국어의 7배, 영어의 4배 많은 수치다.

아이들은 왜 수학이 어려울까?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에서는 지난 2일 '아이들은 왜 수학이 어려울까요?'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에서는 지난 2일 '아이들은 왜 수학이 어려울까요?'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김순강 / ⓒ ScienceTimes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수학을 어려워 하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 지난 2일,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수학교육개발실이 마련한 세미나에서 김중훈 전문연구원이 수학 부진의 현황과 특성, 수학 부진의 원인 등에 대해 강연했다.

그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급격히 수학 부진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그 이유를 “수학 교과의 특성이 위계가 뚜렷한 과목인데다가 교육과정의 난이도와 학습 내용이 많을 뿐 아니라 수학 교과가 비교적 이질적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때문에 수학을 공부하는 것이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수나 수학 시험에서 극히 낮은 점수를 받을 경우에는 수학학습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그는 전했다. 이는 2개의 군집 중에서 어느 쪽의 개수가 더 많은지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말로 전해지는 정보를 금세 잊는 바람에 여러 데이터를 하나로 묶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말한다.

데이비드 기리(David Geary) 미주리대 심리학 교수에 따르면 2년 이상 수학 성취도가 10% 이하로 나올 경우 수학학습 장애로 구분하고 있다. 김 전문연구원은 “미국, 영국, 독일, 스위스 등에서는 3~6%의 학생이 발달적 수학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국내에서는 약 9.3% 정도의 학생이 발달적으로 수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그는 계산 실수의 원인을 보면 수학 장애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다며 “일관성 있고 체계적인 오류인 경우는 개념 지식의 부족이고, 때때로 발생하는 오류는 절차의 공고화 부족이다. 하지만 단순한 수학적 사실의 실수는 장기 기억에서 인출 능력이 부족한 것으로 수학 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학 부진, 유형별 4가지로 분류

이외에도 기리 교수는 2년 이상 수학 성취도 하위 11~25% 사이에 있다면 그것을 수학 부진으로 봤다. 수포자 대부분이 여기에 속하는데 이들도 유형별로 수감각 부족형(발달적 난산증), 의미-장기기억형, 절차-수행형, 시-공간지각형으로 나뉜다.

수감각 부족형과 관련해 김 전문연구원은 “수감각과 관련된 결손으로, 수의 크기와 어림, 심적 수직선 형성에서 어려움을 보인다. 특히 뺄셈을 많이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고, 수의 양적 처리 즉 연산 효과에 대한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초 수학에서부터 어려움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중훈 전문연구원은 수학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감각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김순강 / ⓒ ScienceTimes
김중훈 전문연구원은 수학 부진의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감각을 키우라고 조언했다. 김순강 / ⓒ ScienceTimes

또 의미-장기기억형은 언어능력의 부족으로 인한 것으로, 수량의 인식, 개념 이해, 구구단과 같은 단순 산술적 사실의 자동적 인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읽기 장애와 공존 확률이 높다”며 “구구단이 언어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더 어려워하고, 큰 수의 읽기와 단위를 배우기는 물론 문장제 문제를 이해하기 힘들어 한다는 것”이 김 전문연구원의 설명이다.

절차-수행형은 작업 기업과 주의력에 관련된 것으로, 숫자를 옮겨 적거나 받아 적기가 어렵고 다단계 계산을 하다가 길을 잃어버려 자릿값이 많은 계산과 올림, 내림이 있는 계산이 어려우며 처리 속도도 느리다. 주의력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ADHD와 상관성이 있다.

마지막 시-공간지각형은 우뇌기능 부진과 관련이 깊다. 김 전문연구원은 “이 경우는 세로 셈에서 정렬이나 자릿수 개념, 심적 수직선 형성, 연산기호의 주의집중력이 미숙하다”며 “고학년이 되면서 특히 도형, 기하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설명했다.

수학 부진 극복에 수 감각 향상 필요

이런 수학 부진‧장애는 읽기 부진‧장애와 ADHD의 공존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김 전문연구원의 주장이다. 그는 “국내 연구에 의하면 읽기장애와 수학 장애 공존이 6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ADHD와의 공존은 작업 용량 한계와 부주의로 인해 절차적 오류나 계산 실수로 이어지고, 느린 계산 속도로 나타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수학 부진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 감각(Number Sense)을 키우는 것이 좋다고 김 전문연구원은 조언했다. 수 감각이란 수의 의미와 수 사이의 다양한 관계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있는 것이 수 감각으로, 그것을 담당하는 뇌의 영역이 따로 있고 적절한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향상이 가능하다”며 “수 감각이 수학 성취의 가장 강력한 예측인자이기 때문에 수 감각을 조기에 향상시키면 수학 부진을 예방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렇다면 수 감각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육학자 Reys가 ‘수 감각은 우연히 계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서 꾸준하게 발달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했다며 김 전문연구원은 “수 감각 발달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와 적절한 방법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9-04-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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