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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8-10-02

“연구윤리, 시스템 혁신으로 풀어야” 연구문화 확립도 규제만큼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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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 연구윤리 관련 많은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이에 연구윤리를 재정립하고 연구의 자율성 및 책임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관리 시스템을 혁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일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연구윤리 대토론회에서 박상욱 서울대 교수는 “연구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연구와 행정을 분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지난 1일 '연구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연구관리 혁신'을 주제로 연구윤리 대토론회가 열렸다.
지난 1일 '연구의 자율성과 책임성 강화를 위한 연구관리 혁신'을 주제로 연구윤리 대토론회가 열렸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대학의 연구와 행정을 분리해야

박 교수는 “연구비가 연구자 개인의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과 비전문적인 행정관리로 인해 연구비의 부적정 집행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연구수행기관과 연구책임자간의 연구관리 책임을 분담하고, 연구행정기관인 산학협력단이 행정을 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산학협력단 수입의 대부분인 국가 R&D 간접비가 연간 약 7000억 원에 달하는데도 불구, 연구지원 기능은 미흡하고 규제 성격의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행정 역량 강화 및 전문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절차가 대학 연구 규모에 따라 산학협력단 자체 직원을 적정하게 확보하는 것이다.

박 교수는 “현재 연구행정인력 1인당 연구책임자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연구행정 인력이 부족하다. 이로 인해 학생 연구원이 행정 잡무에 투입되는 것이 문제”라고 제기했다.

박 교수는 또 “산학협력단 직원들이 계약직 위주라 전문성과 안전성이 결여된다”고 지적하며 “이들의 고용 형태를 안정화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자율적 연구윤리 문화 확산해야

고영주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전문위원은 연구윤리문화 확산을 위한 출연연의 자율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구자들도 연구를 왜, 누구와, 어떻게 연구하는가에 대한 비전과 철학을 가질 수 있도록 개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며 “연구를 위한 연구, 평가를 위한 연구, 소모적 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영주 전문위원이 '출연연 연구관리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고영주 전문위원이 '출연연 연구관리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고 전문위원은 이어 연구윤리에 기반한 연구그룹들이 자율적 관리 가이드라인을 정립하고 언론, 사회, 시민들과의 소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정도 중요하지만 연구윤리 문화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안화용 한국연구재단 기획조정실장도 이에 동의했다.

안 실장은 “현재 연구비 관련 규정이 120개나 된다. 더 이상 만들어서도 안 되고 오히려 줄여야 한다”며 “연구윤리를 철학과 문화로 풀어내려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역시 “연구윤리 문제는 제도 개선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화적 개선운동이 필요하다는 관점에서 과학기술계 스스로의 자정 능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첨단기술로 연구관리시스템 개편해야

연구관리시스템 개편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임윤철 (주)기술과가치 대표는 “30년 전에 ‘이공계(출연연)의 자율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연구’를 주제로 논문을 냈었는데, 아직도 똑같은 주제로 논의를 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며 연구관리시스템에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창조적 혁신모델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임윤철 대표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연구관리시스템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임윤철 대표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한 연구관리시스템 혁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ScienceTimes

임 대표는 “현재 정부에서는 연구비관리시스템을 이지바로와 RCMS로 이원화할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연구행정의 중간조직이 비대해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연구비관리시스템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임 대표가 제안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의 대표 기술인 AI, Block chain, Cloud, (Big)Data의 앞 글자를 딴 ‘ABCD 연구관리시스템’이다. 이는 연구자가 실시간으로 연구비를 관리, 정산하는 시스템이다.

임 대표는 ‘ABCD 연구관리시스템’에 대해 원활한 연구자 이력 관리, 자료 공유를 통한 실수 방지, 수월한 허위신고 확인 등의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이와 더불어 과학기술계 내부에 ‘E위원회’를 설치, 연구비 사용 적신호를 감지하자는 의견도 게진했다.

패널토론을 통해 연구윤리를 재정립하고 연구 자율성과 책임감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패널토론을 통해 연구윤리를 재정립하고 연구 자율성과 책임감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밖에도 이날 연구윤리 대토론회에서는 15명의 전문가패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연구관리 혁신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을 논의했다.

과총과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공학한림원, 대학민국의학한림원 등이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9월 12일 연구윤리 강화를 위한 자구책을 모색했던 1차 연구윤리 대토론회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10-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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