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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8-08-24

신생아 면역체계 발달의 신비 세균과 바이러스 환경에 반응, 극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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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직후 신생아의 면역체계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등 주위의 새로운 환경에 반응해 극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하며, 이는 모든 신생아들에게 공통적인 현상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원의 의학자들은 새로운 면역세포 분석법을 사용해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하고 생명과학저널 ‘셀’(Cell) 23일자에 발표했다.

신생아의 면역체계 변화를 조사하는 일은 그동안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여겨져 왔다. 출산 직후 탯줄에서 확보한 표본을 통해 분석해야 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광범위 혈장 단백질 분석법과 질량 혈구계측법을 활용한 새로운 면역세포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신생아가 자궁 밖으로 나온 생후 몇 주 동안 면역체계가 어떻게 발달하는지를 살펴봤다.

신생아 면역체계 발달방향을 조종할 수 있으면 자사면역질환 예방과 맞춤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Credit: Pixabay
신생아 면역체계 발달방향을 조종할 수 있으면 자사면역질환 예방과 맞춤 백신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Credit: Pixabay

연구를 수행한 페터 브로딘(Petter Brodin) 박사는 “인간의 면역체계가 출생과 새로운 환경에 스스로 어떻게 적응하는지를 정확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신생아로부터 얻은 각 표본들에서 면역체계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았다”며 “이는 면역체계가 생애 초기에 매우 역동적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생후 장내 미생물군 비정상이면 면역체계 장애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신생아 100명으로부터 얻은 혈액 샘플을 비교 분석했다. 대상 신생아 중에는 조산아와 만기 출생아가 함께 포함됐다.

연구팀은 생후 첫째 주와 넷째 주 그리고 20주째에 샘플을 채취했다. 그리고 각 신생아로부터 채취한 혈액을 통해 혈관을 순환하는 모든 백혈구 세포와 수백개의 단백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생후 첫 주에 장내 미생물군(gut flora)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아기는 면역체계에 장애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인체 면역세포의 하나인 호중구(노란색)가 탄저균 박테리아(오렌지색)을 삼키고 있는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Credit: Wikimedia Commons/ Volker Brinkmann/
인체 면역세포의 하나인 호중구(노란색)가 탄저균 박테리아(오렌지색)를 삼키고 있는 주사전자현미경 사진. Credit: Wikimedia Commons/ Volker Brinkmann/ "Neutrophil engulfing Bacillus anthracis”(PLoS Pathogens, November 2005)

브로딘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신생아가 질병에 잘 걸리는지를 알 수 있는 감염-감수성(infection-sensitivity)과 조기 출산 위험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면역체계 발달을 이해하고 이를 다른 방향으로 조종할 수 있다면, 부분적으로 면역체계 발달과 관련이 있는 자가면역질환과 알레르기 예방이 가능하다”며  “또 신생아 면역체계에 맞춘 더 나은 백신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생아 면역체계, 모두 똑같은 패턴으로 발달”

면역체계가 신생아에게 적응하는 것은 아기들이 자궁 밖에서 마주하는 미생물과 박테리아, 곰팡이 등에 의해 촉발된다. 이 과정은 일차적으로 우리 몸이 바깥 세계와 접촉하는 폐와 장, 피부와 점막에서 시작된다.

브로딘 박사는 “우리는 신생아들에게서 일어나는 이런 면역체계의 변화가 하나같이 똑같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아기들이 똑같이 드라마틱한 변화 순서에 따라 반응하는 면역체계를 지니고, 마치 하나의 동일한 패턴을 따르는 것같이 보인다”며 “능숙한 댄서가 잘 안무된 춤을 추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연구를 수행한 카롤린스카 연구원의 카이사 볼린(Kajsa Bohlin), 페터 브로딘(Petter Brodin), 에바 헨켈(Ewa Henckel) 박사(왼쪽부터). Photo: Ulf Sirborn
연구를 수행한 카롤린스카 연구원의 카이사 볼린(Kajsa Bohlin), 페터 브로딘(Petter Brodin), 에바 헨켈(Ewa Henckel) 박사(왼쪽부터). Photo: Ulf Sirborn

아동기까지 추적 조사해 질병관련성 확인 예정

연구팀은 더 많은 아기들에게 연구를 확대하고, 모든 아기들을 아동기까지 추적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어떤 아기가 향후 당뇨나 알레르기, 천식, 염증성 장 질환 등에 걸리는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로딘 박사는 “이런 질병에 걸린 어린이들을 조사해 보면 이 어린이가 어떻게 태어났고, 이들의 면역시스템이 외부 환경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명확히 추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생후 기저 면역체계에서의 특정한 변화”라며 “이는 이전에 잃어버린 퍼즐 조각”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카롤린스카 대학병원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수행됐다.

브로딘 박사는 “윤리, 실용성 및 여러 논리적인 이유로 이런 연구를 기획하기가 어렵다”고 밝히며 “성공의 열쇠는 우리가 연구를 하면서 동시에 의사로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것에 달려 있다. 환자 치료 업무를 최첨단 기술과 결합할 때 훌륭한 발견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8-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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