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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08-23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 급감 암, 심장질환보다 미세먼지 폐해 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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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로 인한 공기오염으로 인간 기대수명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팀은 ‘세계질병부담평가 프로젝트(GBD)’에서 작성한 데이터를 활용,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먼지가 인간 기대 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을 시도했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기대수명이 평균 1년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공기오염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기대수명이 평균 1.5~2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연령별‧성별 사망률이 현재 수준으로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새로 태어난 아기가 향후 몇 년을 더 살 것인지 통계적으로 추정한 기대치다.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먼지를 흡입함으로서 인간 기대수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는 화력발전소.  ⓒ 이강봉/ ScienceTimes
공기 중에 떠도는 미세먼지를 흡입함으로서 인간 기대수명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진은 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는 화력발전소. ⓒ 이강봉/ ScienceTimes

저소득 국가일수록 기대수명 감소율 증가

미세먼지(PM2.5)는 지름이 2.5마이크로미터(µm; 1000분의 1g)보다 작은 알갱이를 말한다. 그동안 미세먼지가 질병‧사망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문이 발표됐다.

그러나 세계 전역을 대상으로 미세먼지와 기대수명과의 연관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논문은 22일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mbient PM2.5 Reduces Global and Regional Life Expectancy’이다.

텍사스대 환경과학자 조수아 앱트(Joshua Apte) 교수는 23일 ‘사이언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기오염이 가중됐을 때 인간 수명에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향후 수명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WHO 기준에 따라 미세먼지가 1평방미터 당 10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 수준으로 줄어들었을 때 기대수명 감소율 역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준을 넘어서는 나라의 경우 기대수명 감소율이 수 배에 달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고소득 국가(high-income countries)의 경우 낮은 공기오염도로 인해 기대수명 감소가 수개월에 머물렀다. 반면 이집트와 같은 개도국의 경우 높은 공기오염도로 인해 기대수명 평균 감소율이 1.3년에 달했다.

한편 중국의 경우 최근 공기오염을 줄이려는 적극적인 노력에 따라 기대수명이 9개월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공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진행해왔다.

미국 시카고대학 에너지정책연구소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중국 전역 200개소의 공기모니터링결과를 분석한 결과, 공기 중 미세먼지농도가 4년 사이 평균 32%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 바 있다.

암, 심장질환보다 미세먼지 폐해 더 심각해

텍사스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민 수명과 관련해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말해주고 있다.

앱트 교수에 따르면 세계 최악의 공기오염 국가는 인도다. 앱트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비춰 봤을 때, 인도의 미세먼지 농도를 WHO 기준 이하로 낮출 경우 60세의 수명을 85세로 대폭 늘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미세먼지 외에도 암, 위생상태 등이 기대수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비교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경우 미세먼지로 인한 기대수명 감소율이 암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사망요인인 물의 위생시설, 심장질환보다도 미세먼지의 위험성이 더 높았다.

반면 고소득국가의 경우 개도국과 비교해 정반대 현상이 발생하고 있었다.

공기오염으로 인한 기대수명 감소율은 반년이 훨씬 못 미치는 수개월에 불과했다. 그러나 다양한 종류의 암이 발생하면서 기대수명을 3.5년 이상 줄이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는 고소득 국가일수록 암 발생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의 글로벌 환경‧건강 전문가 커크 스미스(Kirk Smith) 교수는 “이런 점을 감안해 정책 입안자들이 예산을 어떻게 배정할지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를 봤을 때 미세먼지가 기대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과학자들의 또 다른 관심은 장수를 위한 최소한의 미세먼지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규명하는 것이다.

장수 지역이 많기로 유명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대표적인 사례가 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이 다른 국가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연구팀은 장수하는 인구가 많을 경우 미세먼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 42개 국가들은 부유성 고형물(particulate matter)로 인해 1년 이상 기대수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성 고형물이란 물질의 파쇄·선별·퇴적 및 연소·합성·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 물질을 말한다.

앱트 교수는 “최근 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개도국을 중심으로 갈수록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으며, 이는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각국 정부가 미세먼지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8-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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