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는 한여름 밤의 꿈처럼 낭만적이고 판타스틱한 과학 공연이 펼쳐졌다.
이 날 과학 공연은 ‘Science on, Playcation(일상 속에서 과학을 플레이하다)’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는 ‘2018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의 부대행사로 마련됐다.
야외공간을 활용한 과학 공연으로 국민들의 과학문화 체험기회를 확대하겠다는 취지다.
모처럼 열대야 무더위를 식혀주는 소나기 덕분에 공원에는 모처럼 운동을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애절하면서도 구슬픈 해금 가락과 동서양의 모든 음악의 연주가 가능하도록 24줄로 계량한 가야금 가락이 바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과학원리로 오감을 만족시키는 과학체험교실 운영
해금과 가야금 선율에 이끌러 한울공원으로 하나둘 모여들었다. 객석 뒤로는 과학원리를 통해 오감을 만족시키는 과학체험교실이 운영되고 있었다.
우선적으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가장 많이 자극한 것은 바로 ‘솜사탕 비밀탐구’ 교실이었다.
설탕 한 스푼을 넣고 열을 가하며 원심력을 이용해 돌리기만 하면 순식간에 나만의 소사탕이 만들어졌다.
액화와 원심력이라는 과학적 원리도 배우고 달콤한 솜사탕을 먹을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었다.
다음으로 관심을 모았던 부스는 ‘자전가 비눗방울 만들기’였다. 여기서는 자전거 폐달을 돌리면 운동에너지가 전기에너지로 전환되면서 비눗방울이 터져 나오는 자가발전의 원리를 배울 수 있었다.
때마침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나온 어린이와 어른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있는 힘껏 폐달을 돌려야 비눗방울을 볼 수 있는데 아이들은 죽을힘을 다해 폐달을 돌리고는 힘들다고 금방 내려와 버리기 때문에 비눗방울 구경하기가 어려워 울상이었다.
하지만 어른들은 달랐다. 금세 비눗방울이 줄을 이어 나왔고, 지켜보던 아이들이 탄성을 쏟아냈다.
예상외의 조합으로 흥미를 더했던 과학문화공연
과학공연은 퓨전 국악밴드 ‘야홍’에 이어 집시음악밴드 ‘집시잇업’이 재즈 레퍼토리와 집시풍 음악으로 흥을 돋웠다.
온 몸에 악기 갑옷을 입은 듯 한 모습으로 라틴 타악기를 흥겹게 연주하는 모습이 신기하고도 인상적이었다.
또 액체인 듯 액체 아닌 듯, 끈적끈적하고 흐물흐물한 콜로이드 상태를 알아보는 ‘액체괴물 만들기 체험’도 인기가 높았다.
고체와 액체의 중간상태를 ‘콜로이드’라고 하는데, 유동성이 강한 젤리 형태로 부드러운 촉감에 모양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양력을 활용해 멀리 날아가는 만드는 ‘종이비행기 공작소’와 원유분리 원리를 이용한 ‘소금물 그림 그리기’ 등 과학적 원리를 활용한 다양한 체험교실들이 운영되었다.
그리고 체험교실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미스터리 박스의 비밀번호를 알아맞춰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미스터리 박스를 열면 멋진 선물도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비밀번호 맞추기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한 여름 밤 과학 공연의 클라이막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사이언스 매직 버블쇼’였다.
중력의 법칙을 거스르는 테이블 들어올리기와 같은 전통적인 마술뿐 아니라 연기대포 과학실험, 새도우 그래피 공연 등 과학을 이용한 마술쇼라 더욱 흥미로웠다.
게다가 작은 물방울부터 집채 만한 물방울까지 만들어내는 버블쇼에는 탄성과 박수가 절로 나왔다.
자녀들 방학을 맞아 동생네 집에 놀러왔다가 호수공원에 산책을 나왔다는 박정은 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과학을 만나게 되어 더 즐겁고 재미있었던 거 같다”며 “과학과 문화가 어울릴 거 같지 않았는데 오늘 공연을 보니까 꽤 잘 맞는 조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8-08-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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