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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8-05-30

남의 눈 의식 말고 ‘그냥 하라’ 후회하지 않고 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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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도 접어버리고 낭만적인 관심도 멀리한 채, 외국에서의 모험적인 도전보다는 집 가까운 곳에서 생계를 꾸릴 직장을 구한다… 패기와 희망을 잃은 듯한 젊은이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렇게 살다보면 어느 결에 후회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이렇게 우리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후회는 스스로의 이상적인 자아에 부합하지 못 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코넬대 심리학자 톰 길로비치(Tom Gilovich) 교수와 전 대학원생 샤이 다비다이(Shai Davidai) 연구원은 사람들이 그들의 책임이나 의무, 소임을 이행하지 못한 데 대한 후회보다는 스스로의 희망과 목표 및 포부를 성취하지 못한 것에 따른 후회로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후회는 스스로의 이상적인 자아에 부합하지 못 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Credit: Cornell Chronicle / Brand Communications
우리들에게 지속적으로 다가오는 후회는 스스로의 이상적인 자아에 부합하지 못 하는 데서 비롯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Credit: Cornell Chronicle / Brand Communications

이상적인 자아’ 성취 못한 것에 후회

이 연구는 심리학 저널 ‘이모션’(Emotion) 최근호에 ‘도달하지 못한 이상적인 길’(The Ideal Road Not Taken)이란 제목으로 발표됐다. 이 연구는 세 가지 요소 즉 실제적인 자아와 이상적인 자아 및 의무적인 자아가 사람들의 자아감을 형성한다는 생각에 기초를 두고 있다.

실제적인 자아는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믿는 속성들로 구성되며, 이상적인 자아는 희망이나 목표, 포부, 소원 등과 같이 이상적으로 소유하고 싶은 속성들을 가진 자아다. 의무적인 자아는 자신이 어떤 책임과 의무, 소임에 바탕을 두고 있어야 한다고 느끼는 자아다.

길로비치 교수와 다비다이 연구원은 여섯 개의 연구과정을 통해 수백 명의 연구참여자들을 조사했다. 이들은 참여자들에게 의무적인 자아와 이상적인 자아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하고, 이 설명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후회를 분류해 리스트를 작성하도록 요청했다.

조사 결과 참가자들은 의무적인 자아에 대한 후회(28%)보다는 이상적인 자아에 대한 후회(72%)를 훨씬 더 많이 경험했다고 답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자신들의 후회를 나열해 보도록 요청했을 때 참가자들의 반 이상이 의무적인 자아에 대한 후회보다 이상적 자아에 대한 후회를 더 많이 언급했다.

그리고 인생에서 가장 큰 후회 하나를 지목해 달라는 물음에 참가자들의 76%는 이상적인 자아를 성취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자신이 이상적으로 생각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 Pixabay
사람들은 생각보다 관대하고, 나에 대해 그렇게 많이 주목하지 않는다. ⓒ Pixabay

이상적 자아 성취는 일반적이면서 지침이 없어

그러면 이상적인 자아 성취에 실패한 것이 왜 그렇게 지속적인 후회를 불러일으키는 것일까. 의무적인 자아에 대한 기대는 통상 더욱 구체적이다. 예를 들어 장례식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와 같이 특정한 규칙들을 포함하고 있어 성취하기가 한층 쉽다. 그러나 이상적인 자아와 관련된 후회는 ‘좋은 부모가 돼야 한다’, ‘훌륭한 멘토가 되어라’와 같이 더 일반적인 경향을 띤다. 길로비치 교수는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명확한 지침이 없고 따라서 항상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길로비치 교수는 이번 연구가 실제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로, 우리는 종종 이상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기 전에 먼저 어떤 감화나 고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상당 수의 심리학적 연구 결과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나이키의 광고 슬로건에 ‘그냥 하라(just do it)’라는 말이 있듯, 감화나 영감을 기다리지 말고 그냥 뛰어들라”며, “영감을 얻기 위해 기다리는 것은 핑계거리이며, 영감은 행동에 돌입함으로써 생긴다”고 조언했다.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 Pixabay
목표한 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에 너무 신경쓰지 말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 Pixabay

남의 눈 너무 의식하지 말고 ‘그냥 하라’

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상적인 목표를 실현하는데 종종 실패한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노래 부르기를 배우고 싶어하지만 자신이 얼마나 노래를 못 부르는지 다른 사람들에게 결코 알려지지 않기를 원한다.

길로비치 교수는 이런 점에서도 다시 ‘그냥 하라’고 권한다.

그는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관용이 있고 또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이 우리를 주목하지 않는다”며, “단지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해 주목하고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두려움이 발목을 잡는다면, 목표에 둔 일을 하는 것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쏟으라”고 조언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5-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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