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을 수학 콘서트에 초대합니다.”
이번 주 서울에서 매우 특별한 수학 토크 쇼가 열린다.
2009년 가을부터 일본 전국 각지를 돌며 ‘수학 연주회’라는 이름으로 수학 라이브 토크 쇼를 진행해온 ‘독립 연구자’ 모리타 마사오(森田眞生)가 한국의 독자들에게 수학 토크 콘서트를 선보이는 것이다. 마사오는 수학을 주제로 책과 글을 쓰고, 강연 활동을 하는 자칭 ‘독립 연주자’.
마사오는 2016년 7월 ‘수학하는 신체’라는 독특한 이름의 그의 책이 국내에 번역 출판되면서 한국 독자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 됐다. ‘신체를 매개로 탄생한 수학이 신체를 떠나 다시 신체로 회귀하는 수학 이야기로의 여행!’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수학의 역사와 몇 몇 수학자들의 모험적인 생애를 되짚어보면서 수학을 싫어하는 독자들에게조차 ‘알기 쉽게’ 수학을 설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이 책을 함께 읽어가며 공통분모를 확인하고 모임을 구성하게 된 대안교육 수학교사와 학부모의 모임인 ‘수학으로 어깨 빌려주기’(수어빌)가 모리타 마사오의 수학 콘서트를 성사시켰다. 수학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이끌고 수학교육에 새로운 방향을 모색한다는 차원에서 모리타 마사오를 초청해 수학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것이다.
수학 콘서트의 수강 대상자는 수학으로 고통 받았던 어른이나 고통 받는 청소년들이다. 주최 측은 특히 담당 과목과 상관없이 중등학교 교사들이 관람하기를 바라고 있다.
마사오가 이번 콘서트에서 연주하는 주요 내용은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의 앨런 튜링(1912~1954)과 다변수해석함수론의 세계적인 수학자인 오카 키요시(1901~1978). 모리타 마사오는 이들이 둘 다 동시대를 산 세계적인 수학자로 공통점은 수학을 통해 ‘마음’의 해명으로 나아갔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의 인공지능 창시자인 앨런 튜링은 ‘모방 게임’을 제창한 논문 ‘계산 기계와 지능’(1950)에서 인간의 마음을 ‘양파 껍질’에 비유해 “인간의 마음, 또는 뇌 기능의 적어도 일부는 기계적인 프로세스로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던 수학자이다.
다변수해석함수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일본의 수학자인 오카 키요시는 튜링과는 방법이 크게 다르지만 수학 연구와 일본의 정형시의 하나인 하이쿠를 천착하면서 마음에 대한 구명을 향해 나아갔던 수학자라고 설명한다. 키요시는 고향집에서 농사를 지으며 세계 수학계를 놀라게 한 논문을 썼다. 그는 수학을 인간의 마음을 표현하는 언어라는 주장을 했다.
모리타 마사오는 2009년 가을부터 일본 전국 각지에서 ‘수학 연주회’와 ‘어른을 위한 수학 강좌’ 등 수학을 주제로 한 라이브 토크 쇼를 열어왔다. 그의 수학 연주회는 보통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까지 진행되었지만 한국에서는 동시통역을 고려해 2시간 정도를 예정하고 있다.
수학 콘서트 첫날인 22일(월)에는 오후 7시 홍대 앞 가톨릭청년회관 지하 1층 CY씨어터에서 열리고, 둘째 날은 23일 (화) 오후 3시반 경기도 광주하남교육청 3층 강당에서 개최된다. 마지막 날인 24일(수)에는 오후 7시 서울 강동구 강명초등학교 강당에서 진행된다.
그렇지만 콘서트 내용은 당일 모인 청중의 구성에 맞게 변화된 내용을 선보이게 된다. 마사오는 주최 측에 “3일 동안 수강생들의 층이 다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매회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첫날은 ‘계산’이라는 개념이 성립된 역사적 배경과 함께 계산과 신체성, 생명성과의 관계에 관해 이야기할까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이틀째는 교육관계자가 대상이므로 수학의 역사를 조감하면서 ‘수학이란 무엇인가’, ‘수학을 배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관해 이야기한다. 삼일째는 초등학생도 즐길 수 있도록 수의 역사와 다양한 수학자의 인생에 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마사오는 1985년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유소년기를 미국 시카고에서 보냈으며, 중학교부터 일본에서 학교를 다녔다. 도쿄대학 문과를 다니다가 공학부 시스템창성학과 지능사회시스템 과정을 마친 뒤 이학부 수학과를 졸업했다.
- 성하운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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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1-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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