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01-16

해외 과학논문 가격협상 타결 대교협, 엘제비어와 인상률 잠정 합의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수백 개의 한국 대학들로 구성된 콘소시엄이 과학·의료 등의 학술지 분야 최대 출판사인 엘제비어(Elsevier)와 정보검색 사이트 사이언스다이렉트(Science Direct) 접속을 위한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고 16일 ‘사이언스’ 지가 보도했다.

엘제비어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이언스다이렉트는 전자저널·책·논문 등의 검색이 가능한 유료 데이터서비스다. 3500여개 학술지와 수만 권의 전자책 등을 열람할 수 있다. 그 동안 한국 대학측과 엘제비어 측과 사이언스다이렉트 구독료를 놓고 층돌해왔다.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전자정보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엘제비어(Elsevier) 한국지사 측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그리고 지난 주말 3.5~3.9%을 인상하는 선에서 협상이 잠정 타결된 것으로 전해졌다. 엘제비어 측은 당초 4.5%의 인상률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한국 300여개 대학과 줄다리기를 해온 세계적인 학술서적 출판사 엘제비어와의 사이언스다이렉트 전자접속 가격협상이 최근 3.5~3,9% 선에서 조정되는 것으로 잠정타결되고 있다.  ⓒ Science Direct
지난해부터 한국 300여개 대학과 줄다리기를 해온 세계적인 학술서적 출판사 엘제비어와의 사이언스다이렉트 전자접속 가격협상이 최근 3.5~3,9% 선에서 조정되는 것으로 잠정타결되고 있다. ⓒ Science Direct

대교협, 정액요금제 철회 요구 중

그 동안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엘제비어가 세계 시장에서 그 영향력을 이용해 사이언스다이렉트와의 일괄 계약을 요구하며 대학 측에 비싼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전자정보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통해 정보열람 보이콧 운동을 벌여왔다.

일괄 계약이란 사이언스다이렉트 열람시 실제로 열람한 데이터에만 구독료를 책정하고 비인기 학술서적 등을 포함, 전체 학술 데이터를 기준으로 일괄적인 구독료를 책정하는 정액요금제(flat rate system)를 말한다.

엘제비어는 정액요금제를 기반으로 매년 12월 한국 대학측과 개별적으로 사이언스다이렉트 구독료를 갱신해왔다. 그러나 최근 엘제비어에서 과도한 구독료를 요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대학들의 호응을 얻으면서 한국 전체 대학으로 보이콧 운동이 확산돼왔다.

비대위 위원인 황인성 대교협 조사분석팀장은 “그동안 엘제미어 측에서 어떠한 요구를 해와도 들어주었지만 최근 들어 과도한 요구를 해옴에 따라 대학 도서관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높은 구독료를 납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지난 해 5월 300개 대학과 전문대로 구성된 비대위를 구성하고 엘제비어를 비롯 누리미디어(DBpia), 한국학술정보(주)(KISS) 등 42개 데이터베이스 공급업체들과 2018년 구독료 조정을  위한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비대위는 특히 최대 규모의 데이터베이스 사이언스다이렉트를 운영하고 있는 엘제비어 측에 정액요금제를 철회해줄 것을 요구하는 등 구독료 상한선을 제시했으며, 엘제비어 측이 이를 거부하면서 지난 연말까지 교착 상태가 이어져왔다.

그러자 많은 대학들이 엘제비어와의 계약을 거부할 것을 주장해왔고, 엘제비어 측에서 그동안 강력히 주장해온 인상률 4.5%의 최저 상한선을 일부 양보해 3.5~3.9%에서 2018년 신규 인상률을 타결한 것으로 확인했다.

연구소 등에서 장기 열람하는 방안 협의

이에 따라 한국 대학들은 1년 동안 사이언스다이렉트를 구독할 경우 3.9%가 더 인상된 구독료를 지불해야 한다. 3년 동안 구독계약을 체결할 경우 2017년을 기준으로 상황에 따라 3.5, 3.6, 3.7%의 인상률을 적용해야 한다.

비대위 측은 이번 주부터 엘제비어 측과의 최종 협상이 시작돼 사이언스다이렉트 열람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협상은 두 개의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구독료 인상률이고 다른 하나는 2019년을 위한 사전협상이다.

서강대 도서관에 근무하는 김은성 씨는 “엘제비어가 세계적으로 설정해놓은 인상률 2%와 비교하면 3.5~3.6%의 인상률은 지나치게 높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학술정보 열람을 연구소를 확대해 장기적인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는 개별적으로 잠정 타결안을 받아들일 것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구독료 인상률에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교수 연구 특성상 사이언스다이렉트 열람을 중단하기 힘들어 서둘러 협상을 타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활동하고 있는 엘제비어 대변인 제이슨 챈(Jason Chan) 씨는 “엘제비어와 한국 대학 컨서시엄 간의 합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시한이 2020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새로운 선택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엘제비어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세계 각국에 지사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다국적 출판사이다. 의학을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출판사로 평가받고 있는데 학술 잡지와 함께 유료 데이터서비스 사이언스다이렉트를 운영하고 있다.

대교협 측은 현재 한국 대학들이 사이언스다이렉트를 열람하면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3개 대학도서관이 가입해 있는 대학도서관협회에 따르면 매년 평균 디지털 자료 열람 비용이 140만 달러(한화 약 15억 원)를 지불하고 있다.

그중 33만 달러(한화 약 3억5000만 원)을 엘제비어 사이언스다이렉트에 지불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빈약한 재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도서관 측에서 사이언스다이렉트 구독료에 대한 불만이 고조돼왔다.

한편 한국과 유사한 상황이 지난해 독일에서 발생한 바 있다. 엘제비어 측에서 60개 연구소들과의 구독료 갈등 상황에서 사이언스다이렉트 접속을 끊었고, 추후 협상 과정으로 통해 수주 만에 전자 접속을 복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독일 연구소들은 현재 엘제비어 측과 추후 협상을 진행 중이다. 그런 가운데 다른 200여개 연구소들이 엘제비어와의 계약을 파기해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국 역시 70여개 대학들은 협상 내용에 불만을 지니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받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01-16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