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자신이나 가족, 또는 친구가 갑자기 깊은 물에 빠졌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난 20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2017 무인항공기 기술 현황 및 전략 세미나’는 이처럼 긴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을 가정해 보며 시작됐다. 드론이 과연 위기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무인이동체로 발전할 수 있는 지에 대한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자리였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집약체로 꼽히는 드론 산업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함께 논의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드론과 통신의 융합을 통해 영상관제 시스템 구축
‘해양에서 사용하는 드론을 중심으로 한 공공 드론 서비스의 현 주소’라는 주제로 행사의 발제를 맡은 (주)숨비의 오인성 대표는 “사람이 물에 빠지게 되면 최대 4분 정도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지적하며 “이 시간이 지나게 되면 설사 구조를 하더라도 뇌손상이 진행된 만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게 된다”라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사람이 바다에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되면 가장 가까운 인명구조센터에서 즉시 드론을 날려 조난자의 위치로 다가간다”라고 설명하며 “드론에는 구조용 튜브가 탑재되어 있기 때문에 GPS를 이용하여 정확한 지점에 투하하게 되면, 안전요원이 도착할 때까지 조난자는 튜브를 잡고 시간을 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은 지난 7월 인천의 왕산해수욕장에서 거행된 시연행사에서 실제로 재현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행사에서는 숨비와 S통신사가 공동으로 영상장비와 드론을 결합한 영상재난구조 시스템을 선보였다.
당시 숨비가 선보였던 드론은 모두 2종류로서 ‘정찰 드론’과 ‘인명구조 드론’이다. 정찰 드론은 안전사고 예방과 안전선을 위반하여 수영하는 사람에 대한 경고 방송, 그리고 안면인식 기능을 활용한 미아찾기 등의 기능을 수행했다. 반면에 인명구조 드론은 물에 빠진 조난자에게 최대한 빠르게 구명튜브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또한 통신사는 실시간 영상 생중계를 맡아 시연 행사에 임했는데, 이에 대해 오 대표는 “당시 시연행사를 통해 드론이 찍은 영상을 볼 수 있는 거리와 시간 제약이 사라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가 드론의 거리와 시간에 대한 제약을 언급한 이유는 최근까지만 해도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것은 무선자동차 조정에 사용하는 무선 주파수 방식(RF)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RF는 거리에 대한 제약이 많은 통신 방식이다. 따라서 드론과 조종기가 2~3km 정도만 떨어져도 실시간 중계는 불가능해진다.
하지만 RF를 롱텀에볼루션(LTE)으로 대체하게 되면 통신이 되는 어느 곳에서도 실시간 화면을 볼 수 있다. 드론이 아무리 원거리에 위치해 있어도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빠른 대처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는 의미다.
오 대표는 “통신사의 통신기술과 자사의 드론기술이 융합하여 드론관제 차량이라 불리는 DMS(Drone Mobile Station)을 개발할 수 있었다”라고 소개하며 “DMS는 항공모함처럼 드론을 싣고 다니다가 긴급한 상황을 만나게 되면 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해주는 재난구조용 영상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각종 재난 상황에 따른 신속한 현장 대처 가능
DMS는 드론과 LTE 영상 중계장비, 그리고 드론 충전을 위한 무선충전시스템 등이 5톤 컨테이너 차량에 탑재되어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이전 영상시스템들이 별도의 서버를 거쳐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과는 달리, DMS는 직접 영상을 수신하는 방식이라 실제 상황과 영상 수신의 시차를 1초 이내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다.
오 대표는 “이 같은 장점들 때문에 숨비는 현재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재난구조 영상시스템 적용을 협의 중에 있다”라고 밝히며 “그 중 인천시와 최근 계약을 맺었는데, 앞으로 미세먼지 발생 사업장에 대한 점검과 어선의 안전조업, 그리고 해양사고 예방 등 공공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여름 숨비는 인천시와 함께 드론을 활용한 공공서비스 지원 시범사업에 대한 시연회를 가진 바 있다. 시범사업의 내용은 불법조업 어선의 지도단속과 도심지내 건설현장의 미세먼지 발생사업장 점검, 그리고 인천시 도시 변화에 대한 기록물관리와 홍보영상 촬영 분야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발표를 마무리하며 오 대표는 “드론 산업에 종사하다 보니 드론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6가지의 필수 요소를 갖춰야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제하며, 그 요소로 △기술적 우수성 △행정적 우수성 △유관기관의 연계를 통한 시연 및 사업설명회 수시 개최 △드론 서비스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항공운영본부 △DMS 수요 서비스의 개발 △DMS 활용 전망 확보 등을 제시했다.
이 중에서 DMS를 대상으로 한 기술적 우수성에 대해 오 대표는 “DMS는 일종의 플랫폼인 만큼, 실시간 정보를 수집하고 전송할 수 있는 이동식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하고, 드론이 언제든지 정찰 및 감시를 할 수 있도록 이동식 헬리포트 기능까지 갖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차세대 통신망인 5G가 상용화되면 재난구조 영상시스템의 실시간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 산불이나 홍수, 지진 등 재난 상황에서의 현장 대처 기능이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또한 야구나 농구 같은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 할 때, 공중파보다 조금씩 늦어지는 시차를 줄여 실시간으로 경기를 시청하고 싶어하는 스포츠팬들의 바람도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7-1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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