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는 몸 안에서 어떻게 움직일까. 예를 들면 상처가 난 곳을 찾아가 고치거나 혹은 감염성 박테리아를 찾아내 제거하기 위해 어떻게 이동을 할까?
미국 해양 생물학 연구소[Marine Biological Laboratory (MBL)] 연구팀이 세포가 방향을 잡고, 견인력을 얻어 특정 방향으로 이동할 때 내부의 힘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두 가지 새 연구를 내놨다. MBL 생리학 과정의 학생 프로젝트로 시작돼 MBL휘트먼 센터에서 진행한 이 연구는 이번 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와 미 국립과학원 회보(PNAS) 두 과학저널에 발표됐다.

세포 표면 인테그린에 초점 맞춰
두 논문은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 분자인 인테그린(integrin)에 초점을 맞췄다. 인테그린은 세포가 세포 외 기질 등 외부환경에 부착하고 다른 세포로부터 오는 신호에 반응하는 막 관통 단백질(transmembrane protein)로, 일부는 세포 표면에 다른 일부는 세포 내부에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MBL에서 고안한 현미경을 사용해 인테그린이 세포 표면에서 돌출돼 세포 외부와 결합할 때 그에 맞춰 세포 내부의 힘(액틴 역행 흐름)과 동일한 방향으로 정렬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동영상)
국립 심폐 · 혈액연구소 출신 휘트먼센터 과학자인 클레어 워터맨(Clare Waterman) 박사는 “세포를 자동차라고 생각하면 액틴(actin) 흐름은 엔진”이라며, “세포는 정지한 상태에서 엔진을 공회전 시킬 수 있으나 인테그린이 활성화돼 외부에 부착되면 마치 타이어가 굴러가기 위해 도로에 마찰을 일으키는 것과 같이 엔진에 기어가 들어가 차가 움직이는 것 같은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에 인테그린 단백질군을 공동 발견하고 그 활성화 기전의 대부분을 정의한 하버드대의 티모시 스프링거(Timothy Springer) 교수와, 인도 방갈로어 소재 국립생물학센터 사티아짓 메이어(Satyajit Mayor) 박사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워터맨 박사와 공동 연구를 수행했다.
처음으로 세포 표면 분자의 방향성 촬영 성공
연구팀은 MBL 토모미 타니(Tomomi Tani) 연구원과 전직 연구원인 샬린 메타(Shalin Mehta) 박사가 개발한 형광편광현미경을 사용해 실시간 및 고해상도로 세포 표면에 있는 인테그린의 방향을 측정했다.
스프링거 교수는 “이 일을 현미경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세포 표면에 있는 분자의 방향을 측정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체 세포에는 24종류의 인테그린이 있다. 연구팀은 PNAS 논문에서 섬유아세포의 인테그린을 연구한 내용을 게재했고,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는 백혈구의 인테그린을 분석한 내용을 소개했다.
스프링거 교수는 “우리가 연구한 두 가지 인테그린은 보통의 인테그린군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구조적으로 다른 것”이라며, 그럼에도 두 타입 모두 활성화되었을 때 세포 내 액틴 흐름에 의해 지시된 방향을 지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실제로 매우 훌륭한 기초연구”라며, “우리는 용액에 있는 고도로 정제된 인테그린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세포에서의 활성화 상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준다”고 평가했다.

각 분야 전문가 협력 통해 성과 올려
워터맨 박사는 학생 그룹과 처음 이 연구를 시작했을 때 MBL 생리학 과정을 관장하고 있었다. 과정이 끝난 후 몇 사람을 연구원으로 더 추가하고, 시카고대(UChicgo)와 MBL 연구소로부터 릴리 연구혁신 기금을 지원받아 MBL 휘트먼 센터에서 계속 공동작업을 수행했다.
MBL 연구책임자인 데이비드 마크 웰치(David Mark Welch) 박사는 “MBL은 고급 연구과정과 상주 과학자 및 휘트먼센터 사이의 소통을 통해 깊이 있는 학제적 전문성을 갖춘 과학자 팀들을 모을 수 있는 능력으로 유명하다”며, “이번 연구 프로젝트는 세포생물학자, 현미경 개발자, 컴퓨터과학자, 분자 모델러, 단백질 화학자와 같이 서로 다른 기술을 가진 통찰력 있는 과학자들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세포 이동 연구의 중요한 기초 동력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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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1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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