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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은영 객원기자
2017-10-26

“인공지능에 집단지능으로 대항하라” 조벽 교수가 제시하는 미래 교육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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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기계(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는 시점을 ‘특이점이 온다(Singularity is Near)’고 표현했다. 특이점은 지금 현재로써는 언제가 될지 짐작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과학의 진화속도로 보았을 때 그 시점은 우리의 예상보다 빠를지도 모르겠다.

특이점이 도래하기도 전에 우리 사회는 기계화, 자동화, 인공지능화 되며 기존에 일자리들은 소멸될 전망이다. 새로운 일자리도 생기겠지만 상당수의 인간들은 노동의 절벽에 서게 될 것이다.

이에 대항할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은 무엇일까. 조벽 숙명여자대학교 석좌교수는 ‘인공지능’ 시대에는 도덕성, 협동성, 사회적 배려 등의 심적 능력을 키우고 ‘집단지능(Collective intelligence)’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능력, 인간들만의 집단지능이 필요하다

조벽 숙명여자대학교 석좌교수는 2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 호텔 서울(Four Seasons Hotel Seoul)에서 열린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 연사로 나와 현재의 교육 현황을 짚어보며 미래의 교육방향을 제시했다.

조벽 교수는 집단지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높은 창의성이 나온다며 집단지능을 위해 심적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조벽 교수는 집단지능을 발휘하는 과정에서 높은 창의성이 나온다며 집단지능을 위해 심적 역량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산업화, 도시화를 향해 전진하던 과거에는 암기력, 연산력 등의 인지능력을 인간을 평가하는데 있어 최고의 기준으로 삼았다. 효과도 있었다. 수많은 인재들이 사회에 나와 지적 능력을 발휘하며 사회의 초석을 닦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단기주입식 암기위주의 지적 능력을 부각시키는 교육을 하다 보니 우리 교육은 죽어가고 있었다. 조 교수는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한 체 엎드려 자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우리 교육은 살아있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死)교육’을 해오고 있다”고 개탄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난 암기능력, 지식의 축적 능력, 지식의 기억력, 연산 능력을 가진 컴퓨터와 경쟁해야 한다. 저마다 다른 능력과, 성취동기를 가진 아이들을 교실 한군데에 몰아놓고 지적 능력만을 중시하는 교육만을 시켜서는 미래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

조벽 교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이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집단지능을 활용해야 한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의견을 조율하며 아이디어를 통해 답을 찾는 집단지능 과정에서 뛰어난 창의성이 발휘 된다”고 말한 후 “이러한 역량이야말로 기계는 가질 수 없는, 인공지능에 대항해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능력”이라며 대안으로 제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집단지능을 발휘하기 위해서 꼭 갖추어야 할 역량이 있다. 바로 ‘인성’이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려면 소통, 나눔, 믿음, 리더쉽, 팀워크, 도덕성, 사려 깊은 행동 등의 심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발전하면서 지적 능력만 강조하다보니 정서와 관련된 심적 능력은 무시되어 온 것이 현실이다.

인지적 영역과 정서적 영역을 균형있게 가르쳐야

우리 학생들의 수학실력은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조 교수는 “국제수학대회에서 한국은 항상 수학 1등이다. 하지만 실력과는 달리 학생들의 자신감은 현저히 낮았다. 호기심도 낮았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도덕성도 매우 낮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25일 서울신문사 주최로 열린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와 교육’을 주제로 해외 석학들과 국내 교육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미래 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과 강연을 벌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25일 서울신문사 주최로 열린 2017 서울미래컨퍼런스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와 교육’을 주제로 해외 석학들과 국내 교육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미래 교육에 대해 열띤 토론과 강연을 벌였다. ⓒ 김은영/ ScienceTimes

집단지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성, 협력성도 미흡했다. 조 교수는 “집단 지능을 발휘하기 위해 필요한 사회성 항목에서 우리 학생들은 낙제점 수준이다. 전 세계에서 등수를 매겨보니 우리 학생들의 협력성은 35위, 사회성은 36위였다. 흥미도는 51위, 자신감은 58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배워야 하는 학문에 흥미가 없고 자신감이 없다면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창의성을 발휘하는 좋은 연구를 할 수 없다. 조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학생들이 집단 지능을 발휘할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개탄했다.

아이들의 이러한 성적은 그동안 지식 중심으로 가르친 교육 환경 때문이다. 인지적 영역만을 중시하다보니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학교에 적용을 못하고, 학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조 교수는 교육환경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교육을 설계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두 개의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그런 방식이 아니라 완전히 교육을 설계하는 방식 자체를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암기력과 연산력을 가르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인지적 영역과 정서 기반의 정의적 영역을 모두 살리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것. 교육 방식이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가 균형을 이루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과 자전을 하는 ‘지동설’을 교육에 대입시켰다.

그는 “우리에게는 두가지 중심이 필요하다. 인지적 영역과 정의적 영역 두가지 타원의 중심을 만들어야 한다. 생각과 논리, 이성을 이성적 영역에 감정, 심리, 감성을 정의적 영역에 두고 이 두가지 영역을 조율하는 방법과 합리적인 인성을 아이들에게 키워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영 객원기자
teashotcool@gmail.com
저작권자 2017-10-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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