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드는 사람들, 메이커들의 축제 한마당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이 지난 21~22일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렸다. 이날 현장에서는 아이들 장난감 레고가 라즈베리파이와 만나 멋진 거북선 모양의 가습기로 변신하고, 요즘 한창 유행인 블리자드 오버워치 게임의 캐릭터들이 손바닥 컴퓨터 케이스로 등장하고, 어둠이 내리면 가슴에 달고 있는 고양이 모양의 예쁜 브로치가 빛을 발하게 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빛나는 메이커들 작품들이 가득했다.
만드는 즐거움 공유하는 ‘축제 한마당’
스스로 필요한 것을 만드는 사람들이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함께 즐기기 위한 ‘메이커 페어 서울’은 2012년 시작되어 올해로 6회째였다. ‘축제’라는 말에 걸맞게 볼거리와 놀거리가 다양해 유료입장인데도 불구하고 주말동안 가족 단위의 많은 관람객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실내와 실외에서 동시에 진행된 메이커 페어는 총 130개의 메이커팀들이 참여해 부스를 운영했는데, 이번 메이커 페어 참가자 연령대도 발명가를 꿈꾸는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만들기로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 그리고 어릴 적 만들기 꿈을 되찾은 중년의 메이커들까지 그 폭이 훨씬 더 넓어졌다. 아빠와 아들, 그 옆에서 돕는 엄마까지 온 가족이 함께 참가한 케이스도 많아 축제 분위기가 훨씬 더 가족적이었다.
실외 전시장에서는 모션센스를 이용해 건물 내 화장실 좌변기 빈칸을 알려주는 ‘변기 어때’,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정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환경 경보 시스템을 책상 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데스크탑 스마트 미러 형태로 구현한 ‘스마트 환경 모니터링 시스템’ 등 구글핵페어 프로젝트 참가팀들의 작품들이 선을 보여 주목을 받았다.
또 대형 로봇 형태의 실제 상품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눈길을 끌었다. ‘로봇 자판기’의 전면과 측면이 투명하게 제작되어 있는데, 내부에 있는 미니 로봇들이 동전의 입금과 상품의 출고, 배출하는 동작을 직접 볼 수 있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로봇 자판기’ 제작자 김용승 메이커는 “한강공원 같은 곳에 운동을 하러 갔을 때 목이 말라서 물을 사서 마시고 싶었는데, 편의점이 멀어서 불편했던 적이 있었다”며 “그때 기차에서처럼 이동하면서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들게 됐다”고 ‘로봇 자판기’를 만들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는 “요즘 사물인터넷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아직은 야외공간에는 부족하기 때문에 ‘로봇 자판기’가 실질적으로 사용되기 어렵지만, 인공지능과 생산이 결합되고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 조만간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로봇 자판기’가 달려오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덧붙였다.
자작차부터 환경보호까지 다양한 ‘메이커운동’
또 실외 전시장 옆에는 카트 어드벤처가 열리는 야외 카트 트랙이 마련되어 팹브로스에서 만든 개성만점 카트들의 스릴 넘치는 경주도 지켜볼 수 있었다. 또 DIY Vehicles Showcse에 참여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자작차 동아리 ‘Run to You’의 회장 김시현 학생은 “동아리 활동의 주된 목적이 ‘전국 대학생 자작차 대회’ 참가를 위한 차량을 제작하는 것”이라며 “간단한 구조의 고카트(go-kart), 락크로울러(Rock-crawler)등 실제 스케일을 가지는 다양한 자동차를 제작하는데, 3D CAD프로그램을 이용한 차량의 설계부터 부품의 제작, 조립과 용접까지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모든 과정을 직접 손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내 전시장에서는 ‘미션임파서블’ 영화처럼, 레이저로 스파이나 도둑을 감시할 수 있는 게임, 로봇장난감에 센서와 서보 등 부품을 추가해 움직하게 하는 ‘움직여라 장난감’ 부스 등 영화적 상상력을 실제로 구현한 부스들도 많았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코딩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이 직접 코딩을 짜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정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이밖에 이번 메이커 페어에서는 환경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고대 제국의 부활’이라는 부스를 운영한 이서진 학생은 “꿈이 건축가였는데, 환영오염이 없는 고대 제국을 부활해 에너지 계획도시를 만들어 보았다”고 했다. 또 ‘데스크 팩토리’ 부스를 운영한 이건희 씨는 ‘Precious plastic 오픈소스를 활용해 책장크기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을 만들어 행사장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모아 관람객들과 함께 화분을 만들기도 했다.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진행된 ‘메이커 페어’는 디지털 제조엄과 맞물려 10년 사이에 규모가 확대되어 전 세계적으로 매년 150회 이상 열릴 정도가 됐다. 우리나라도 매년 관람객들이 증가해 올해는 주최 측 추산 관람객 1만 명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7-10-23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