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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10-17

설탕으로 인한 암 원인은 ‘이스트’ 의문의 ‘바르부르크 효과’ 생체기전 밝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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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암세포의 에너지 공급원으로 설탕을 지목하고 있다. 그러나 추정일 뿐이다.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 암을 일으키는지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이 의문을 벨기에 뢰번 가톨릭 대학교(KU leuven)가 9년 동안의 연구를 거쳐 밝혀냈다.

16일 ‘사이언스 얼러트’에 따르면 뢰번대 연구팀은 암세포가 설탕과 어떤 식으로 대사작용을 하는지 추적해왔다. 인간 몸 안에서 설탕 성분인 당분이 어떤 방식으로 성분과 에너지를 교환하거나 이동시키는지 그 생체학적인 기전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리고  암을 유발하는 비정상적인 대사효과(metabolic effect)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 효모균을 지목했다. 오랫동안 인간 몸 안에서 보존돼온 효모균을 통해 포도당 섭취가 급격히 증가하고 세포 성장이 과도해지면서 암을 불러일으킨다는 것.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던 설탕이 암세포를 어떤 식으로 유발하고 있는지 그 생체기전에 대한 비밀이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Wikipedia
암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던 설탕이 암세포를 어떤 식으로 유발하고 있는지 그 생체기전에 대한 비밀이 과학자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다. ⓒWikipedia

설탕과 종양 간의 역학관계 밝혀내

지난 90여 년 동안 의료계를 비롯 많은 분야의 과학자들은 이 대사 효과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인간 몸 안의 거의 모든 세포들이 에너지를 요구하고 있으며, 필요한 에너지를  당분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문제는 암세포들이 더 많은 당분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바르부르크 효과(Warburg Effect)’라고 하는데 포도당을 섭취해 젖산으로 발효시키는 비율이 건강한 세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포도당 섭취가 암의 원인이 된다는 점은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인가가 암세포의 급속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고 추정할 따름이었다.

과학자들은 암세포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설탕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을 시도했다. 그러나 암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정상적인 세포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부작용이 발생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암세포에 대한 당분 공급을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뢰번대 연구팀은 비정상적인 포도당 대사(glucose metabolism)의  생체학적인 기전에 주목했다. 무엇보다 암세포가 이런 비정상적인 대사 작용을 하게 되는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데 집중했다.

뢰번대 요한 테벨라인(Johan Thevelein) 연구원은 “9년 간 특히 ‘바르부르크 효과’와 ‘종양 공격성( tumour aggressiveness) 간의 상관관계를 집중적으로 연구했으며, 지금 그 과정을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 효모균(yeast)을 활용했다. 유전자가위 기술에서 가위 역할을 하는 성분을 말한다. 효모균을 사용해 발암 유전자의 일종인 라스 유전자군(Ras gene family)의 활동을 상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신체 내 효모균이 당분 흡수 자극해  

라스 유전자군은 사람을 포함해 모든 동물들에게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유전자군이다. 연구팀은 효모균을 활용해 라스(Ras) 유전자군의 활동을 정밀 분석할 수 있었다. 효모는 빵·맥주·포도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미생물을 말한다.

곰팡이나 버섯 무리이지만 균사가 없고, 광합성능이나 운동성도 가지지 않는 단세포 생물을 총칭하는 말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효모균이 당분에 대한 강력한 대사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활용해 라스 유전자가 어떤 식으로 대사작용을 하는지 관찰할 수 있었다. 연구 결과 효모균 안에서 진행된 당질 분해(sugar degradation) 과정이 ‘과당 1, 6 이인산분해효소(fructose 1,6-biophosphate)’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과정을 통해 효모균은 물론 암세포 역시 빠른 속도로 증식하고 있었다. 테벨라인 연구원은 “사람 인체 내에서 효모균이 오랜 기간 동안 진화해오면서 또한 암세포와 관련된 이런 생체학적인 기전이 보존돼왔다.”고 설명했다.

포도당 섭취가 유달리 많아지는 ‘바르부르크 효과’가 발생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라스(Ras)’ 단백질의 활동의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세포 성장이 정상을 넘어서면서 암을 유발하게 되는 원인이 효모균에 있다는 것.

테벨라인 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가 매우 중요하지만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가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암환자를 치료하는 의료계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는 ‘바르부르크 효과’의 비밀을 일부 밝혀냈다”며, “향후에 전개될 추가 연구를 통해 그동안 사람의 몸 안에서 이 효모균이 어떤 작용을 해왔는지 더 정확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효모(酵母, yeast)는 약 5천 년 전부터 인간이 식품에 이용해 온 미생물이다. 옛날 고대 사람들이 효모의 발효력에 의해 만들어진 술과 만나게 된 것이 인간과의 첫 만남이라고 볼 수 있다.  이후 다양한 발효식품을 통해 인류에 이로움을 선사해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좋지않은 인상을 받게 됐다.  뢰번 가톨릭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지난 14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발표됐다. 논문 제목은 ‘Fructose-1,6-bisphosphate couples glycolytic flux to activation of Ras’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10-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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