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론이 한층 인기다. 아이들 장난감으로 시작해 TV영상물을 장악했고 키덜트들의 취미생활로 인기를 누리더니 이제는 물건을 나르고 농약을 살포하며 여가와 물류 등 산업에 혁명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큰 변화들을 가져오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조종사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직업으로 뜨고 있을 정도다.
취미에서 산업까지 ‘현실이 된 드론’
15일 막을 내린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에서도 드론의 활약은 대단했다. 오전 일찍, 축전 행사장의 문이 열리자마자 어린이용 드론을 만들어 보는 체험부스 앞에는 체험신청을 하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일찌감치 ‘예약 마감’이라는 푯말이 붙었다. 드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또 아이들에게 드론을 날리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직접 체험을 해볼 수 있는 강연도 인기가 높았다. 한국드론교육협회에서 진행한 ‘현실이 된 드론-아주 쉬워요’라는 강연에서는 강사가 일대일로 아이들이 드론을 안전하게 날릴 수 있는 방법을 교육했다.
그리고 축전 현장 한 쪽에는 케이지가 높이 설치된 ‘드론경기장’이 있었다. 이곳에서는 드론들이 충돌하고 격투를 벌이는 ‘드론 클래쉬’라는 경기가 진행됐다. 이제 드론이 ‘파이터’까지 된 것이다. 선수를 호명하는 장내 아나운서의 목소리에 스릴 넘치는 경기 중계까지 흡사 종합격투기를 보는 듯했다.
관람 좌석이 마련되어 있지 않는데도 주변에 관람객들이 모여들었고, 나중에는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서 경기관람에 빠져들었다. 서로 충돌하는 격투 스포츠이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를 반복하다가 드론이 추락하기라도 하면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4차 산업 기반의 미래형 스포츠라는 ‘드론 클래쉬’는 참가자들의 조종기술과 반짝이는 아이디어의 드론제작 기술을 겨루는 경기다. 규격화된 게이지 안의 다양한 장애물들을 피하면서 상대방의 드론을 충돌로 비행불능 상태를 만들거나 경기별로 부여된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승패의 룰이었다.
참가할 수 있는 드론의 기종에 제한을 두지 않기 때문에 메이커들이 자신만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가미해 공격과 수비에 유리하도록 직접 만든 드론을 가지고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한 편에는 드론 레이싱 경기장도 있었다.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한 뒤, 전용 고글을 쓰고 드론을 조정하며 경기장의 각 코스를 빠르게 통과하는 경기를 벌였다. 관람객들도 드론의 스피드를 느껴볼 수 있었다.
파이터 드론, 스포츠로 영역 확대
이처럼 드론이 스포츠로까지 그 영역을 확대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게다가 국립공원의 쓰레기 무단 투기 장면을 촬영해 단속하거나 실종한 미아나 치매노인 수색에 나서고, 응급 환자를 위한 '하늘을 나는 앰뷸런스'가 되는 등 유익한 활용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드론의 어두운 면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드론을 이용해 원거리에서 집안 내부를 은밀히 촬영하는 ‘드론 몰래카메라’ 뿐만 아니라 날개에 베이고 폭발하는 등 드론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피해도 크기 때문이다.
이에 과학창의축전에서는 ‘드론의 안전과 보안 교육’도 실시했다. 교육에서 박종민 국제드론안전보안협회 대표는 “드론은 스피드가 빠르고 안전장치가 없기 때문에 매우 위험하다”며 “얼굴 쪽으로 날아오는 드론을 손으로 막다가 손가락을 깊이 베이는 사고부터 어린아이의 눈을 찔러서 실명까지 하게 하는 등 안전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배터리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고,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추락해 사람들과 충돌하는 사고 많다”며 “이런 안전사고뿐 아니라 몰카 드론이 우리 집안 깊숙이까지 들여다보고 있어 보안도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박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무인비행장치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드론은 이제 더 이상 장난감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과 보안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일정 규격 이상의 드론을 날리려면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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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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