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을 만든 클라우드 슈밥이 그의 저서 ‘제4차 산업혁명’에서 물리학 기술, 디지털 기술, 생물학 기술을 융합하는 재미에 빠져보라고 권하고 있다. 여기서 착안해 ICT(정보통신기술)을 언어유희해 ‘Ideas Connect Technology’라는 문장으로 변주해 보았다. 결국 기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무기는 아이디어라는 뜻이 된다.”
외국영화 번역가로 유명한 이미도 씨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과 산업을 융합하는 무기가 바로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이미도 씨는 ‘2017 사이언스 마스터 클래스’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창조적 상상력 촉발의 무기는 ‘호기심’
그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도구가 바로 상상력이고, 그 아이디어가 독창적이라면 그것이 바로 창조적 상상력이 되는 것”이라며 “창조적 상상력을 촉발시키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인간의 호기심”이라고 설명했다.
“호기심은 뭔가를 알고 싶은 강한 욕구이기 때문에 왜(Why)?는 호기심을 북돋우는 질문이고, ‘만약에(What if)’는 창조적 상상력을 북돋우는 위대한 질문으로, 관점의 전환과 역발상으로, 다르게 생각하는데서 비롯된다”며 그는 헐리우드의 애니메이션 영화들을 예로 들었다.
“나무늘보보다 더 게으른 판다가 날렵한 쿵푸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창조적 상상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드림웍스에서는 아무도 상상하지 않는, 관점의 전환으로 역발상을 했고 그 결과로 영화 ‘쿵푸 팬더’가 탄생케 된 것이다.”
또 “만약에 느림보 달팽이가 370km로 달릴 수 있다면?”이라는 역발상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애니메이션 영화 ‘터보(Turbo)’다. 그는 “터보의 인간 매니저가 ‘Think big to be big(크게 되려면 크게 생각해)’라고 격려의 말을 했다”며 “크게 생각하는 것이란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위기의 상황에서 창조적 상상력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도 ‘설리:허드슨 강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철새와의 충돌로 추락 위험에 처한 비행기 조종사가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인근 비행장이 아닌, 허드슨 강 위에 비상 착수시킴으로써 155명 전원을 구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라며 창조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조적 상상력 위해 ‘좋아하는 것을 즐겨라’
그렇다면 창조적 상상력을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할까. 이미도 씨는 ‘독보적’이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가 말하는 ‘독보적’이란 ‘많이 읽고, 많이 보고, 많이 쌓는다’는 뜻을 의미하는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독서다. 책을 많이 읽어야 더 멋진 상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조적 상상력을 위해 연결을 잘하려면 넘나들기와 어울림을 잘해야 한다. 넘나듦이 바로 통섭(Consilience)인데, 기술과학과 인문학의 독서를 넘나들게 되면 세상에 존재하는 기술을 연결하게 되고 그것이 감동을 주는 협업이 된다면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꽃을 피울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과학과 인문학 분야를 넘나드는 통섭의 독서야말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창조적 놀이의 하나다.”
이것은 ‘당신 언어의 한계가 세계의 한계(The limits of your language are the limits of your world)’라는 비트겐슈타인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리고 영화를 즐겨보고, 여행을 즐겨하면서 많은 경험들을 쌓을 때도 창조적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까지 100명에 가까운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시카고대학이 이처럼 창의적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말한 한 가지 대답이 바로 “좋아하는 일을 하라(Do what you love)”였다며 그 역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창조적 상상력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즐기라”고 조언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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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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