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 어려운 용어와 딱딱하고 복잡한 과학 원리 설명들이 가득하기 때문에 과학 수업 시간에는 늘 지루하고 따분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그래서 교육 전문가들은 어려운 과학 용어를 무작정 암기하는 것보다는 실험을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토론을 통해 생각을 공유하는 교육법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그다지 재미가 있거나 흥미롭지는 않다.
그렇다면 온 국민이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과학지식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방법으로 도입된 것이 바로 ‘사이언스 레벨업’이다. 게임을 즐기듯 과학상식을 익힐 수 있도록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개발한 사이트다.
게임과 퀴즈 등으로 '과학을 즐겁게'
‘사이언스 레벨업’은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닌 게임, 동영상, 퀴즈, 가상체험콘텐츠로 과학이론을 입체적으로 습득하도록 돕고 있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원리를 무엇일까, 3D 안경 없이 3D 영화를 볼 수 없을까, 뜨거운 국그릇이 식탁 위에서 스스로 움직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등등 일상생활에서 궁금했던 과학적 이론을 게임이나 실험을 통해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치를 해두었다.
이 가운데 특히 학교에서는 학급, 동아리별로 사이언스 레벨을 올리는 퀴즈 대항전이 특히 인기가 높았다. 지난 6월 5일부터 7월 2일까지 온라인으로 사이언스 레벨업 과학랭킹전 예선이 진행됐고, 그 결선이 제21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 현장에서 치러졌다.
EBS의 뚝딱이 아빠로 유명한 개그맨 김종석 씨의 사회로 시작된 이날 현장에는 초등저학년부터 고등부까지 각 부문별로 티셔츠를 맞춰 입은 아이들이 참석해 열기가 뜨거웠다. “화산활동이 우리에게 주는 이로운 영향도 있다”는 문제가 나오자 아이들은 빠르게 OX를 판단해 자리를 잡았다. 처음에는 이런 서바이벌 OX퀴즈로 결승 진출자들을 가렸다.
결승에서는 “곤충이 알에서 부화한 뒤 어른벌레가 되기 전의 모습은?”이라는 질문에 ‘ㅇㅂㄹ’이라는 초성이 힌트로 주어졌고, 학생들이 ‘애벌레’라고 정답을 적어서 들어 올리는 '도전, 골든벨' 형식으로 진행됐다.
참여 학생들은 물론 응원을 온 학부모와 축전 관람객들까지 여기저기서 정답들이 터져 나왔다. 쉬운 문제는 쉬운 대로 서로 정답 맞추기에 신이 났고, 어려운 문제는 어려운 대로 학창시절 배웠던 과학지식을 더듬어서 정답 찾기에 바빴다. 온 가족이 ‘과학퀴즈’로 하나가 되고 과학지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시간이었다.
과학창의축전서 과학지수 높여라!
이번 ‘사이언스 레벨업’ 과학랭크전에는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등 전국에서 학생들이 참석했는데, 이른 아침 버스를 타고 행사장을 찾았다는 충북 청주시의 남성초등학교 6학년 황서윤 학생은 “함께 참석한 친구들 중에는 과학에 관심이 있는 애들도 있고, 관심이 없는 애들도 있지만, 이렇게 함께 퀴즈를 푸니까 더 재미있고 과학에 대한 흥미도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고등부 참가자인 세종시의 한솔고 신성결 학생은 “Chemistry와 Story를 합친 ‘켐토리’라는 과학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번에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며 “화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게임이나 퀴즈를 통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접근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포항제철동초등학교 무형이네는 엄마, 아빠까지 온 가족이 총출동을 했다. 포항에서 하루 전에 올라왔으니 1박2일 나들이가 된 셈이다. 무형이 엄마는 “그 덕분에 오전 일찍부터 행사장에 왔고, 과학창의축전의 여러 신기하고 재미있는 체험도 해볼 수 있었다”며 “무형에게 더 없이 좋은 경험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이날 각 부분 10명까지 동일한 상이 주어졌기 때문에 승부보다는 참여하는데 의의가 컸다. 시상식에서 강흥서 한국과학창의재단 과학문화진흥단장은 “오늘 사이언스 레벨업을 통해 한 단계 과학지수를 높였으니 앞으로 우리나라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과학인재들로 성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 김순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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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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