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 살았던 아스테카(Aztec) 족의 마지막 황제 몬테수마 2세(Montezuma II, 1470-1520)는 코코아를 매우 신뢰했다. 병사가 코코아 한 컵만 마시면 온종일 행진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다.
코코아는 카카오나무에 열리는 카카오콩을 가공해 만든 것이다. 카카오콩을 수확한 후 발효와 건조를 거쳐 가루로 만들면 코코아가 된다. 그리고 이 분말에 우유, 설탕, 향료 등을 섞어 덩어리로 만들면 초콜릿이 된다.
몬테수마 2세는 초콜릿을 알지 못했다. 그가 초콜릿을 알았더라면 병사들에게 코코아 대신 초콜릿을 먹으라고 명령했을 것이다. 오늘날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는 초콜릿을 보면 맛도 다양하지만 살이 찔 만큼 영양이 흘러 넘친다.

초콜릿 원료 카카오는 장수식품
2일 ‘더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초콜릿이 등장한 것은 19세기 들어서다. 1828년 네덜란드의 판 후텐이라는 사람이 카카오 분말을 압착해 코코아 버터를 만들었고, 이 새로운 제조 기술을 각국에 전파했다.
1876년에는 크림에 초콜릿을 입히는 기술이 개발됐고, 오늘날 밀크초콜릿의 효시가 됐다. 지금은 밀크초콜릿에 갖가지 맛과 향이 첨가돼 다양한 색상과 무늬를 지닌 수많은 초콜릿이 생산, 판매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지금 많은 초콜릿들이 불유쾌한 용어로 쓰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밀크와 설탕이 대량 추가된 초콜릿 맛에 너무 익숙해 있어 비만을 걱정하는 많은 부모들로부터 정크푸드 같은 대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콩은 건강식품이었다.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이 초콜릿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7년 하버드 대학이 발표한 파나마 쿠나족(Kuna people)에 대한 연구 결과가 대표적인 경우다.
보고서에 따르면 섬에 살고 있던 쿠나족은 매우 낮은 혈압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는 심장마비, 뇌졸중, 2형 당뇨병, 암 등의 질병 발생율이 매우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이들 부족은 내륙에 살고 있던 부족들보다 훨씬 오래 살았다.
원인은 코코아에 있었다. 이들은 하루 평균 5컵 이상의 코코아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이런 연구 결과가 발표된 후 많은 곳에서 후속 연구가 이어졌다. 코코아와 초콜릿의 효능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연구들이었다.
그 결과 카카오가 혈관 건강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H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또 혈압을 어떻게 낮추고 있는지 등에 대해 의학적인 견지에서 다양한 연구 결과가 쏟아져 나왔다.
카카오 줄이고 지방·설탕 등 늘려
과학자들을 통해 큰 주목을 받은 것이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성분이다. 노란색 계통의 색소 플라보노이드는 항균·항암·항바이러스·항알레르기 및 항염증 활성을 지니며, 독성은 거의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폴라보노이드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 안에 들어 있는 에피카친(epicathin)이란 성분 때문이다. 이 성분은 우리 몸 안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을 돌아다니면서 갖가지 몸에 이로운 일을 하고 있었다.
혈관을 건강하게 해 고혈압을 낮추고,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출 수 있도록 몸에 이로운 HDL콜레스테롤 생성을 가능하게 하며, 혈액 속의 포도당의 양을 일정하게 유지하게 하는 인슐린의 활동을 강화하는 등의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다.
이런 기능에도 불구하고 초콜릿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푸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제품 생산을 위해 추가로 함유된 지방과 설탕 성분 때문이다. 정부 등으로부터 특별한 규제가 없는 상황에서 카카오를 줄인 저질 제품들이 다수 생산되고 있다.
‘더 컨버세이션’은 현재 시중에 팔리고 있는 많은 초콜릿 중 많은 제품들이 적정량의 폴라보노이드 대신 자극적인 맛을 강조하는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의 건강 관리에 적신호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연구 역시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제품이 아니라 특별히 제작된 초콜릿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신빙성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쿠나 부족이 먹었던 것은 불량 초콜릿이 아니라 강력한 카카오 성분이었다는 것.
입증되지 않은 광고도 난무하고 있다.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콩을 냉압(cole-press)해 만든 생 코코아(raw cocoa)를 사용해 모다 강력한 건강기능을 지닌 초콜릿을 만들었다는 식품회사도 있다.
그러나 ‘더 컨버세이션’은 “생 코코아가 심혈관 질환 예방에 더 큰 효과를 보인다는 어떤 연구 결과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부 기업들이 자금을 투입해 카카오가 많이 들어 있는 특정 초콜릿 제품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초콜릿이 건강에 없어서는 안 될 것처럼 광고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카카오 성분 대신 향과 맛을 강조한 내용물이 더 많이 들어 있으며, 실제로 건강에 큰 도움을 주지 않는 초콜릿이 소비자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고 조언했다.
‘더 컨버세이션’은 기업 중심의 이런 무분별한 연구를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초콜릿 안에 가능한 더 많은 에피가친 성분을 함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업성을 배제한 건강 초콜릿을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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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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