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수만 년 전 늑대로부터 갈라져 인간의 생활 영역에 들어온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학계에서는 유럽의 개가 가축화되는 과정이 두 차례 있었다는 설이 제기됐었다. 미국 뉴욕 스토니 브룩대 연구팀이 이끈 국제협동 연구진은 이에 대해 최근 두 차례가 아니라 한 차례의 가축화 과정이 있었다는 새로운 주장을 폈다.
이 대학 인문ᆞ과학대 ‘생태와 진화’ 학부 크리슈나 비라마(Krishna R. Veeramah) 조교수는 독일에서 발굴된 선사시대 개 두 마리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유전체가 유럽에 사는 현대 개들의 조상으로, 현대의 개들이 중간에 다른 종류로 대체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17일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대의 개들은 2만~4만년 전 회색 늑대 무리에서 한번의 가축화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개의 가축화 기원지 의견 분분
개들은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 최초의 동물이었다. 늑대와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오래된 개 화석은 1만5천년 전 현재의 독일 지역에서 발굴됐다. 그러나 시베리아 극동지방에서 고대의 가축화된 개 뼈가 발견됐다는 주장 등이 있어 고고학적 기록은 좀 모호한 상태다. 몇몇 학자들은 최근 현대 개들의 유전자 자료분석을 통해 개 가축화가 기원한 곳으로 유럽과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중동 등 여러 지역을 제시해 미스터리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최신 고유전체학 기술을 사용해 아일랜드의 5000년 된 고대 개의 유전체를 효과적으로 분석한 연구가 있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관련 학자들은 개들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가축화되었다고 주장했다. 옥스퍼드대 연구팀은 또 유럽에서 가축화된 토착 개 무리가, 신석기 시대의 어느 시기에 동아시아에서 독자적으로 토착화됐다 유럽으로 유입된 무리들로 대체되었다는 가설을 제시하기도 했다.

“신석기 시대 후 ‘대량 교체’ 없어”
비라마 박사는 “이 분석들과는 반대로 우리는 그 시기의 고대 개들이 애완용으로 기르는 대다수의 번식견을 포함해 현대 유럽 개와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유럽 대륙에서 신석기 시대 들어 ‘대량 교체’ 같은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며, 석기시대의 화석 기록에서 관찰된 단 한 차례만의 가축화 과정이 있었고, 이것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늘날 보는 개들과 함께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르마 교수팀은 논문에서 좀더 오래된 7000년 된 개 화석을 사용해 개 가축화시기를 2만~4만년 사이로 좁혔다.
연구팀은 또 좀더 ‘젊은’ 5000년 된 개가 유럽의 개와 현재의 중앙아시아 및 인도 개를 닮은 어떤 종과의 혼합종이라는 증거를 발견했다. 이 발견은 청동기 시대 초기에 사람들이 아시아 대초원에서 유럽으로 이동하면서 그들이 기르던 개를 가져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유전체 분석으로 지리적 기원 규명 기대”
비르마 교수는 “우리는 고대 아일랜드 개 유전체와 함께 독일지방의 개 유전체를 재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많은 과학자들이 이전의 분석에서 이 중 가축화란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냈을 수 있는 많은 기술적 오류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고대 개에 대한 새로운 유전체 분석이, 비록 가축화된 개의 정확한 지리적 기원이 미스터리로 남아있더라도 개의 진화과정을 더욱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르마 교수는 유라시아 고대 개들의 유전체 분석이 궁극적으로 이 문제를 푸는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스토니 브룩대, 미시간대, 요하네스 구텐베르그대, 독일의 밤베르크대,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컬리지, 독일 기념유산부 협동 연구로 이루어졌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7-07-1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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