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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5-12

생명의 근원, 바다 아닌 땅에서 처음 시작 호주 연구팀, 지상 온천 암석에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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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생명은 어디에서 처음 출발했을까. 지금까지 두 가지 가설이 나와 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첫 번째 가설은 생명은 지구의 깊은 바다에서 시작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땅에서 시작했다는 가설이다.

이 중 더 인기 있고 널리 퍼진 가설은 생명은 바다에서 시작해서 땅으로 옮겨왔다는 가설이다.

그런데 최근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UNSW) 과학자들은 땅에서 생명체가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화석을 발견했다는 연구 내용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했다.

이 대학 연구팀이 34억8천만 년 된 온천 암석에서 발견된 화석은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발견된 미생물의 역사를 5억8천만년을 앞당기는 것이다.

34억8천만년 된 화석에서 발견된 동근 방울 ⓒ UNSW
34억8천만년 된 화석에서 발견된 동근 방울 ⓒ UNSW

지금까지 지구의 가장 오래된 미생물 증거는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발견됐으며 27억 년에서 29억년 전 사이로 추정되어왔다. 게다가 이번 화석은 땅에서 발견된 것이어서, 생명의 기원이 바다가 아닌 땅에서 시작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지상 온천에서만 나타나는 간헐석 발견

이 논문의 제1저자인 타라 조킥(Tara Djokic)은 “우리들이 발견한 놀라운 사실은 온천에 사는 생명의 기록을 단순히 34억 년 전으로 확대하는 것 만이 아니다. 이번 발견은 생명이 지금까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이른 시기에 땅에서 거주했음을 보여준다”고 10일 뉴 사우스 웨일즈 대학 보도자료에서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한 내용에 따르면 생명의 기원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보다 대략 5억8천만년 전이나 빠르다.

이 대학 연구팀은 서부 호주 필바라 크레이튼(Pilbara Craton)의 오래된 드레서 층(Dresser Formation)에 있는 온천 광상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 온천 매장층은 너무나 보존이 잘 되어 있으며, 무려 35억년의 역사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자들은 이 온천 매장층에서 오로지 지상 온천에서만 존재하는 간헐석(間歇石)이 포함된 것을 발견했다.

타라 조킥은 “이번 연구는 아마도 지구에서의 생명의 기원이 지금까지 많이 알려진 것처럼 바다에서 형성돼서 땅으로 이동해 발전한 것이 아니라, 땅의 온천에서 시작했음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온천 광상이 바다가 아니라 땅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 다양한 증거를 발견했다. 가장 중요한 증거는 땅에 있는 온천에서만 발견되는 간헐석이 나왔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간헐석이 발견된 암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4억 년 전의 것이다.

타라 조킥(왼쪽)과 반 크라넨동크 교수 ⓒUNSW
타라 조킥(왼쪽)과 반 크라넨동크 교수 ⓒUNSW

연구팀은 필바라 온천 광상에서 동시에  녹조류(綠藻類) 활동에 의해 생긴 박편상 석회암인 스트로마톨라이트 (stromatolite)를 발견했다. 이와함께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과 미생물의 흔적이 남아있는 공기방울 등을 발견했다.

연구팀의 한 명이며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자인 반 크라넨동크(Van Kranendonk)교수는 “이 같은 증거는 땅에 매우 다양한 형태의 생명이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크라넨동크 교수는 그린란드에서 발견된 37억 년 전의 스트로마톨라이트 화석을 발견하는 국제연구팀의 한 명으로 참가했다. 그러나 이 화석은 얕은 바다에 놓여 있었다. 크라넨동크 교수는 또 생명의 기원을 찾아 떠난 화성탐사선이 화성의 어느 지역에 착륙해야 하는지에 대한 조언을 하는 등 세계적으로 생명의 기원에 대한 전문가로 꼽힌다.

화성의 생명 근원 탐사에도 영향을 줄 듯

이번 발견이 지구상에 초기 생명에 대한 내용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다른 행성에서의 생명에 대한 기원에 대해서도 중요한 암시를 제기한다.

“이번 발견은 화성에서 생명의 기원이 어디에 있을 것인지를 암시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왜냐하면 화성은 필바라의 드레서 층과 유사한 시대의 온천 광상을 가지고 있 기때문”이라고 조킥은 설명했다.

화성의 물의 존재는 이미 상당한 증거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화성 물의 흔적은 지구상의 옛 온천과 유사한 연못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특히 화성의 컬럼비아 힐스(Columbia Hills)지역에서 그 같은 증거가 발견됐다.

“필바라 광상은 화성의 컬럼비아 힐스와 같은 시대에 형성됐는데, 콜롬비아 힐스는 화성 생명의 흔적을 찾는 주요한 목표물이다”라고 호주우주생물학센터의 반 크라넨동크(Van Kranendonk)는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5-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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