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의 깊숙한 동굴에서 발견된 초기 인류 종 ‘호모 날레디’(Homo naledi)의 유골화석이 같은 동굴 다른 방에서 다시 많은 수가 발견됐다.
과학저널 ‘이라이프’(eLife) 9일자에 발표된 일련의 논문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22만6000년~33만5000년 사이에 호모 날레디가 현생인류 및 다른 초기 인류 종과 공존했었다는 ‘그림’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의 인류학자 존 호크스(John Hawks) 교수는 적어도 세 개의 어린이 유골 및 성인 유골 표본을 구성하는 새로운 화석에는 ‘멋지고 완벽한 두개골’을 포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신 보관 가설에 힘 실려”
동굴 ‘떠오르는 별’( Rising Star) 연구팀의 리더이자 논문 저자인 호크스 교수는 처음 발견된 호모 날레디의 화석이 있던 방으로부터 다소 떨어진 방에서 여러 구의 호모 날레디 유골 화석을 발견했다. 그는 호모 날레디가 동족의 주검을 보관하고 있었던 것은 상당한 지능과 문화의 첫 시작을 암시하는 놀라운 행동이라는 생각에 무게를 더해준다고 말했다.
호크스 교수는 “호모 날레디가 어둡고 멀리 떨어진 곳에 시신을 보관했다는 가설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며, “이번 두번 째 발견에서도 거의 동일하게 여러 구의 유골화석을 찾아낸 것이 우연의 일치이겠느냐”고 말했다.
2013년의 첫 발견에서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 비트바터스란트대학교 고인류학자인 리 버거(Lee Rogers Berger) 교수팀은 15구로 추정되는 다양한 연령대의 유골화석을 찾아냈었다.

성인 둘과 어린이 유골화석 한 개 발견
레세디(Lesedi) 방으로 불리는 새로운 동굴 방은 최초의 호모 날레디 화석이 발견된 디날레디(Dinaledi) 방에서 약 100m 떨어져 있다. ‘레세디’란 말은 현지 세츠와나어로 ‘빛’이란 뜻이다. 레세디 방은 2013년 디날레디 방에서 발굴이 진행되던 당시에 처음 발견됐었다. 호크스 교수와 함께 논문 시니어저자인 리 버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레세디 방에서 130종 이상의 새로운 호모 날레디 화석을 검색했다. 이 새 방은 접근하기가 너무 어려워 칠흑같이 어두운 곳을 기고, 오르고, 몸을 숙여 빠져나가야만 했다.
레세디 방에서 발견된 화석은 성인 두 명과 어린이 한 명 등 세 명 분이다. 연구팀은 발굴이 진행됨에 따라 더 많은 유골화석이 발굴될 것으로 믿고 있다. 5세 이하로 추정되는 어린이 유골화석은 머리와 몸체 뼈가 발견됐고, 성인 중 하나는 턱뼈와 무릎 뼈로 연령대를 확인했다.

“마침내 호모 날레디 얼굴 보게 돼”
선물을 의미하는 세소토어인 ‘네오’라고 이름 붙인 세번 째 해골은 놀랍도록 완벽하다. 네오의 두개골은 매우 공을 들여 복원돼 좀더 완벽한 호모 날레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비트바터스란트대와 스위스 쮜리히대에 적을 두고 있는 피터 슈미트(Peter Schmid) 교수는 연약한 두개골 뼈를 재건하는데 수백시간을 들인 후 “마침내 호모 날레디의 얼굴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떠오르는 별’ 동굴에서 발굴작업을 관장하고 있는 버거 교수는 “네오의 골격뼈는 두개골과 하악골이 보전된 유명한 ‘루시’ 화석보다 기술적으로 더 완전한, 지금까지 발견된 고인류 화석 중 가장 완벽한 것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루시’(Lucy)는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320만년 전의 여성 유골화석으로, 처음으로 직립 보행을 한 인류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보행과 기어오르기에 능숙”
초기 인류 계통(hominin) 전문가인 호크스 교수는 새로운 해골의 두개골은 섬세한 안구 부위와 코뼈를 포함해 많은 얼굴 뼈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네오의 골격뼈에는 완전한 쇄골과 거의 완전한 대퇴골이 있어서 호모 날레디의 덩치와 키를 재확인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호모 날레디가 효과적으로 보행을 하고 기어오르기에도 능숙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척추 뼈도 매우 잘 보존돼 있으며 네안데르탈인에게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을 하고 있다는 것.
두 군데의 호모 날레디 유골화석이 결합됨으로써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 이외의 다른 인류 계통에 대한 가장 완전한 기록이 나오게 되었다. 호크스 교수는 “레세디 방에서 새로운 유골화석이 발견됨에 따라 적어도 18개체의 골격을 재현할 수 있는 2000개의 호모 날레디 표본을 보유하게 됐다”며, “이것은 네안데르탈인을 제외하고 다른 어떤 멸종된 종이나 인류 계통의 표본보다 많은 숫자”라고 설명했다.
“시신 보관은 문화활동의 가장 깊은 뿌리”
호모 날레디가 시신을 지하의 접근하기 어려운 동굴 방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네안데르탈인과 거의 유사하다. 스페인의 시마 데 로스 후에소스라는 깊은 동굴에서는 40만년 전 네안데르탈인들이 죽은 동료들의 시신을 보관한 증거가 발견된 바 있다.
호크스 교수는 “호모 날레디는 뇌의 크기가 인간의 3분의 1밖에 안되고 명백하게 인간이 아니다”며, “그럼에도 매우 깊은 행동 양상, 즉 다른 이가 사망한 후에도 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공유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인간 문화활동의 가장 깊은 뿌리를 보는 것 같은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 kna@live.co.kr
- 저작권자 2017-05-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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