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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서현교 객원기자
2005-02-15

과학기술, 사회와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김동광 고려대 강사 ‘2005 과학기술과 사회 윈터스쿨’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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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과학기술 논리로 방사능폐기물 매립장 문제, 고속철도 천성산 터널 설치문제 등 최근의 과학과 연계된 사회문제들을 풀기 어렵다. 과학은 사회와의 다이나믹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관계를 이해해야 하는 게 문제해결의 열쇠다."


김동광 박사(고려대 강사)는 고려대 과학기술학 협동과정과 한국과학문재단이 지난 14일 고려대 서울캠퍼스에서 개최한 ‘2005과학기술과 사회 윈터스쿨'에서 “최근 일어나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보는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과 사회 과거*현재*미래’란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 박사는 “사회는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 ‘과학기술 만능주의’처럼 과거에 과학을 이해하던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최근 일어나는 문제들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령 핸드폰에서 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CDMA)이 채택됐을 때 그것이 가장 좋은 기술이라는 이유만으로 채택됐을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김 박사는 “기술 채택의 뒤에는 그 사회가 가진 기술에 대한 가치관, 개인성향 등 사회구성원의 다양한 신념체계가 총체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학-사회 관계성 규명, 대칭성*공평성 인식 필요

결국 과학과 사회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파악하기 위해서 소위 ‘대칭성’과 ‘공평성’의 시각과 함께 ‘과학은 역사의 산물’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게 김 박사의 주장이다.


여기서 대칭성은 과학에서 참과 거짓을 같은 종류의 원인(척도)으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칭성의 예로 진화론과 창조론을 비교한 김 박사는 “진화론은 과학, 창조론은 이론이나 종교로 구분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창조론도 진화론과 마찬가지로 자연과학의 시각에서 풀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에서 창조론자들이 진화론자들과 토론을 벌여 진화론자들이 궁지에 몰리는 경우도 있으며, 일부 주는 창조과학을 과학수업에서 다루도록 허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공평성은 과학적 지식의 참과 거짓, 합리성과 비합리성, 성공과 실패에 대해 공평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가령 우리가 배우는 과학은 성공한 과학만 모은 내용이지만 그 뒤의 수많은 실패의 과학들도 동등한 입장에서 다뤄줘야 한다는 것이다.그는 “대칭성*공평성의 입장에서 과학을 평가하는 시각은 과학지식사회학자 데이비드 블루어(D. Bloor)의 과학-사회 분석틀인 ‘스트롱(Strong) 프로그램’과 이 이론의 토대인 토마스 쿤(Thomas Kuhn)의 ‘패러다임 사이의 대칭성 이론’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과학기술 이슈 시민참여는 대칭성 인식의 확장

또한 현재의 과학기술에서 시민참여 즉 시민운동을 앞서 지적한 ‘대칭성’의 확장’이라고 지적한 김 박사는 “복제양 돌리나 유전자변형식품(GMO)로 대표되는 생명공학의 안전 및 윤리문제가 도출되면서 과학기술자의 영역이던 과학기술에서 대중참여가 필요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북유럽의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와 같은 ‘과학기술 시민참여 제도’가 좋은 예이며 우리 나라서에서 1990년대 말 2차례 한국 유네스코 주최로 이 회의가 열린 바 있다고 그는 소개했다. 이런 움직임은 과학문화를 대중들의 과학적 소양을 높이는 소극적*수동적 활동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과학기술을 둘러 싼 사회적 의사결정에 대중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라고 그는 평가했다.


끝으로 “그동안 과학지식이나 기술은 최종적인 완성물만 볼 수 있었을 뿐, 그 생산과정은 블랙박스 속에 가려있었다”고 밝힌 김 박사는 “이 블랙박스를 해체할 목적으로 대칭성*공평성의 시각으로 사회와 과학의 관계를 보면 과학과 사회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가능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5 과학기술과 사회 윈터스쿨’은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총제적인 학문에서 살펴보자고 각계 전문가가 나서 4일간 강의와 토론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5-02-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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