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4-14

새로운 행성 ‘디디’의 정체는? 명왕성 밖에서 태양 한 바퀴 도는데 1100년 걸려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해왕성 바깥쪽에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는 작은 천체들의 집합체를 카이퍼 벨트(Kuiper Belt)라고 한다. 이 벨트 근처에 명왕성이 있다. 명왕성보다 먼 곳에 다른 행성이 태양을 돌고 있다.

지난 2016년 10월 미시간 대학과 암흑에너지 연구팀은 명왕성보다 더 먼 곳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다른 천체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그 천체들 안에 ‘V774104'가 포함돼 있었다. 태양으로부터 세 번째로 먼 곳에 떨어져 공전하고 있는 구체다.

이 천체가 큰 주목을 받은 이유는 크기다. 지름이 635km인 것으로 측정했는데 미국 콜로라도 강의 4분의 1에 불과한 길이다. 명왕성의 1187km와 비교하면 절반에 조금 넘는 길이다. 천체의 온도는 섭씨 -243.15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디디' 출현으로 왜소행성 기준에 논란 

13일 'space.com'에 따르면 미시간대 연구팀은 '디디(DeeDee)'란 이름이 붙여진 이 천체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지에 발표했다.

명왕서 바깥쪽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천체 '디디(DeeDee)'의 모습을 그린 가상도. 왜소행성보다 작으면서 다른 행성들처럼 규칙적으로 태양을 돌고 있다.
명왕서 바깥쪽에서 태양을 돌고 있는 천체 '디디(DeeDee)'의 모습을 그린 가상도. 왜소행성보다 작으면서 다른 행성들처럼 먼 거리에서 태양을 돌고 있다. 공전 주기가 1100년에 달한다.  ⓒ Alexandra Angelich (NRAO/AUI/NSF)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 천체는 태양으로부터 약 92 AU 떨어져 있었다. AU란 지구와 태양과의 거리를 기준으로 한 천문단위를 말한다. ‘디디’는 타원형을 형성하면서 태양을 공전하고 있었는데 가까울 때는 38AU, 멀 때는 180AU에 달하는 것으로 측정됐다.

연구팀이 측정한 태양과 ‘디디’ 간의 최장 거리는 약 1370억 km다. ‘디디’에서 발산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기 위해서 약 13시간이 걸린다. 실제로 ‘디디’가 태양을 한 바퀴 돌기위해서는 1100년이 걸린다.

‘디디’의 존재가 발견된 것은 태양계 연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태양계의 범위를 명왕성 부근에 한정해왔다. 그러나 이 천체의 발견으로 명왕성 바깥에 아직도 우리들이 알지 못하는 새로운 천체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추정케 하고 있다.

‘디디’의 출현으로 태양계를 설명하기 위한 행성 규정에도 큰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2006년 8월 국제천문연맹(IAU)에서는 태양계 행성에 대한 분류법을 새로 개정하면서 왜소행성(dwarf planet, 矮小行星)이란 용어를 만들어냈다.

이 용어가 만들어진 것은 명왕성 때문이다. 명왕성을 행성으로 구분하고 있던 당시 상황에서 명왕성의 크기나 위치가 행성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소행성과 행성의 중간 단계인 왜소행성이란 범주를 만든 후 명왕성을 그 범주에 포함시켰다.

디디’ 외에 다른 행성들 존재할 수 있어    

왜소행성이 되기 위해서는 네 가지 기준에 부합해야 했다. 먼저 태양을 중심으로 한 공전 궤도를 가지고 있어야 했다. 또 원형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자체 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질량을 갖고 있어야 했다.

세 번째로 자신의 공전 궤도 주변의 다른 천체를 끌어들이지 않아야 하며, 다른 행성의 위성이 아니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런 기준이 만들어진 것은 태양계 안에 명왕성과 유사한 천체들이 다수 존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왜소행성의 기준이 되는 세레스(Ceres)와 비교해 ‘디디’의 크기가 3분의 2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왜소행성의 기준에 부합되지 않으면서 태양을 돌고 있는 이 행성과 같은 존재를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논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미시건 대학 연구팀장인 데이비드 게르데스(David Gerdes)  교수는 ‘디디’에 대해 “태양계 행성 시스템 생성 과정에서 생겨난 또 다른 행성”이라고 말했다. 또 이 천체를 통해 그동안 풀리지 않았던 태양계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디디’를 발견한 것은 칠레에 있는 CTIO(Cerro Tololo Inter-American Observatory) 천문대의 블랑코 망원경이다. 원래 이 망원경을 통해 암흑 에너지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다. 약 11억 장의 사진을 촬영했는데 그 안에는 수많은 은하들이 들어 있었다.

과학자들은 사진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태양계 외곽을 돌고 있는 또 다른 천체 ‘디디’를 발견했다. ‘디디’의 형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은 칠레 아타카마 사막에 건설된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어레이(ALMA)’다.

그러나 허블우주망원경의 10배에 달하는 고해상도 이미지 생성이 가능한 이 무선안테나 방식의 영상 재현 장치도 ‘디디’의 내부 상황을 분석하지는 못했다. 미시건대 연구팀은 추가 연구를 통해 ‘디디’의 밝기가 매우 어둡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빛의 세기를 정밀 분석해 ‘디디’의 온도가 섭씨 -243.15도임을 알아냈다. 또한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을 13% 반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3% 반사율은 지구의 18% 반사율과 비교해 5% 포인트 낮은 수치다.

천문학자들은 최근 개발되고 있는 첨단 기술이 ‘디디’ 뿐만 아니라 태양계 바깥쪽에서 천천히 공정하고 있는 많은 천체들 연구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디디’에 적용된 기술을 다른 천체에 적용할 경우 그동안 풀지 못했던 수수께끼를 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4-14 ⓒ ScienceTimes

태그(Tag)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