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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3-20

명령 받으면, 90%가 전기고문 참여 폴란드 연구팀, '밀그램 실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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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얼마나 권위있는 잔인한 명령에 복종하는지를 알아보는 악명높은 실험이 있었다.

예일대학교 사회심리학자인 스탠리 밀그램 (Stanley Milgram)이 1961년에 한 실험이다.

권위를 가진 주체가 말을 하면 아주 잔인한 명령이라도 기꺼이 복종하는 것을 알아보는, 인간의 연약함과 악함을 보여주는 그런 종류의 실험이다.

밀그램 실험 movie_image

밀그램 실험은 피실험자에게 이런 사악한 명령을 내린다. 다른 사람에게 매우 강력한 전기충격을 가해야 한다고. 그 전기충격의 강도는 최고 450볼트로,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물론 이 실험에서 실제로 전기가 통하게 하지는 않았다.  전기충격을 받은 사람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그만하라고 소리치게 했지만, 이 역시 전문 배우가 한 연극이었다. 밀그램은 실험참가자에게 과학적 발전을 위한 실험이며, 4달러를 제공하고, 중간에 중단해서는 안된다는 지침을 내렸다.

최근 폴란드 SWPS 대학교 사회심리학자들은 50년 전 실시한 밀그램 실험과 비슷한 내용의 현대판 밀그램 실험을 재현하고, 이를 ‘사회심리학 및 인격과학’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저널에 게재했다.

저자들은 “이번 실험의 목적은 폴란드 주민들은 어느 정도의 수준의 귄위에 복종하는지를 시험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중앙유럽에서는 밀그램 실험과 같은 종류이 실험이 전혀 실시된 적이 없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80명 중 90%가 전기충격 버튼 눌러

사회심리학자인 토마스 그르지브(Tomasz Grzyb)는 “밀그램 실험에 대해서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은 ‘나는 결코 그같이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우리들의 연구결과는 아직도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불유괘한 일에 동의하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리적인 고려사항에 따라 밀그램 실험을 완전히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연구원들은 복종의 단계를 줄였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비슷했다.

연구팀은 18세에서 69세 사이의 남자 40명과 여자 40명 등 80명의 실험참가자를 모집했다. 실험참가자들은 눌러야 할 버튼이 10개를 받았는데 이들 버튼은 전기 쇼크의 수준이 달랐다.

90%의 사람들이 실험에서 가장 강한 전기 충격을 주는 버튼을 눌렀다. 그르지브는 “밀그램의 원래 실험이 실시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도 놀랄만큼 많은 사람들은 힘이 없는 개인에게 감전시키는 일에 기꺼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은 유태인 학살의 주범 중 한 명인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한 범죄심판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지난 1961년 7월부터 이 실험을 시작했다.

어떻게 나찌 대원들은 유태인들을 가스실에 넣어 그렇게 잔혹하고 참혹하게 살해할 수 있었는지 사람들은 의문을 갖는다. 스탠리 밀그램 역시 이런 질문을 가졌다. “아이히만과 그를 추종한 수 백만 명의 공범자들은 단순히 명령에 따라서 홀로코스트를 수행할 수 있는가?”

나찌 학살 가담자의 심리 파악하려 시작

인간성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을 탐구하기 위해 밀그램은 특수한 실험장치를 고안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실험자의 명령에 따라 옆방에 있는 사람에게 전기충격을 주는 버튼을 누르도록 했다.

30개의 버튼은 비교적 해가 안되는 15볼트에서 시작해 최고 450볼트까지 올라간다. 450볼트까지 높아지면 사람들은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데, 실험참가자들은 그같은 위험성에 대한 주의를 받았다.

전기충격 버튼을 눌러도 약간의 무서운 소리와 빛이 번쩍이는 효과만 날 뿐 실제로 전기가 흐르지는 않았다. 다만 옆방에서 전기충격을 받는 사람은 전문 배우로서 실험참가자들이 전기버튼을 누를 때 마다 마치 진짜로 감전되는 것 같이 소리를 지르고 대가를 받는 훈련된 배우였다.

E의 명령에 따라 T는 L에게 전기충격을 준다.  ⓒ 위키피디아
E의 명령에 따라 T는 L에게 전기충격을 준다. ⓒ 위키피디아

밀그램 실험에 참가한 40명 중 65%는 명령에 따라 가장 높은 450볼트의 버튼을 눌렀다. 감전된 것처럼 연기한 배우가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면서 그만하라고 소리를 지르는데도 말이다.  일부 사람들은 실험실에서 나와서는 이같은 잔인한 실험을 계속하는데 대해 항의했다.

어떤 연구자들은 밀그램이 한 실험방식이 엉성할 뿐 더러 데이터를 조작했다고 주장했지만,  유사한 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여러번 나왔다. 폴란드 연구팀은 중앙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올해 이 실험을 실시한 것이다.

오리지널 밀그램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징벌에 의한 학습효과를 측정하는 실험’이라고 포장된 게시물을 보고 참여했다. 밀그램은 피실험자에게 교사역할을 맡기고, 학생이 문제를 틀릴때마다 전기충격을 하는 것이라고 주문했다.

밀그램은 실험 전에는 단 0.1%만이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릴 것이라 예상했으나, 실제 실험결과는 무려 65%의 참가자들이 450볼트까지 전압을 올렸다. 이들은 상대가 죽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비명도 들었으나 모든 책임은 연구원이 지겠다는 말에 복종했다.

밀그램은 피실험자들에게 심리적 외상을 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미리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윤리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 대학에서 해임되었다고 위키피디아는 전하고 있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3-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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