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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7-03-20

고로쇠는 그만, '신나무' 수액이 온다 생산량과 칼륨 함량 높아… 식품공전 등재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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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병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여러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고로쇠 수액. 이 나무가 자라는 지역의 인근 농가들은 매년 수액 채취를 통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좀 다르다. 지난해에 발생했던 이상고온 현상으로 인해 고로쇠의 수액 생산 능력이 줄면서 채취량도 함께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로쇠 수액으로 유명한 경남 하동군의 경우만 해도 올해 채취량을 예년보다 20∼30% 줄어든 100만L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고로쇠 수액을 대체재로 신나무의 수액이 주목을 받고 있다  ⓒ 국립수목원
고로쇠 수액을 대체재로 신나무의 수액이 주목을 받고 있다 ⓒ 국립수목원

고로쇠 수액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꼭 고로쇠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신나무 수액’이라는 대체재(代替財)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고로쇠보다 여러 면에서 우수한 신나무 수액

국립산림과학원은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고 있는 ‘신나무(Amur maple)’가 수액 채취를 위한 새로운 소득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고로쇠나무 보다 수액 생산량과 수액의 칼륨 함량이 두 배 이상 높다고 밝혔다.

신나무는 단풍나무과 식물답게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나무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단풍이 들어 색이 변하는 나무’라는 의미로 색목(色木)이라 불리면서 조경수나 염료의 원료로 사랑받아 왔다.

특히 줄기와 잎 부분은 의복을 물들이는 용도의 염료나 한약재의 원료로 사용되어 왔는데, 주로 눈병이나 신경통, 또는 관절염 등의 치료에 적용됐다. 이 외에도 최근 실험 결과에서는 껍질과 잎에 소염 작용 기능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신나무는 조경수나 한약재로서는 유명하지만 수액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는데, 이번 국립산림과학원의 발표를 통해 신나무 수액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수액자원별 수액 생산량(일 평균) ⓒ 산림과학원
수액자원별 수액 생산량(일 평균) ⓒ 산림과학원

우선 수액량에 대해 살펴보면 신나무는 나무 한 그루에서 하루 평균 4.1L의 수액이 채취되어 고로쇠나무의 평균 채취량인 2L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액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성분 분석 결과, 신나무 수액의 칼륨 함량은 고로쇠 수액보다 두 배 이상 높은 18.52ppm인 것으로 파악된 반면에 나트륨 함량은 0.94ppm으로서 고로쇠 수액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액의 당도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신나무 수액의 당도는 1.8브릭스(brix)로서 2.5 브릭스인 고로쇠 수액보다 낮지만, 대신에 청량감이 좋아서 한 번 맛을 본 사람은 다시 찾을 만큼 선호도가 높다는 것이 산림과학원 측의 설명이다.

현재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남부 산림자원을 관리하고 있는 이경태 박사는 “신나무 수액은 채취시기가 따로 알려진 바 없이 산새들이 나무에 구멍을 내어 흘러나오는 수액을 먹을 때에 맞춰 채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전하면서 “국내에서는 조경수로 주로 이용되지만 알고 보면 고로쇠 못지않게 우수한 수액자원”이라고 소개했다.

신나무 수액 유통을 위해서는 식품공전 등재 서둘러야

국립산림과학원은 현재 신나무 수액을 새로운 수액자원으로 확대하기 위해 신나무에 대한 입지 환경 조사는 물론 삼림 안에 있는 나무의 종류를 파악하는 임분(林分)과 숲속을 관리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신나무의 경우 지역이나 기상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1헥타르(ha)에 약 400그루 정도를 심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정도 숫자라면 ha당 평균 33000L의 수액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약 4500만원의 소득 창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박사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에 자생하는 신나무는 우수한 목재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수액과 같은 고부가가치 기능성 원료를 제공하는 산림자원”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 꾸준한 보급 확대를 위하여 현장 설명회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나무 수액의 채취시기는 산새들이 나무에 구멍을 내는 것으로 파악한다
신나무 수액의 채취시기는 산새들이 나무에 구멍을 내는 것으로 파악한다 ⓒ 산림과학원

다음은 신나무 성분 분석 및 상용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는 이경태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신나무를 대부분 조경수로만 활용했지만, 해외의 경우는 어떤지 설명해 달라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이미 설탕단풍(silver maple)과 함께 유용한 수액자원을 얻을 수 있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국내에서처럼 직접 수액을 음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럽형태의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반면에 중국의 경우는 수액을 이용하여 차(tea)를 만들어 마시는 형태로 발전했다.

- 성분 분석을 통해서 고로쇠보다도 더 유용한 수액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고로쇠 수액처럼 채취하여 음용하거나 판매해도 되는 것인지?

아직은 안 된다. 식품의약안전처의 식품공전 상에 신나무 수액이 등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공전 상에는 잎과 줄기만 사용할 수 있도록 언급되어 있고 수액 형태는 빠져있다. 따라서 조속히 공전 상에 올라갈 수 있도록 신청을 서두를 예정이다.

- 앞으로 현장설명회를 지속적으로 개최하여 신나무의 수액 채취 관리 요령 및 사후관리 방법을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했는데 간단한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혀 달라

수액은 나무에 구멍을 뚫는 일부터 시작하여 채취 방법, 그리고 유통관리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한 분야다. 특히 별도의 살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유통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본격적인 상용화 과정 이전에 표준화된 관리 시스템을 보급해 나갈 계획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3-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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