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X의 CEO이자 테슬라 모터스 CEO인 일론 머스크(Elon Musk)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현실일 가능성은 10억분에 1"이라고 주장했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세상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이며 가상현실일 수도 있다는 것. 바꿔 말하면 현실이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은 뇌에서 작동되는 '만들어진 가상의 세상'이라는 말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실사판인 셈이다.
이미 기술의 진보는 우리가 실제가 아니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미세한 눈꺼풀, 주름, 눈가의 떨림, 땀구멍을 감쪽같이 재현해내고 있다. 과학기술이 인간의 눈이 인지 못하는 영역 혹은 인간의 눈이 보는 범위를 속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미래에 인류는 가상현실이 현실인지 가상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세상에 살아갈 지도 모른다.

현실 구분하기 어려운 '컴퓨터 시뮬레이션 세상' 가능할까?
SF 영화 속 이야기라고만 무시할 것이 아니다. 가상현실 기술은 우리 실생활에 눈 앞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9일(목)~11일(토) 사흘동안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가상현실 전시회 'VR Expo 2017'에서 '가상현실 세계'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먼저 여타 다른 전시회와는 다른 점은 입장할 때 부터 차이가 났다. VR엑스포의 입장권은 스마트폰으로 전송받은 '바코드'였다. 입장권 교환대에 가서 스마트폰의 바코드 화면을 리더기에 접촉하면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전시장에 입장을 하고 나니 전시장은 최신 VR 트랜드를 직접 체험해보고자 하는 인파가 몰려 북새통을 이루었다.
첫째날 보다 둘째날 인파가 더욱 몰려 인기를 끌었다. 전날에 비해 확연히 늘어난 인파를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실감할 수 있었다. 전시장은 주로 VR 게임을 선보이는 부스가 많았지만 VR 무선전송기술 등의 VR 신기술이나 어트랙션(놀이기구), VR 게임방 등 다양한 분야의 VR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다.
놀이공간으로 '큐브형 VR'을 제시한 GPM사의 ‘몬스터VR’이나 써틴플로어의 롤러코스터 VR 시뮬레이터 'T익스프레스 360 VR', 한영엔지니어링의 'VR 바이크' 등의 체험존은 학생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왔다.
게임의 경우 초기 VR 런칭 당시 헤드셋을 쓰고 혼자하던 게임을 벗어나 여러명이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 유저 플레이어 게임이 대세였다. 쫓아오는 좀비를 상대로 사투를 벌이는 토키 스튜디오의 '스틸 얼라이브 VR'나 VR게임개발사 인스퀘어사의 멀티플레이 FPS게임 '배틀스쿼드' 체험장에는 사람들의 줄이 이어졌다.
VR게임은 특히 평상시에는 경험하지 못하는 장르에 적격이다. 고공절벽에서 번지점프를 하거나 행글라이더를 타고 하늘을 나는 체험 등 익스트림스포츠를 경험하는 데 이럴 때 가상현실 기술은 현실과 같은 짜릿함을 안겨준다.
미디어프론트는 VR 정글 행글라이더와 정글 번지점프를 선보였다. 번지점프는 상하로 움직이는 기구를 타고 VR체험을 하게 된다. 줄이 풀리면서 밑으로 내려가는 순간, 참가자들은 비명을 질렀다. 와바다다(WABADADA)는 실내에서 짚라인(Zipline)을 타는 효과를 느낄 수 있는 4D VR '아이 글라이더'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VR 엑스포 2017’에서는 새로운 VR 신기술과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들도 선보였다. VR 헤드셋과 PC간 고속무선 전송모듈을 개발한 와이젯은 거치형 VR기기들이 선이 없는 방식으로 발전해간다는 올 해 VR의 트랜드를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획기적인 가상현실 기술이 눈에 보이지는 않았다. 아직까지 가상현실 장르는 게임을 비롯한 '놀이'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무선 VR화를 위한 노력이나 4D를 도입해 영상과 오감을 자극해 현실 몰입감을 높이는 등 매년 기술이 진일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향후 더욱 발전된 가상현실 세계를 기대하게 했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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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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