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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심재율 객원기자
2017-03-14

자원봉사 하면 몇 년 젊어질까? 벨기에 겐트대학 4만여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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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와 취업 및 건강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 직업을 얻는데 유리하며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벨기에 겐트대학교(Ghent University) 연구원들이 자원봉사 및 취업과 건강에 대해 40,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였다. 지난 9일 플로스 원( PLOS ONE) 저널에 발표한 결과를 보면, 자원봉사를 하면 취업에 유리하며 더 건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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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자원봉사를 하면 얼마나 더 건강해질까? 봉사를 하지 않는 사람 보다 5년 정도 젊었다.

성별, 나이, 교육수준, 이주상태, 종교심, 출신국가 등 건강을 결정하는 다양한 요소를 감안해도 자원봉사자들은 봉사하지 않는 사람보다 기본적으로 더 건강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소득도 높아

박사연구자인 젠스 드톨레나에르(Jens Detollenaere)는 “자원봉사가 건강 및 취업과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결코 우연히 발생한 것이 아님을 통계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하지 않는 사람 보다 소득이 높았으며, 높은 소득 때문에 더 건강해지는 선순환의 구조도 발견됐다. 스티즌 바에트(Stijn Baert) 교수는 “특히 외국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에게 자원봉사 활동이 취업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한다는 이전 연구결과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물론 건강과 취업 및 소득을 결정하는 요인은 매우 많으면서도 복합적이므로 이들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명과 해석도 가능하다.

연구원들은 자원봉사 활동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사라 빌렘스(Sara Willems)교수는 “자원봉사자들은 자존감이 높아지고 자신도 쓸모가 있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획득하기 때문에, 사회에 쉽게 적응할 뿐 더러, 다양한 지원제도와 정보에 쉽게 접근하는 기회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러한 심리적 요인과 사회적인 요인이 건강에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두 번째 설명은 자원봉사 활동이 신체적 활동과 인지적 활동을 증가시키는데, 이것은 노년에 신체기능이 떨어지거나 치매에 걸리는 것을 늦춰준다.

마지막으로 신경과학연구에 따르면 자원봉사활동을 하면 남을 배려할 때 나오는 호르몬인 옥시토신(oxytocin)과 프로제스테론(progesterone) 호르몬을 배출한다. 이런 호르몬들은 스트레스와 염증을 조절하는 능력을 가졌다고 신경과학자들은 설명한다.

자원봉사는 자존감을 높여준다. ⓒPixabay
자원봉사는 자존감을 높여준다. ⓒPixabay

겐트대학연구팀은 2012년과 2013년에 실시한 6차 유럽사회조사(European Social Survey ESS6)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ESS6은 유럽 29개 국가 40,000여 시민들의 신념과 선호도 및 행동 등을 조사했다. 조사에 참가한 29개 국가는 벨기에 불가리아 사이프러스 체코 독일 덴마크 스페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폴란드 이스라엘 코소보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 등이다.

ESS6에 따르면 23% 이상의 응답자들은 적어도 6개월의 한 번 씩 자원봉사조직에서 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결국 자원봉사활동은 다른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시작하지만, 지난 수 십년 동안 자원봉사활동이 동시에 자원봉사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논문들이 많이 나왔다. 예를 들어 스스로 느끼는 건강이 좋아지고, 기능저하가 감소하며, 우울증과 사망률 등에서 좋은 효과를 준다.

이번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소득과 건강 등 다양한 요인들이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에 따른 오류를 피하기 위해, 통계를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방식과 조정분석(mediation analysis)방식을 모두 사용해서 처리했다.

자원봉사 활동은 퇴역군인들에게도 매우 유용하다. 이란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생명을 걸고 지옥같은 곳에서 전투병으로 복무한 제대군인들에게도 매우 좋은 효과를 준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교(Saint Louis University) 의학센터가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지난 2월 발표한 한 논문에서도 이같은 사실이 나타났다.

제대 군인 사회 적응에도 큰 도움

제대군인들은 사회에 적응하기 전에 50%이상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를 겪었으며 거의 5분의 1은 우울증 증상을 가졌다고 보고했다. 그리고 거의 절반은 정신건강에 대한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치열한 전쟁터에서 보낸 흔적은 제대병사들에게 깊이 남아있다.

제대미군들은 비영리기구인 미션 컨티뉴스(The Mission Continues)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6개월 동안 매주 20시간씩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연구팀이 2011~2014년 사이에 이 프로그램을 완수한 346명의 제대군인을 조사 연구해 보니, 건강이 좋아졌으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일상생활을 하기가 쉬워졌다고 보고했다.

잠재적인 PTSD 증상을 가진 사람이 50%에서 43%로, 우울증을 가진 제대군인은 23.5%에서 15%로 줄었다. 이들은 그 전 보다 고립되거나 외롭다는 것을 덜 느끼게 됐다.

이같은 연구는 국민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라도 자원봉사 활동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심재율 객원기자
kosinova@hanmail.net
저작권자 2017-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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