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의 신장 자치구 당국은 바인궈렁멍구 자치주의 모든 차량에 6월까지 중국이 독자 개발한 베이더우(北斗) 위치정보시스템(GPS)를 장착하도록 명령했다. 이번 명령은 시범 프로젝트로서, 베이더우 시스템의 의무 장착은 차후 신장 지역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가 절도를 방지하고 치안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진짜 목적은 따로 있다. 알려졌다시피 신장 지역은 이슬람 원주민과 한족 간의 민족 갈등으로 반정부 시위 및 테러가 빈발하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GPS 장치를 강제 부착함으로써 이슬람 극단주의자들과 분리주의자들이 어디를 가는지 추적해 테러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것이 중국의 진짜 속셈이다.
사실 위치정보시스템의 원조인 미국의 GPS도 군사적 목적에 의해 탄생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정밀유도폭탄 등의 무기를 정확한 지점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GPS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개발된 지 약 18년 후 민간용도의 GPS 사용이 허가됐다. 이후 GPS 정보는 전 세계에 무료로 개방되면서 내비게이션 및 휴대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중국이 베이더우의 독자 개발에 나선 것은 군사적인 독립 목적이 가장 크다. 미사일 등의 정밀 폭격을 위해서는 정확한 위치 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그런 정보를 다른 국가에 의존하기에는 위험 요소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중국이 2012년부터 서비스를 가동하기 시작한 베이더우는 2020년까지 총 35개의 인공위성을 연결해 위치 추적 및 기상관측, 자원 탐사 등을 할 수 있는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이다.
베이더우 시스템의 3가지 장점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에서 발간한 ‘과학기술정책(통권 223호)’의 해외 혁신동향 기사에 의하면, 베이더우 시스템의 장점은 다음의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베이더우는 우주 구간에서 3가지 종류의 궤도로 구성된 혼합형으로 기타 위성항법시스템과 비교해 고궤도 위성이 더욱 많고 차단방지 능력이 강하며, 특히 저위도 지역 성능이 두드러진다.
둘째, 여러 주파수와 신호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정밀도를 향상시켰다. 현재 베이더우 시스템의 정밀도는 10m 수준인데, 2014년 2월에 정밀도를 2.5m로 향상시킨 제4세대 베이더우 칩의 개발에 성공했다. 이 칩이 상용화될 경우 베이더우 시스템의 정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분석된다.
셋째, 베이더우는 위치항법시스템과 통신능력을 혁신적으로 융합하여 실시간 위치서비스, 빠른 방향, 정확한 시간, 단문서비스 등의 기능을 발휘한다는 장점을 지닌다. 날로 증가하는 사용자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베이더우 시스템은 위성, 원자시계, 신호 체제 방면의 기술 R&D를 강화하고 서비스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킬 계획이다.
베이더우 시스템은 군사적 목적뿐만 아니라 상업적인 활용도도 매우 크다. 현재 대부분의 자동차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은 GPS를 기반으로 운영되는데, 인공지능에 의한 자율주행차의 경우 정확한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다. 또한 상품 배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무인 드론도 정확한 위치정보의 파악이 우선이다.
베이더우 가동 이후 농업 수익 증가
이 같은 미래 기술뿐만 아니라 베이더우는 사물인터넷, 5G와 융합되면서 그 효과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베이더우 시각, 베이더우 농기계 사용 예약, 베이더우 채소 등 신산업이 만들어지고 공급측 구조개혁을 추진해 전통적 농업에서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될 수 있다. 실제로 베이더우 시스템 가동 이후 중국의 농업 수익이 늘어났으며 노동 강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발생했다.
베이더우는 중국의 국산 베이더우 칩, 모델, 안테나 등의 핵심기술도 발전시키고 있다. 중국은 현재 위성항법장치 칩 핵심기술의 독자적 지적재산권을 보유했으며, 베이더우 칩은 40나노미터라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다. 또한 중국은 실내 및 지하, 우주 등의 지역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성항법시스템의 서비스 블랙아웃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 종합 PNT(위치, 항법, 표준시각) 시스템의 핵심기술 연구를 시작했다.
이외에도 베이더우 시스템은 많은 산업 분야에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13차 5개년 규획(2016~2020년)’에 의하면, 베이더우 시스템을 이용한 산업규모는 2020년에 4000억 위안(한화 약 7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글로벌 위성항법시스템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외에도 EU(유럽연합), 일본, 인도 등이 추진하고 있다. EU가 유럽우주국(ESA)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갈릴레오 프로젝트는 2019년까지 30기의 인공위성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과 달리 민간 주도로 이뤄지는 갈릴레오는 2014년까지 24개의 위성 발사로 본격적인 서비스 가동에 들어갔다.
일본은 2010년에 ‘미치비키’ 위성을 쏘아올림으로써 일본판 GPS로 불리는 ‘준텐초(準天頂)’ 시스템을 독자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2014년부터 3대의 위성으로 일본 내 우선 서비스를 개시했으며, 향후 총 6~7기의 위성으로 독자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인도도 독자적인 인도지역위성항법시스템(IRNSS)의 구축을 위해 2013년에 첫 위성을 발사한 후 3년 만에 목표한 7기의 위성을 모두 지구 궤도에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2005년부터 EU의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일부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 이성규 객원기자
- yess01@hanmail.net
- 저작권자 2017-03-08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