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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3-03

뇌 정보 흐름은 어떻게 통제될까 중간뉴런이 뇌 속 정보흐름의 ‘스위칭보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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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동물의 대뇌 피질에 있는 전문화된 신경세포가 뇌의 정보 흐름 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미국 뉴욕대 랭고니 의료원과 신경과학 연구소 신경과학자들은 쥐 실험을 통해 성장호르몬 방출 억제인자로 알려진 소마토스타틴-발현(somatostatin-expressing, Sst) 중간뉴런(interneurons)이 쥐가  깨어서 주위를 경계할 때 대뇌 피질의 정보흐름 통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 과학저널 ‘사이언스’ 3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쥐 실험에서 쥐가 수염을 움직이지 않는 휴면상태에서 수염을 움직이는 활동상태로 옮겨갈 때 Sst 중간뉴런의 활성이 바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쥐의 대뇌 피질에 있는 다른 Sst 중간뉴런들(빨간 색). Credit : Courtesy of NYU Langone
쥐의 대뇌 피질에 있는  Sst 중간뉴런들(빨간 색). Credit : Courtesy of NYU Langone

Sst 중간뉴런이 ‘스위치보드’ 역할

구체적으로, 대뇌 피질은 다른 피질 층에 도달하는 다양한 Sst 중간뉴런 아형(亞型)들을 가지고 있으며, 쥐가 정보 감지를 위해 수염을 움직이는 동안 일부 아형은 활성화되고 다른 일부 아형은 비활성화된다는 것이다. Sst 중간뉴런은 이때 정보 흐름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거나 북돋움으로써 동물이 정보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움직이도록 돕는다고 연구팀은 보고 있다.

논문의 시니어 저자인 버나도 루디(Bernardo Rudy) 신경과학 및 생리학 교수는 “우리는 오랫 동안 대뇌 피질이 어떻게 뇌의 다른 기구나 다른 피질 영역에서 유입되는 별도의 정보라인들을 통합 처리할 수 있는지, 그리고 주어진 시점과 관련 있는 정보를 어떻게 분류하는지 궁금했다”며, “이제 Sst 중간뉴런이 정보회선 흐름을 제어하는 스위치 보드처럼 작동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대뇌 피질들은 감각을 감지하고 기억 형성과 학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디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대뇌 피질에 있는 Sst 중간뉴런이 ‘스위치보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쥐가 수염을 움직여 주위 환경을 감지하는 모습.  Credit : Courtesy of Jakob Voight at MIT
쥐가 수염을 움직여 주위 환경을 감지하는 모습. Credit : Courtesy of Jakob Voight at MIT

알츠하이머와 조현병 등의 약물 검색속도 높이는데 기여

공동연구자인 윌리엄 무뇨즈(William Muñoz) 박사과정생은, 쥐와 인간의 뇌는 공통점이 매우 많기 때문에 이번 발견은 사람의 뇌가 접촉과 냄새, 청각과 시각 및 맛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한층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알츠하이머병과 조현병, 자폐증을 비롯한 감각장애 치료 약물 검색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쥐가 뇌의 능동 및 수동상태 조합을 이용해 수염을 움직여서 주위 환경을 살피고 행동하는 것은 뇌의 정보처리 모드가 바뀌는 동안 신경세포가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연구할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한다.

쥐 주둥이 수염이 쥐에게 가장 중요한 감각기관이며, 야행성인 쥐는 어둠 속에서 수염 촉감으로 주변 상황을 감지하고 행동을 결정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성체 쥐의 뇌에 Sst가 발현된 모습.  Wikipedia / Allen Brain Atlasesⓒ ScienceTimes
성체 쥐의 뇌에 Sst가 발현된 모습. Wikipedia / Allen Brain Atlases

혁신적인 표지방법 개발이 연구에 도움

연구진에 따르면 동물이 행동하는 동안 다른 활동패턴을 보이는 Sst 중간뉴런 무리(family)를 발견한 것은 최근 빛 활성화 물질을 가진 개별 뉴런들에 화학적 표지를 하는 기술이 발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채널 로돕신 지원 패칭(channelrhodopsin-assisted patching)으로 불리는 이 표지 방법은 무뇨즈와 공동저자인 로빈 트렘블레이(Robin Tremblay) 박사가 개발했다.

이 기술은 쥐의 뇌에 삽입된 탐침과 함께 Sst 중간뉴런의 활동을 효과적으로 식별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다. Sst 중간뉴런은 수가 적은데다 다른 뉴런들과 섞여있어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연구팀은 이 혁신적인 방법을 사용해 뇌의 감각 정보 처리에서 뉴런들의 역할을 밝혀내기 위해 Sst 중간뉴런과 다른 뉴런들이 동물들의 더욱 복잡한 행동에서 나타내는 활동들을 분석할 계획이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3-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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