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온라인 쇼핑몰이 큰 호황을 누리며 택배 업계도 덩달아 호황기에 접어든 분위기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택배 물량 700억 건 가운데 300억 건이 중국에서 오고간 것으로 집계되며 중국은 명실상부한 '택배 대국'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수 백 건의 물량이 몰리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주인을 잃은 택배 상자가 도로에 나뒹구는 등 택배 분실 사건 사고 문제도 큰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이 같은 택배 분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무인 택배 보관함’이 베이징 소재 공동 주택 곳곳에 설치돼 이목이 집중됐다.
베이징 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위엔퉁(圓通), 션퉁(神通), 종퉁(中通), 순펑(順風) 등 12곳의 택배 회사는 각 지역 공동 주택지 입구마다 무인 택배 보관함을 설치, 주인이 없는 상황에서도 택배 보관함에 물건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 운영을 늘려나가고 있다.
각 택배 업체는 업체가 자체적으로 설치한 택배 함에 물건을 보관할 시, 물건 주인에게 보관함 번호와 보관함마다 설정된 일회성 비밀 번호, 택배 도착 시간 등이 게재된 문자를 전송하고 이를 확인한 고객은 무인 보관함에서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방식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이 같은 무인 택배 보관함은 그동안 택배 상자를 악용해 폭발물을 발송하거나 택배원의 무단 침입 사건 같은 각종 사건 사고를 방지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택배를 이용한 폭탄테러가 잇따라 발생한 바 있다. 지난해 광시좡족(廣西壯族) 자치구에서는 택배 상자에 폭발물을 실어 배달하는 일명 ‘택배 폭탄’이 연쇄적으로 발생, 이를 둘러싼 공포감이 확산됐다.
사건 당시 광시자치구 류저우(柳州)시 류청(柳城)현에서는 폭탄우편물이 총 18차례에 걸쳐 배달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사건으로 1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최근 중국 공안부, 국토자원부, 교통운수부 등 15개 관련 부처는 전국적으로 위험·폭발물, 우편·물류에 관한 안전관리 조치를 강화키로 하고, 택배 전송시 X-레이 검사 과정을 필수적으로 강제 시행해오고 있다.
이 같은 택배 오·배송 문제와 택배를 악용한 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로 무인 스마트 택배 보관함이 전국 각지에 설치되는 등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택배 발송 및 도착 여부에 대해서는 고객의 휴대폰에 다운로드 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냉장 보관해야하는 신선 제품의 경우 냉장 및 보온 등 온도 설정이 가능한 보관함에 보관하는 등 택배 업체는 무인 스마트 보관함의 종류를 크게 보완해 운영해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24시간 이내 물건을 수령하지 않는 물품에 대해서는 보관함 사용요금을 지불토록 하고 있다. 이 경우 택배 주인은 보관함 추가 요금 지불 시 업체 애플리케이션에 연결된 웨이신 즈푸, 즈푸바오, 큐큐(QQ) 즈푸 등을 이용해 온라인 계좌로 송부할 수 있도록 했다.
베이징 차오양취에 거주하는 직장인 슈에리안(女,29세)은 “혼자 사는 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각종 택배 배송 범죄 탓에 물건을 배송을 받을 때마다 매번 아파트 1층 경비실로 직접 내려가서 수령해 왔다”면서 “무인 스마트 택배 보관함이 설치된 이후 이 같은 범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게 된 점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하이뎬취에 거주하는 또 다른 직장인 쫑푸즈(31세)는 “물건의 품질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제품 수령 여부를 결정하는 ‘후불제’를 자주 이용해 왔다”면서 “이 경우 택배 배달원을 대면한 자리에서 제품의 수령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무인 스마트 보관함이 생긴 이후에는 이 같은 불편 없이 제품이 마음이 들지 않을 경우 해당 보관함에 넣어두고 반송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무인 스마트 택배 보관함은 현재 베이징, 상하이, 난징, 충칭 등 일부 대도시 공공 주택지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향후 중국 전역의 신규로 건설되는 공공 주택에도 추가로 설치될 예정이다.
- (중국=북경) 임지연 통신원
- 저작권자 2017-02-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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